출처 : 주간건강과질병, 2009-07-10 /제2권 28호, 질병관리본부
세계적인 온난화 현상 등 기후 변화와 국제적으로 빈번한 인구이동에 의해 신종전염병, 재출현성 전염병 및 해외유입 전염병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새로운 항생제 내성균, 생물테러 가능 고위험병원체, 그리고 생명공학 발달로 발생가능한 실험실 재조합 병원체 등에 의한 위협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 전염병의 확산방지와 예방을 위한 진단, 치료제 및 백신개발 연구의 중요성과 시급성이 대두되고 있고, 특히 관련 질병기전 및 특성연구에 있어 병원체 자원의 체계적인 확보는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병원체 자원이란 감염성 질환의 원인 생물체(세균, 진균, 바이러스 등 미생물)와 DNA, RNA, 그리고 복제 가능한 플라즈미드(plasmid), 클론(clone), cDNA 등의 미생물 파생자원과 함께 분자생물학적, 생리학적, 구조적 특징 등의 생물정보까지를 총칭한다[1]. 병원체 자원은 그 특수성을 감안하여 안전하게 보존, 관리하고, 국가적인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생물산업 육성에 귀중한 자원으로 활용되어 21세기 국가경쟁력 강화에 중추적 역할을 도모할 지적재산권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특성화하여 자국의 이익과 국민의 건강을 위해 자원화 하는 것이 국가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외 감염성 병원체의 취급이 증가함에도 연구현황이나 보존상태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물테러 가능 병원체 등 고위험병원체의 이동, 보존, 관리 등이 신고대상으로 되어 있고 해외 균주 수입의 규제로 병원체 자원을 연구에 활용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특히 탄저, 페스트 등 생물테러 감염증을 일으키는 고위험병원체의 신속 정확한 진단 및 탐지를 위한 특이항체, 감염병 지표물질의 개발 등 기반연구와 이들 병원체에 대한 치료제 개발 및 백신개발 연구가 불가능할 수 있어 관련 산업의 국가 경쟁력과 안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병원체 자원 주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국가 자산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현재 부처별, 기관별로 분산관리하고 있는 병원체 자원을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할 수 있는 종합적인 관리 대책 마련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은 병원체 자원의 중요성과 국내·외적 자원 제공 요구에 따라 질병관리본부에서는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을 운영하고 있으나 본 은행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본 고에서는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의 운영 현황을 소개함으로써 관련 연구자들에게 자원분양 등 연구서비스 제공 등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고자 한다.
우리나라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은 “유용한 병원체 자원을 수집·보존·발굴·개발함은 물론 자원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체계적인 자원은행의 운영시스템을 확립하여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내외 관련 연구자들에게 이를 공개, 분양하여 보건의료기술개발연구의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전염병의 효과적인 예방, 진단, 치료법의 조사 연구는 물론 전염병 관련 병원체의 최종 확인·진단기관인 질병관리본부에서 병원체의 수집, 보존, 분양 등 자원 활용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Figure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은 다양한 보건의료기관으로부터 병원체 자원을 수집하여 이를 공개, 제공함으로써 국내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고자 한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국가병원체자원은행 관련 업무를 1972년부터 수행해오고 있다. 