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주간건강과질병, 2009-04-24 /제2권 17호, 질병관리본부
Ⅰ. 들어가는 말
말라리아는 열원충(Plasmodium) 속(屬) 원충이 적혈구와 간 세포내에 기생함으로써 발병되는 급성 열성 감염증이며,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주기적인 열 발작, 빈혈, 비종대 등의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말라리아는 4종으로 보고되어 왔으나, 최근 Plasmodium knowlesi 종이 추가되어 총 5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중 삼일열 원충(Plasmodium vivax)과 열대열 원충(Plasmodium falci-parum)이 전 세계 말라리아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인구의 약 40%에 달하는 24억 명 가량의 인구가 말라리아 유행지역에 살고 있으며, 매년 약 3-5억 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고 그중 100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는 이유로 말라리아는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 이하 WHO)가 선정한 6대 열대병 중에서 가장 중요한 질환으로 인정되고 있다[1]. 말라리아의 전파 경로는 얼룩날개모기 속의 암컷 모기가 인체를 흡혈하면서 원충, 즉 포자소체(sporozoite)를 주입함으로써 전파되며, 드물게 수혈, 주사기 공동 사용 등에 의해서도 전파된다. 우리나라의 삼일열 말라리아 매개모기는 총 8종으로 그중 Anopheles sinensis, An. lesteri, An. pullus, An. kleini 등 4종에서 감염 능력이 확인되었다. 과거 우리나라의 말라리아는 학질, 하루거리 등으로 불리는 토착질환의 하나였으나,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WHO의 지원과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퇴치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어 197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는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1993년 휴전선 인근 지역에서 근무하던 현역군인 1명을 시작으로 다시 발생하게 된 말라리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00년에는 4,142명의 환자가 보고되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2015년까지 우리나라에서 말라리아를 퇴치하고자 10만 명당 1명 이하의 말라리아 환자 발생이라는 목표를 다시 설정하고 말라리아 퇴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본 글에서는 우리나라 2008년 말라리아 발생 현황과 2009년의 말라리아 관리사업에 있어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Ⅱ. 몸 말
2000년 4,142명이 보고되었던 우리나라 말라리아 환자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감소 추세를 보이며 864명으로 저점에 다다른 후 2005-2007년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서는 양상을 나타내었으나[2], 지난해인 2008년에는 전년 대비 53%가 감소한 1,023명이 보고되어 환자 발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Figure 1). 특히, 민간인의 경우는 2008년에는 2007년에 비해 56%의 환자발생 감소를 나타내었다(Table 1).
2008년 보고된 민간인 환자를 성별로 구분하여 인구 10만 명 당 발생률을 비교해보면 남성 1.7명, 여성 0.6명으로 남성의 발생률이 여성에 비해 2.8배 높게 나타났다. 또한 연령별 발생을 성별로 나누어보면 남성에서 40대 > 30대 > 50대 > 20대 순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에서는 40대 > 50대 > 30대의 순으로 나타났다(Figure 2).
2008년 말라리아 환자의 발생시기는 6-9월 사이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 시기의 발생건수가 전체 발생의 76.7%를 차지하였다. 또한 민간인 환자는 8월, 전역자는 7월, 현역군인은 9월로 환자 발생의 유행정점이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Figure 3).
2008년 발생현황을 직업(신분)별로 구분해서 살펴보면, 민간인 말라리아 환자가 가장 많이 보고된 지역은 경기, 인천, 서울 순이었다. 이를 다시 지역별 인구 10만 명 당 말라리아 환자 발생률로 비교해보면 인천이 5.3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경기와 강원이 각각 2.5명, 서울 0.8명 순으로 나타났다. 전역자 중 발생한 말라리아 환자가 가장 많이 보고된 지역은 경기, 서울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감염된 지역과는 달리 전역자 대부분이 전역 후 복학 등을 이유로 대도시로 이동함으로써 실 거주지인 대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 환자 보고가 많이 이루어진 현상으로 이해된다. 반면 현역군인 중 말라리아 환자가 가장 많이 보고된 지역은 경기, 강원, 인천으로 휴전선 인접 지역에서 복무하는 군인들에서 대부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한의 말라리아 발생 상황과 밀접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특히 현역군인의 말라리아 감소를 위해서는 북한과의 지속적인 말라리아 방제 협력사업이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 말라리아 환자가 2008년 큰 폭으로 감소한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지난 수년간 국내 위험지역에 대한 집중관리를 통한 환자 발생 감소로 인해 위험지역의 감소(Figure 4) 특히, 진단소요일 단축을 위한 노력과 각 지역 현장에 적합한 매개모기 종합방제 실시, 그리고 주민과 민간 의료기관들에 대한 다양한 교육 홍보 실시,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지역에 대한 예방관리, 기후영향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매주 주간 점검회의를 통한 결과를 위험지역 시·도 및 시·군·구에 환류함으로써 취약점을 보완하고 구체적인 자료를 토대로 집중 방제 및 환자 관리를 강화하고 GIS를 이용한 환자 발생 현황을 분석하여 cluster 발생 및 재발·재감염의 상황을 파악하여 과학적인 환자 관리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매개모기 밀도 감시사업을 강화하여 기존 감시 지점을 확대하여 보다 구체적인 자료의 수집 등을 통해 매개체의 밀도 및 원충감염률 조사를 통한 방제사업을 실시하고 주의보 등의 발령으로 주민 개개인의 개인방어 등 홍보를 강화한 점은 환자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Figure 5). 이와 더불어 2001년부터 지속해 온 대북 말라리아 관리사업 지원, 특히 2007년 대북지원사업 일환으로 휴전선에 인접한 황해남·북도와 강원도 등 3개 지역 주민 50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예방화학요법으로 인해 휴전선 인접지역에서 전염원이 감소된 것이 2008년 환자 발생 감소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년에 북한지역, 특히 휴전선에 인접한 남한 지역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2008년 환자 감소에 따른 안이한 대처보다는 과학적인 기반위에 더욱 정교한 퇴치사업 수행이 요구되고 있다.
