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D는 20세기 초, 독일의 크로이츠와 야콥이 서로 독립적으로 빠르게 진행하는 치매와 근간대성 경련(myoclonus)을 보이는 환자를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다른 종류의 신경퇴행성질환과 마찬가지로 CJD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가설만 분분한 채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Prusiner 등의 연구에 의하여 프리온(prion) 단백의 변성이 CJD의 발병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프리온은 신경세포의 세포막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단백이다. 정상 프리온의 역할은 아직 완전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신경세포의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폐물 및 아밀로이드(amyloid)를 세포외로 폐기하는 작용과 특정 신경전달물질의 신호 전달 과정에 관여하는 기능 등이 알려져 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프리온에 변성이 일어나면 신경세포가 사멸하게 되고, 신경세포의 사멸이 누적되어 급속히 진행하는 치매, 근간대성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 CJD의 발병 가설이다. 가족성 프리온병에서 보이는 프리온 유전자의 돌연변이 이외에 프리온 단백의 변성을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알려진 바 없다. 프리온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의 특정 다형성(polymorphism)이 프리온 단백질의 변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sCJD의 발병 빈도가 극히 낮기 때문에 프리온 유전자의 다형성만으로 CJD의 발병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sCJD에 비하여 vCJD는 그 발병 과정이 어느 정도 밝혀지고 있다. 우해면상뇌증에 감염된 소의 신경조직을 사람이 섭취하였을 때, 변성 프리온의 일부가 회장 말단부의 파이어반(Peyer’s patch)을 통하여 인체의 림프 조직으로 흡수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변성 프리온은 백혈구에 포식되어 혈액 내에 존재하게 되고, 일부 백혈구가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넘어 뇌 실질 내부로 유입될 때 변성 프리온이 뇌신경 조직으로 침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vCJD 환자의 혈액을 수혈 받은 사람 가운데 일부에서 vCJD에 감염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나 sCJD 환자의 혈액을 수혈받아 CJD에 감염된 환자는 아직까지 보고된 바 없다.
sCJD의 임상 증상은 크게 ① 급속도로 진행하는 치매 (대개 1-6개월 내에 치매 증상이 현저하게 나타난다) ② 근간대성 경련 ③ 시각 및 소뇌 장애 증상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대개 발병 초기에는 어지럼증, 보행장애 혹은 시각 이상(흔히 사물이 일그러져 보이거나 분명하지 않게 보인다는 증상을 호소한다)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발병 1-2개월이 지나면 치매 증상이 나타나며, 약 2-6개월 정도 이내에 근간대성 경련이 동반된다. 일반적으로 근간대성 경련이 나타날 즈음에는 환자가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우며 보행 및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워진다. 특별한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 발병 1-2년 이내에 사망하게 된다. 이러한 sCJD의 임상 증상은 sCJD를 알츠하이머성 치매(dementia of Alzheimer’s type), 루이체 치매(Dementia with Lewy body), 전두측두 치매(Frontotemporal dementia) 등의 신경퇴행성질환과 구분하는 중요한 소견이다.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의 경우 증상의 발생 시점을 환자 및 보호자가 명확히 기억하지 못하며, 증상의 첫 발생 이후 현저한 치매가 나타날 때까지 1-5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산발성 CJD의 경우 첫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을 찾을 때까지 1-2개월 이내인 경우가 많아 보호자가 증상의 발생 시점을 비교적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 편이다. 또한 다른 종류의 신경퇴행성질환은 근간대성 경련이 동반되는 경우가 드물고,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수 년 이상 경과한 이후에 관찰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산발성 CJD의 경우, 근간대성 경련은 증상 발생 2-6개월 정도 경과한 비교적 이른 시기에 나타날 수 있다.