물론 이 당시에는 본격적인 은행의 모습을 갖추고 있진 않았지만 병원성 미생물의 종균과 종독 취급 및 전염병 병원체에 관한 검사 기준과 관리 규정을 예규화하고, ATCC 균주 등을 수입하여 본 원과 국가기관에서 분양받아 활용하도록 하였다. 그 후 2004년 세계생물자원은행연맹(WFCC)에 가입하여 국가병원체자원은행(National Culture Collection for Pathogens ; NCCP)을 등록하였으며, 2008년부터는 본부 내에 인체자원은행사업이 시작되면서 인체자원은행 병원체중앙은행으로서의 업무도 병행하여 수행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생물자원에 대한 부처별 역할 분담과 통합관리를 목적으로 2007년 12월 과학기술장관회의에서 확정한 “국가생명자원관리 마스터플랜”에 따라 보건복지가족부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관한법률”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를 통해 인간의 권리와 존엄을 바탕으로 인체유래 생물자원(검체+정보)의 관리를 책임지게 되었다[2]. 인체유래 생물자원 중 특히 감염환자로부터 분리된 병원체 자원은 감염성질환 관련 병인 연구 및 치료제, 백신 등을 개발하기 위한 중요한 자원으로 국내 발생 전염병을 관리하고 확산 방지 및 예방 대책 업무를 수행하며 원인 병원체의 최종 확인 업무를 수행하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이들 관련 병원체를 수집하고 보존, 분양하도록 하였다. 이를 위하여 국가병원체자원은행에서는 ① 국가 병원체 자원 관리, 운영 및 활용방안 기획업무, ② 병원체 자원 표준화 및 기준 자원 등 개발 연구, ③ 병원체 자원 정보 네트워크 구축 및 운영 ④ 생물 테러 관련 고위험병원체를 분리, 보존 및 분양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가병원체자원은행에서 관리, 운영하고 있는 자원은 크게 국내 감염질환자의 임상검체로부터 분리한 병원체자원과 질병 진단 및 예방을 위한 지표물질로 나눌 수 있다.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센터와 면역병리센터 각 과에서는 확인·진단 및 감시망 사업 등 20-30 여년간의 연구 성과물로서 국내 임상분리 병원체 약 80,000여 주를 확보하고 있으며, 국가병원체자원은행에서는 그 중 표준화된 3,000여 균주를 확보하고 있다. Table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현재 자원의 대부분은 세균에 편중되어 있으나 추후 다양한 자원을 확보, 보존함으로써 진균, 바이러스주의 수집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고자 한다. 이들 수집자원은 국내 맞춤 진단법 및 예방법 개발을 위한 중요한 연구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병원체 지표물질이란 병원체 자원 중 질병과 연관된 진단 등을 위한 생체물질(Bio-molecules)과 이를 특이하게 감지할 수 있는 인식물질(Sensor molecules), 기타 진단 관련 제반 보조 물질을 포함하며, 그 예로 세균성 및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의 진단·탐지 및 병인 연구를 위해 개발·생산한 항체, 재조합 단백질, 세포주 그리고 단클론, 다클론 항체 등을 들 수 있다. 국가병원체자원은행에서는 바이오 보건의료 연구의 활성화를 위한 지식 기반의 연구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하여 2005년도부터 감염질환 병원체 지표물질의 생물정보를 수집하여 2006년 12월 이후 웹서비스(http://biomarker.cdc.go.kr)를 실시해 왔으며, 웹서비스 실시 후 월 평균 250여건의 접속이 이루어지고 있다. 2005-2006년도에 수집한 질환과 관련된 지표물질 정보의 내용 및 질환-병원체-지표물질간의 명명과 분류 체계에 대해서는 국립보건연구원 내 연구자와 외부 전문가들의 검증을 통해 정보의 신뢰성을 보완하였고, 2007년도에는 1개의 인수공통감염증 및 10개의 매개성 질환이 추가되어 714개의 지표물질 정보가 수집되어 있다(Table 2). 현재 본 은행에서는 지표물질 자원의 분양을 위하여 파생자원의 분양 업무를 신설하고 이들 자원을 연구자들에게 공개, 분양할 수 있도록 질병관리본부 미생물 표준주 등의 분양규정을 개정하였다(질병관리본부 병원체자원 관리규정 예규 128호).
