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가입자포럼] 의사협회와 야합한 복지부는 수가협상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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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의정 야합 규탄 및 수가계약 대한 건강보험가입자포럼 입장
- 의사협회와 야합한 복지부는 수가협상 자격 없다 -
지난 17일 정부와 의사협회의 2차 의정 협의결과가 발표됐다. 의사협회가 정부의 원격의료추진을 위한 입법화와 의료기관의 영리자법인 허용에 따른 문제점 개선을 전제로 사실상 영리화정책에 동의했다. 대신 정부는 의료계 달래기용으로 국민의 보험료 부담은 고려하지 않고 수가와 건강보험료를 결정하는 정책결정위원회 구성에 의료계를 보다 확대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건강보험가입자포럼은 국민을 배제한 정부와 의사협회의 합의는 야합이며, 정부의 월권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오늘부터 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2015년도 수가계약을 공식적으로 추진한다. 그러나 그동안 건강보험공단은 공급자들과 수가계약을 체결하는데 있어 수가인상의 근거와 조정기준을 사전에 공개한 바가 없다. 수가계약의 최종 승인 권한이 있는 재정운영위원회 조차도 수가계약 결과에 대한 합리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고 이런 가운데 작년과 올해 수가인상률은 2008년 유형별 환산지수 도입 이래 역대 최고치(2.36%)를 기록했다. 더욱이 의사협회의 의사파업이라는 정치적 공세에 끌려 야합을 주도한 정부가 참여하는 수가계약이 공정하게 이루어질리 만무하다. 이에 건강보험가입자포럼(이하 가입자포럼)은 2015년도 수가계약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표명한다.
첫째, 재정운영위회 산하 소위원회 구성 시 보건복지부는 배제되어야 한다.
수가계약은 공단의 재정운영위원회가 소위원회에 권한을 위임하고 실제 협상은 소위원회가 담당한다. 지금까지 소위원회 구성에 있어 보건복지부는 공익대표(3인)의 자격으로 참여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의사협회와 야합을 통해 공급자 편향의 수가결정구조 개편에 합의한 복지부는 더 이상 ‘공익’을 대변할 수 있는 주체가 아니다. 의정합의 내용 중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편 및 수가조정위원회 구성은 공급자가 공단과 수가계약 결렬시 그들의 이권 중심으로 의사결정구조를 유도하겠다는 것으로 본질적으로 공단의 수가계약의 절차와 협상력을 무력화 하겠다는 의도다. 따라서 가입자포럼은 건강보험가입자의 권한 축소를 획책한 책임은 복지부에 있으며 의정합의를 폐기하지 않는 한 복지부의 소위원회 참여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둘째, 건강보험공단은 수가조정의 기준과 타당성을 재정운영위원회에 제시해야 한다.
재정운영위원회 전체회의는 소위원회에 수가계약 권한을 위임한다. 수가계약을 위임하기 전에 공단은 수가조정의 범위와 기준을 사전에 보고하여 검증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동안 의료기관 유형별 환산지수의 순위나 격차와 관련해 타당성에 대한 근거를 재정운영위원회 차원에서 검증하지 못한 것은 절차상 분명한 하자다. 작년 수가협상(2014년 환산지수 결정)에서 최대 수혜자는 의원이다. 의원의 수가 증가율은 3.0%로 의료기관 전체 평균 인상률인 2.36% 보다 상회했으나, 이에 대한 타당한 이유와 기준을 공단은 제시하지 않았다. 수가계약 결과의 최종 승인은 재정운영위원회 권한임을 망각해서는 안 되며 수가조정률에 타당한 근거를 확인하고 검증하는 절차를 구조화해야 한다.
셋째, 실효성 있는 부대조건을 제시하고 부대조건 불이행에 따른 수가조정이 단행되어야 한다.
수가계약에 있어 부대조건은 수가를 인상하는 요인이나 부대조건으로 인한 수가인상률의 적절성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아울러 부대조건 불이행에 따른 패널티 적용도 강제되지 못했다. 작년 수가계약(2014년 환산지수 결정)은 매년 협상과정에서 제시되었던 부대조건 마저도 생략하여 공급자들이 수가인상분을 손쉽게 챙겼다. 이와 같이 일관성과 실효성 없는 부대 조건 남발은 재정낭비를 유발하는 요인임을 명심해야 한다. 공단이 제시한 부대조건 중 2010년 약제비 절감 부대조건을 병원, 의원 환산지수 인상률과 연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재정지출 관리 목적의 부대조건 제시는 거의 없었다. 2008년 유형별 수가 협상 이후 체결된 형식적 부대조건은 면밀한 평가 후 미실행분에 대해 패널티가 작동되어야 한다.
넷째, 재정운영위원회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역할은 재정립 되어야 한다.
먼저, 공단의 재정운영위원회는 ‘건강보험가입자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가입자의 대표성을 강화하도록 역할을 재정비해야 한다. 건강보험료 결정권한도 건강보험통합 당시와 같이 가입자위원회에 환원 시켜야 한다. 재정운영위원회가 보험재정의 수입에 맞춰 지출을 할 수 있도록 재정운영 및 관리방식이 개선되어야 한다. 행위별 수가제에서 이해당사자가 스스로 수가를 결정하는 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의료계는 독일의 사례를 들고 있지만 독일은 총액관리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와 단순 비교할 수 있다. 따라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의협, 병협 등 이해 당사자인 이익단체가 참여할 이유가 없으며, 의료행위, 약제, 치료재료 관련 위원회에도 이해당사자 및 이익단체는 배제되어야 한다. 보험료를 부담하는 국민과 전문가로 해당위원회를 구성해야 공익이 담보되며, 이해당사자간 이해상충을 방지할 수 있다.
보험료는 해마다 인상되고 있지만 건강보험 보장성은 계속 하락되고 있다. 그 만큼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은 높아지고 더 이상 호전되지 않은 경제상황으로 삶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때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건강보험을 ‘제대로’ 운영하여 보장성을 제고 시키고 효율적이며 합리적인 지출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2015년 수가협상은 건강보험이 공공의 원리에 입각하여 재정이 배분된다는 분명한 원칙하에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그 동안 유명무실했던 부대조건에 상응하는 인상분에 대하여 삭감을 단행하여야 하며, 수가협상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할 가능성이 농후한 복지부의 개입 또한 배제되어야 한다. 올해도 또 근거 없는 불필요한 수가인상이 결정될 경우 건강보험가입자와 국민들은 이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다.끝
2014.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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