한편 sCJD의 임상적 진단은, 특징적인 임상 양상을 확인하고, 뇌파(electroencephalogram ; EEG) 및 뇌 자기공명영상촬영(brain MRI)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 CSF)에서 14-3-3 단백질1)을 검출하는 검사는 민감도(sensitivity)는 높으나 특이도(specificity)가 높지 않아 임상진단에 이용할 경우 위양성의 가능성을 배제하여야 한다. 뇌파 검사에서는 특징적인 1-Hz의 예서파 복합체(spike-wave complex)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 발현 후 이른 시기에 시행한 뇌파 검사에서는 예서파 복합체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에는 뇌파 검사를 반복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 뇌 MRI에서는 확산강조영상(diffusion-weighted image; 이하 DWI) 및 FLAIR image라는 특정 촬영 방법(sequence)에서 CJD에 특징적인 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Figure 1a·1b). 주로 뇌피질부를 따라서 선상으로 고신호강도(linear high signal intensity)가 발견되거나, 미상핵(caudate nucleus) 및 기저핵(basal ganglia) 영역의 고신호강도를 통하여 진단할 수 있다. CJD의 최종적인 확인은 병리 조직 검사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러나 병리 조직 검사는 환자 사후 부검을 통하거나, 생존 중에는 뇌조직 생검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시행하기 어려운 편이다. 뇌조직 생검은 두개골에 지름 약 2cm 정도의 작은 구멍을 뚫고 지름 약 5mm, 길이 약 2cm 정도의 작은 뇌피질 조직을 채취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종종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뇌조직 생검은 CJD의 진단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다른 치료 가능한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한 경우에 이루어진다.
CJD 표본감시체계를 통하여 연간 약 15-20건 내외의 환자가 신고되어왔으며, 2008년 5월부터 신고되는 모든 CJD 환자에 대하여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팀의 역학조사관(신경과전문의)이 직접 현장에 파견되어 사례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때 환자의 임상 양상과 검사 결과 그리고 뇌 영상검사 결과를 모두 조사하여 기록하고 있다. 또한 2008년 6월부터 CJD의 임상 진단 및 치료에 경험이 많은 주요 대학병원의 신경과·병리과·방사선과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CJD/ vCJD 감시평가위원회를 조직하였다. 이 위원회에서는 신고되는 모든 CJD 환자에 대하여 진단의 적절성 및 아형 분류 그리고 CJD 혹은 vCJD 여부를 평가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유전성 CJD는 2004년과 2005년에 각 1건씩 보고되었다. 2008년에는 한 해 동안 총 31건의 산발성 CJD 환자가 신고되었다. 그 중, CJD/vCJD 감시평가위원회의 회의를 거쳐 산발성 CJD로 인정된 것은 28건이었고, 3건은 CJD가 아닌 것으로 최종 확정되었다(Table 1).
2008년에 sCJD 신고 건수가 증가한 것은, 일단 감시체계 가동 후 시간이 경과되면서 어느 정도 정착된 측면도 있을 것이며 또한 중요한 요인으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거치면서 CJD라는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전반적으로 향상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앞서 서술한 바와 마찬가지로 sCJD는 발생률이 100만명 당 1건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한 질환이기 때문에 퇴행성 뇌질환을 전공한 신경과 의사가 아닌 경우 질병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려운 편이다. 이 때문에 그 동안 sCJD가 노인성 치매 등으로 잘못 진단된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에서도 sCJD는 100만명 당 1명 내외(0.5-2)의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영국에서는 vCJD에 의한 사회적 충격 때문에 비교적 sCJD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있는 편이다. Figure 2에서 볼 수 있듯이 영국에서도 BSE에 감염된 소가 식품으로 사용된 사건이 알려진 후 CJD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하여 CJD에 의한 사망을 의심하는 신고가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2008년에 sCJD로 신고되었으나 CJD/vCJD 감시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 CJD가 아닌 것으로 평가된 3건의 환자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 환자는 원인 미상의 뇌수막염으로 최종 진단되었다. 두 번째 환자는 약 1년에 걸친 임상적 악화를 주소로 내원하였고 뇌자기공명영상촬영 상에서 뇌백질의 광범위한 변성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되었기에 sCJD가 의심된다는 담당 의사의 신고가 있었다. 그러나 의무기록 검토 결과, 치매 증상의 발현 여부가 불확실하여 CJD가 아닌 것으로 최종 진단되었다. 마지막 환자는 뇌 자기공명영상촬영 상에서 CJD에 특이적인 소견이 확산강조영상(diffusion-weighted image)에서 발견되었으나 그 외의 임상적인 증상이 CJD에 잘 부합하지 않으며 증상의 진행 여부도 불명확하여 CJD가 아닌 것으로 최종 진단되었다. 위의 세 환자 중 두 명의 경우 14-3-3 단백질이 양성으로 최초 보고되어, 담당 의사가 sCJD의 가능성을 보다 강하게 고려하게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외국의 사례를 보아도, sCJD로 오진되기 쉬운 질환들로 알츠하이머성 치매, 혈관성 치매 및 루이소체 치매 등의 퇴행성 뇌질환, 그리고 뇌염, 부종양성 질환, 베르니케 뇌병증, 신경매독 및 림프종 등이 보고된 바 있다.