인체로부터 분리되어 원내 또는 외부에서 기탁된 병원체 자원에 대해서는 최종 보존과 분양을 위하여 배양학적 성상 확인 시험, 생화학적 동정시험 및 항생제 내성시험, 그리고 sequencer를 이용한 16s rRNA와 특이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등의 확인 동정을 위한 기본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3]. 병원체에 따라 필요한 경우 GC-MIDI를 이용한 지방산 분석시험, 혈청형 시험, PCR을 이용한 특이유전자 증폭 확인 시험, 그리고 병원성 확인시험 등으로 순수한 병원체를 보존하기 위한 실험을 수행하고 있으며 병원체의 특성에 따른 정확하고 신속한 확인 동정법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4, 5, 6]. 최종 확인된 병원체는 세균의 경우 동결건조과정을 거쳐 앰플로 제작, 보존하고 있으며, 분양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분양심의에서 피분양기관의 실험 시설 및 분양 목적 등을 평가하여 분양 여부를 통보하고 분양 자원을 직접 수령함을 원칙으로 분양하고 있다. Table 3에서와 같이 국가병원체자원은행에서는 국립연구기관, 대학교 및 제약회사 등 총 197개 기관에 세균과 진균 등의 표준균주를 매년 400건 정도 분양하고 있다. 본 원에서는 1990년 이후 총 1,400여회에 걸쳐 6,700여 주의 자원을 분양하였고 동일 균주의 분양은 1주에 1본씩 연간 1회에 한하여 분양하고 있다. 각 병원체별 분양수수료는 Table 4와 같다.
실험 시설 기준 및 분양 절차가 엄격한 고위험병원체 및 일반 병원체의 경우에 피분양자의 요구에 따라 DNA 등 핵산을 분리하여 분양하고 있으며, 일부 바이러스주도 분양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주와 세포주의 경우 다양한 병원체를 분양하고 있지 못한 실정으로 앞으로 피분양자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다양한 병원체를 공개, 분양하고자 한다. 국가병원체자원은행에 등록된 모든 병원체와 지표물질에는 모두 NCCP 번호를 부여하고 있으며 병원체별로 그 특성을 정보화하여 분양, 기탁 등 자원 관련 정보 및 절차를 웹상에서 서비스하는 정보시스템 구축 개발 업무가 2, 3년 전부터 수행 중에 있으며 일부는 현재 서비스 중에 있다. 질병관리본부 국가병원체자원은행과 감염병·면역병리센터 표준실험실에서 보존·관리되는 자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2007-2008년에 KCDC 생물자원정보시스템(KOBRIN)을 구축하여 병원체의 검체정보, 분리정보, 특성정보 등 병원체 관련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또한 인체자원은행 중앙은행과 지역 거점은행에 있는 자원과 정보의 통합·연계를 목적으로 2008년 7월부터 한국인체자원관리시스템(Korea Biospecimen Network ; 이하 KBN)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BN은 개별 거점병원의 병원전산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환자의 임상·역학정보 및 병원체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KBN 포털 서비스를 통해 정보 공개·분양하는 인체 및 병원체자원 통합관리시스템이다. 현재 기존에 구축된 KOBRIN 시스템에 병원체자원 정보를 일원화 하고, 바코드 시스템을 이용한 자원출고관리, 실험설비 운영상태 정보, 실험분석기기 정보화 등의 기능들을 추가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09년 말 구축 완료 예정이다(Figure 2).
