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뇌막염 치료제 불법 임상 의혹 기사 원문 보기= http://www.pharmstoday.com/ | |
고재구 기자 news@pharmstoday.com | |
|
화이자 8조원 손배소송 직면
신약 임상실험서 아프리카 어린이 11명 숨져 |
구정은기자 koje@munhwa.com |
신약을 임상실험하는 과정에서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세계 최대 제약회사 화이자가 85억달러(약 8조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에 직면했다. 로이터통신은 나이지리아가 화이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85억달러에 이르는 거액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고 30일 보도했다. 발단은 1996년 화이자가 나이지리아 소도시 카노에서 벌인 뇌수막염 치료제 ‘트로반(Trovan)’의 임상실험. 화이자는 이곳에서 어린이 2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하면서 대상자 절반에게는 트로반을, 나머지 절반에게는 효과가 검증된 기존 치료제를 투여했다. 실험 뒤 어린이들 중 11명이 숨졌고 수십명이 후유증을 앓았다. 카노 주(州) 정부와 나이지리아 연방정부는 화이자가 실험 대상자의 동의와 사전 정보제공 등 실험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며 화이자 본사가 있는 미국 법원에 민·형사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법원은 2005년 이 사건을 나이지리아 법원으로 넘겼다. 소송은 오는 3일 재개될 예정이다. 화이자측은 “모든 절차를 적법하게 진행했으며, 아이들이 숨진 것은 뇌수막염 때문”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트로반 실험에서 두 딸을 잃은 마이세킬리라는 남성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딸들은 병원에 갈 때만 해도 걷고 말할 수 있었는데 트로반을 먹더니 몇주 뒤 숨졌다”고 주장했다. 트로반은 2005년 미국에서 성인용 수막염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으나, 일부 환자에게 심각한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뒤에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제약회사들이 인도나 나이지리아 등 제3세계 국가의 빈곤층을 대상으로 벌이는 임상실험 전반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제약회사들은 비용이 적게 들고 감시가 상대적으로 미약한 빈국들에서 대규모 임상실험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소송을 피하기 위해 실험대행사들을 동원하곤 한다. 환자들의 절박함을 악용해 플라시보(위약) 투약 실험을 하거나 푼돈을 주고 빈민가 어린이들을 실험에 동원하는 일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제약회사들은 “의학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라며 맞서고 있다. 구정은기자 koje@munhwa.com |
기사 게재 일자 2007-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