영국과 독일 등 CJD에 대한 관리 시스템이 발달된 선진국에서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CJD로 추정되는 환자를 임상 의사가 중앙화된 관리 센터(독일과 미국 모두 민간 주도로 운영되며 국가에서 재정적 보조를 하고 있음)로 신고 후, 조사관이 진단 의사 및 환자를 방문하여 환자의 정보를 수집하고 진단의 적절성 여부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세부적인 운영에 있어서는 국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영국에서는 비교적 진단 초기부터 임상 의사가 CJD 감시 센터(National CJD Surveillance Unit ; 이하 NCJDSU,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 소재)와 긴밀한 협조를 하며 환자의 진단 및 이후 치료를 진행하는 편이다. Figure 3는 2000년 이후 영국의 NCJDSU로 신고된 CJD 추정 환자들의 최종 진단을 보여주고 있다. NCJDSU의 지속적인 감시 활동으로 인하여, CJD 의사환자로 신고되는 사례가 최종적으로 CJD로 진단되는 비율이 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이에 비하여 독일에서는 전파성 해면양 뇌병증 의뢰센터(National TSE Reference Center ; 괴팅겐 소재)에서 14-3-3 단백질 검사를 무료로 시행해 주면서, 독일 전국에서 CJD로 추정되어 14-3-3 단백질1) 검사를 의뢰하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일단 전화 조사 및 담당 의사와의 인터뷰를 시행한다. 이후 CJD로 추정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역시 조사관이 현장으로 나가 보다 자세한 병력, 임상 검사 정보 등을 수집하여 진단의 적절성을 평가하고 있다.
2008년 12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확인된 vCJD 사례는 모두 207건이다. 이 중 대다수는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등 1980년 -1996년의 기간 동안 영국에서 사육된 소 및 생산된 소고기가 광범위하게 소비되었던 지역에서 발생하였다. 현재까지 영국에서 vCJD 환자가 증상을 일으키기 이전에 헌혈하였던 혈액을 수혈받고 감염된 환자는 총 4명이며, 그 중 1명은 vCJD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사망하였기에 공식적인 통계에서는 생략되어 있다(Table 2).
Figure 4는 영국 및 EU 지역에서 확인된 BSE 사례 및 vCJD 사례를 도식화한 것이다. 영국에서 동물성 단백질의 사료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한 이래, BSE 사례는 뚜렷이 감소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후 약 10년의 경과 기간이 지난 후 영국의 vCJD 환자 숫자도 감소 추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러한 관계는 영국 이외의 EU 국가에서도 비슷하게 관찰되고 있다.
아직 CJD에 효과적인 치료 약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최근 미국의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Hospital에서 quinacrine을 CJD 환자에 투여하는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며, 현재 2상 임상 시험 중이다.
1) 14-3-3 단백질: 주로 세포내 효소 활동의 조절에 관여하는, 30kDa 크기의 단백질이다. 신경세포, 상피세포, T 세포 등 인체 내 다양한
세포에서 발견된다. 뇌척수액 내 14-3-3 단백질 농도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파킨슨병, 뇌염 및 뇌졸중을 포함하여 다양한 신경계 질환에서
증가할 수 있다. 14-3-3 단백질은 CJD 진단을 위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결과 해석에 있어 위양성(false-positive) 사례를
조심해야 한다. 특히 14-3-3 단백질 검사가 weakly-positive로 보고되는 경우 단백질 검사를 시행한 실험실과 협의를 하거나 뇌척수액
검사를 다시 시행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