생체지표물질 데이터베이스(Biomarker database)의 정보는 감염질환>>병원체>>지표물질 페이지로 이동하면서 각 질환 관련 병원체 정보 및 지표물질 단백질과 핵산 서열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 기능 툴킷을 추가하여 sequence alignment, phylogenetic tree, 2nd/3rd structure prediction 기능들을 통한 자료 분석이 가능하게 구성되어 있다(Figure 3). 향후 생체지표물질 데이터베이스의 정보와 병원체자원통합시스템의 연계를 통해 자원의 기본정보를 확인하고 필요시 분양받을 수 있는 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은 2008년부터 경북대학교병원, 경상대학교병원 및 전북대학교병원 등 3개소에 병원체 자원 지역거점은행을 신설하고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거점은행은 각 지역 임상 검체에서 분리된 병원체의 자원화 및 정보화를 목적으로 각 단위 은행별 자원의 분양 및 기탁 업무를 수행한다. 대상 병원체는 각 지역의 임상 검체에서 분리된 특성화된 병원체 자원이며(Table 5), 추후 권역별, 병원체 특성별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국가병원체자원은행과 지역거점은행에서 수집하기 어려운 결핵, 의진균, 기생충 등 특정 병원체를 이미 수집, 관리하고 있는 병원체 자원은행을 선정하여 자원의 표준화와 연계체계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결핵은행은 2009년 초 선정되어 결핵연구원과 마산결핵병원에서 각각 결핵균주은행과 결핵검체은행 사업을 수행 중에 있으며 의진균은행은 7월 중에 선정될 예정이다.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은 국내 유일한 병원체자원은행으로 그 가치에 비하여 예산 지원 및 연구 투자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관련 연구자들에 대한 홍보도 중요하지만 은행은 유용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자원을 수집, 보존하고 분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병원체 자원의 다양화, 특성화 그리고 체계화를 위하여 각 단위은행별 자원화 목표 수량을 Table 6과 같이 설정하였다.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의 최종 자원 목표 수량은 세균 600여종 5,000주 그리고 바이러스 50여종 300주이다.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의 주요 추진 계획은 다음과 같다.
① 자원은행 운영의 법적 기반 마련 및 운영 관리 체계 확립 (2008-2010)
– 병원체자원은행의 운영 규정과 제반 사항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2009)
– 자원 관리 체계, 자원 Quality Control 및 자원은행 운영에 대한 국제공인 ISO 17025, 34 및 9001 획득 (2009-2010)
– 보건의료 관련 국책 연구 성과물에 대한 기탁 제도 마련 (2009-2010)
② 자원의 표준화 개발 및 활용시스템 확립 (2008-2012)
– 국립보건연구원 보유 병원체 자원의 체계적인 보존관리시스템 구축 (2009-10)
– 유용한 병원체자원의 발굴 및 국내 표준균주 개발 (2008-2012)
– 클론, 항원, 항체 핵산 등 병원체자원 생산 및 활용시스템 구축 (2010-12)
– 국가병원체자원 정보DB 구축 및 웹서비스를 통한 보건의료 연구자원의 선순환 활용 시스템 극대화 (2010-2012)
③ 자원의 보존, 관리 및 신소재 개발 시스템 확립 (2010-2012)
– 병원체자원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보존 관리법 개발
– 핵심 신소재 개발을 위한 자원의 구조 및 기능 유전체, 생물정보 분석 기능 강화
④ 병원체자원 중앙은행으로서의 역할 강화 (2008-2012)
– 국가병원체자원 중앙은행으로서 지방 국립대 거점 은행의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운영을 위한 표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자원정보네트워크 구축 (2008-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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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정보를 생산하고 탐색함으로써 더욱 가치있는 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병원체 자원에 대한 국가적인 투자가 더 확대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하루빨리 관련 연구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 분양이 가능해질 수 있도록 병원체방어연구과에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참고문헌
1. OECD Best Practice Guideline for BRCs. 2007. OECD 2. 국가 생명자원관리 마스터플랜. 2007. 교육과학기술부 3. CM O′Hara, FC Tenover, JM Miller. 1993. Parallel comparison of accuracy of API 20E, Vitek GNI, MicroScan Walk/Away Rapid ID, and Becton Dickinson Cobas Micro ID-E/NF for identification of members of the family Enterobacteriaceae and common gram- negative, non-glucose-fermenting bacilli. J. Clin. Microbiol. 31:3165-69 4. JM Janda, SL Abbott. 2007. 16S rRNA Gene Sequencing for Bacterial Identification in the Diagnostic Laboratory: Pluses, Perils, and Pitfalls J. Clin. Microbiol. 45:2761-64 5. YW Jang, NM Ellis, MK Hopkins, DH Smith, DE Dodge, DH Persing. 1998. Comparison of Phenotypic and Genotypic Techniques for Identification of Unusual Aerobic Pathogenic Gram-Negative Bacilli J. Clin. Microbiol. 36:3674-79 6.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2005. 감염병실험실진단-질환별시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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