북한의 말라리아 발생은 국내 말라리아의 재출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정부는 2001년부터 WHO를 통해 대북 말라리아 방역사업을 지원해오고 있다. 그 결과 북한에서는 2001년 30만 명에 달하는 환자발생을 보고한 이후 매년 큰 폭으로 환자 발생 보고가 감소하고 있으며 2007년에는 2001년 대비 97.5% 이하로 감소된 7,436명의 민간인 환자 발생을 보고하였다. 이처럼 2005년 이후 북한에서는 전체적인 환자 발생 감소를 보고하고 있으나, 개성과 황해남·북도 등 휴전선 인접지역의 환자 발생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음을 보고하였다. 특히 2008년에는 북한의 말라리아 환자가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크게 증가되었음을 보고하였다(Table 3).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이와 같은 북한의 말라리아 발생 현황을 감안하여 2015 말라리아 퇴치사업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2009년도의 말라리아 퇴치사업 목표는 전년대비 말라리아 환자발생 20% 감소로 정하고 지금까지 추진하여 왔던 말라리아 퇴치사업을 더욱 강화시키고 주민 의식을 높여 체계적인 환자 관리 및 예방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3]. 이와 관련하여 2009년의 중점 추진 전략으로 말라리아 예방 관리를 위한 인프라 강화, 고위험지역에 대한 집중 관리 및 효율 극대화, 철저한 환자 발견 및 치료 사업을 통한 전파 연결 고리 차단, 민·관·군과의 파트너쉽 구축을 통한 관리 성과 제고, 그리고 군 부대와의 협력을 통한 현역 및 전역자 관리 강화, 진단키트, 교육 및 홍보자료 등의 지원 강화 등의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겠다.
Ⅲ. 맺는 말
2015 말라리아 퇴치계획이 성공적으로 달성되려면 국민 개개인(특히 위험지역 주민, 여행자), 의료기관, 보건기관, 군부대, 학계 및 중앙과 지방간의 조화로운 협력이 요구된다. 지금까지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보건기관이 해야 할 일을 중심으로 기술하였으나 국민 개개인마다 말라리아 예방에 대한 인식과 실천 또한 중요하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기 위한 개인방어 방법의 적극적 실천을 비롯해 방충망 정비 등 주거 환경개선, 위험지역 거주 및 여행 후에 발열을 동반한 감기증상이 발생 시에는 신속하게 말라리아 검진을 받아 타인에게 2차 전파를 방지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3].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보건 의식 제고를 비롯해 보다 구체적인 시행 방안으로 진단소요일 단축을 포함한 진단체계 개선, 환자 조기 발견 및 관리 사업 강화, 환자 발생지 지도(spot map) 작성 및 환류, 매개모기 감시사업의 질적 향상, 효과적인 방역소독 실시, 보건소 및 병의원 검사 교육 및 정도관리 지속 추진, 교육 및 홍보 강화, 민·관·군 협력 강화, 외부 유입 최소화 및 역학조사를 강화하여 추진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환자 발생지 지도(spot map) 작성 및 환류를 통해 조기 주의보 및 경보체계(early warning system)를 더욱 강화토록 할 것이다.
Ⅳ. 참고문헌
1. WHO. Vector control for malaria and other mosquito-borne diseases. 1995 2. 질병관리본부. 2009년 말라리아 관리지침. 2009 3. WHO. Malaria vector control and personal protection.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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