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는 국민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핵발전소와 밀양 송전탑 건설 강행을 중단하라!
정부가 오늘(11일) 새벽 끝내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의 농성장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강행했다. 대부분이 70대 이상인 노인들을 끌어내기 위해 경찰 20개 중대 2000여명과 공무원 200명이 동원되었다. 이들은 10년째 싸우며 지켜온 삶의 터전을 위하여 분신하기 위한 휘발유 등을 옆에 두고 목에 쇠사슬을 걸어 알몸으로 저항하는 노인들을 폭력적으로 끌어냈고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였다. 막무가내식 강제 집행 과정에서 주민 6명과 수녀 5명 등이 실신과 골절 등으로 병원에 후송되는 등 부상자가 속출하였고 저항하는 주민들은 무차별 연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인권 침해가 자행되었다.
정부와 한전은 그간 송전탑 건설을 강행하며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수없이 많은 모욕과 폭력을 저질러왔으며 이 때문에 주민들은 경찰서와 병원을 오가는 고통과 절망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 가운데 이미 두 분의 주민이 분신과 음독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여기에도 눈 하나 깜짝 않고 계속해서 보상금으로 주민들을 이간질 시켜 마을의 분열과 반목을 조장하며 이를 강행해 왔다.
주민들이 원한 것은 보상이 아니다. 단지 살아온 터전을 지키고 흙을 일구며 남은 생을 평화롭게 지내고 싶다는 바람 그것 뿐이었다. 밀양에 건설 중인 고압 송전탑은 세계 최대 규모인 765kv이다. 고압 송전로에서 발생하는 극저주파 전자기장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도 이를 발암물질(IIb)로 지정한 바 있다. 이뿐 만 아니라 유럽연합의 새로운 건강위험에 대한 과학위원회에서는 고압송전선로에 의한 전자기파가 어린이 백혈병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또한 최근 극저주파 영역 전자기파가 알츠하이머(치매) 병을 발생시킬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다른 질병 또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지 관련이 없는 것이 증명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미 거의 확인된 건강위협만을 보아도 고압송전탑을 건설하는 것은 주민들의 건강에 대한 위협이며 사전예방의 원칙에 위배되는 건강과 안전에 대한 침해행위다.
특히 우리는 현지 주민들의 현재 정신 및 신체 건강에 대한 매우 심각한 우려를 밝힌다. 작년 7월 우리 단체와 인권운동사랑방 등 9개 시민단체로 이뤄진 ‘밀양 송전탑 인권침해조사단’은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으로 현지 주민 10명 중 7명이 고위험 PTSD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결과는 9.11 사태 당시 미국 시민보다 4.1배, 레바논 내전을 겪은 시민보다 2.4배 높은 것으로 밀양주민들이 사고·전쟁·해고 등과 같은 심리적 외상과 충격을 겪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작년 7월에 이미 주민 10명 중 4명꼴로 고위험 수준의 우울과 불안, 공포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되었던 것이다.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지금 정부의 송전탑 건설 강행은 어떠한 불행을 낳을지 모른다.
더욱이 밀양의 고압송전선탑을 지금 지을 현실적이고 급박한 이유도 없다. 밀양 송전탑 건설의 이유인 신고리 3호기 건설은 현재 품질서류 위조와 성능시험 불합격으로 인하여 준공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같은 폭력 집행으로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며 서둘러 공사를 강행할 명분이 전혀 없었다.
또한 무엇보다도 핵발전소 신설을 위한 송전탑 강행은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사고는 안전한 핵 이용이란 없으며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핵 에너지를 줄이고 없애자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도 국민들은 핵발전에 반대하는 후보들을 대거 당선시켜 그 뜻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노후한 원전을 계속 운영하고 새 발전소를 건설하려 하고 있으며 이번 행정대집행을 강행하며 관련 기업들의 이윤을 위하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철저히 외면하는 모습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
지금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와 이후 6.4 지방선거로 잠시 유보한 것들을 한꺼번에 강행하고 있다. 안전과 구조 작업조차 규제완화․민영화하여 대형 참사를 일으킨 정부가 이제 국민 여론을 의식한 눈치보기를 끝내고 제 2의 참사를 일으킬 정책들에 다시금 착수한 것이다. 밀양에서 ‘살고 싶다’고 외치던 주민들을 폭력으로 짓밟는 한편 의료민영화를 진행하여 모든 국민들의 건강조차 철저히 망가뜨리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전과 건강에 대한 규제 완화는 소리 없는 수많은 죽음을 불러올 또다른 대형 참사나 다름없다.
박근혜 정부는 도대체 어디까지 국민들의 생명을 짓밟을 것인가? “우리도 이 나라의 국민입니다! 우리에게 제발 사람대접을 해 주십시오!” 이번 행정대집행이 있기 하루 전에 바로 이같이 외쳤던 밀양의 주민들은 오늘 정부와 공권력의 철저한 폭력 속에 짓밟혔다.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에 관심 없는 정부는 정부자격이 없다. 우리 보건의료인들도 박근혜 정부의 밀양송전탑 건설 강행과 핵발전소 강행에 맞서 밀양주민들과 건강을 안전을 바라는 모든 이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14.6.11
건강권실현을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