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교육부는 서울대병원 영리자회사 헬스커넥트 설립 과정에 대한 특별감사 시행하고, 서울대병원은 헬스커넥트에서 즉시 철수해야 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6월 27일 유은혜 의원이 질의한 내용에 대한 답신에서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병원이 자회사 등을 설립하거나 투자를 통해 수익사업을 하는 것은 현행법의 입법목적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그간 서울대병원이 SK와 합작하여 설립, 운영한 헬스커넥트 주식회사는 위법이다. 그러므로 서울대병원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교육부는 당장 서울대병원이 지분매각 등을 통해 헬스커넥트에서 탈퇴하도록 명령해야 한다. 위법적인 헬스커넥트 설립이 결정되기까지 전과정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통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외에도 외부자본을 유치하여 수익사업을 수행하는 국립대병원이 없는지 철저한 조사를 시행하고 그에 따른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
서울대병원은 2011년 헬스커넥트 설립 당시 법률 검토 과정에서 특수법인으로서 자회사 설립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들었고 정부의 승인을 받았기에,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국회입법조사처 회신에서도 확인된 바, 다수 법률가의 의견은 이와 다르다. 다수 법률가들은 서울대병원이 특수법인이지만 의료기관 운영과 관련된 사항은 의료법을 따라야 하며, 높은 공공성을 가진 특수법인이기에 외부 자본을 유치하여 영리활동을 수행하는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서울대학교병원 설치법의 입법 목적에 어긋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서울대병원이 헬스커넥트 설립 당시 수행한 법률 자문은 편파적인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 당시 서울대병원 이사회의 위법한 결정을 승인한 교육부는 서울대병원에 대한 올바른 지도, 감독을 수행하지 못한 것이므로 당시 교육부의 이러한 행위에 대한 감사와 문책이 따라야 한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헬스커넥트 설립시 2가지 무형자산을 출자하였는데, 이러한 출자의 위법성 및 정당성도 심각한 문제다. 서울대병원은 헬스커넥트에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전자의무기록) 표준화 및 디지털 콘텐츠 편집 저작물을 회사가 존속하는 기간 동안 복제, 배포, 2차적 저작물 작성 등의 방법으로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환자들의 개인 의료 정보를 주식회사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헬스커넥트사가 홈페이지를 통해서 소개하는 내용만 보아도 충분하다. 헬스온은 사업소개를 통해 “<헬스온 서비스>는 건강검진 추후관리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일상생활 기반의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라고 소개하거나, EMR에 기반하여 “진료와 연계한 환자맞춤형 병원정보 제공”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서울대병원은 헬스커넥트에 ‘서울대병원의 기본 표장과 등록 또는 출원 중인 서비스표를 국내외에서 사용계약 체결일로부터 20년간 헬스커넥트가 출시하는 상품 및 서비스에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했다. 이는 서울대병원의 브랜드 가치를 판 것인데, 공공기관으로서 서울대병원의 브랜드 가치를 이와 같이 상업적으로 내다파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 한편 EMR 사용권 출자에 대한 감정평가액 14억 7천만 원과 브랜드 가치 양도에 따른 감정평가액 87억 4천만 원의 평가 근거와 과정에 대해서도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이러한 정당한 의혹을 해소하고자 관련된 정보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하였으나 서울대병원은 이는 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며 공개를 거부하였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의 ‘법인 등의 경영, 영업상 비밀’은 ‘타인에게 알려지지 아니함이 유리한 사업 활동에 관한 일체의 정보’ 또는 ‘사업 활동에 관한 일체의 비밀사항’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 공개 여부는 공개를 거부할 만한 정당한 이익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는데, 그러한 정당한 이익이 있는지 여부는 정보공개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이를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헬스커넥트 설립 과정에 대한 정보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꼭 공개되어야 하는 정보이고, 관련 정보가 공개된다고 하여도 서울대학교병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없다. 서울대병원이 법률의 자의적 해석을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면 이는 심각한 월권이다. 서울대병원은 관련 정보를 당장 공개하여 국민의 의혹을 불식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보건복지부는 서울대병원이 헬스커넥트 자회사를 설립한 사례와 세브란스병원의 안연케어를 그 근거로 들어, 의료법인과 특수법인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의료법인도 영리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의료법인의 영리 자회사 설립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그런데 이번 입법조사처의 회신에서도 드러난 바, 현재 서울대병원의 자회사 설립은 위법이다. 또한 세브란스병원의 안연케어는 연세대 병원측이 진영장관시기 복지부의 고발이후 이를 매각하였다. 따라서 보건복지부의 의료법인의 영리자회사 설립허용 정책 추진은 불법에 근거를 둔 것이므로 원천무효다. 따라서 굳이 의료법인이 영리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려면 최소한 가이드라인 배포가 아니라 의료법 개정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의 의료법인 영리 자회사 설립 허용 가이드라인은 제 멋대로 식의 행정 해석에 근거한 국회 권한 침해 행위다. 이는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추진해야 할 사항을 행정 해석으로 대체한 것으로 행정독재이다. 나아가 이러한 의료법인의 영리자회사 허용은 사후적으로 대학병원등 대형병원의 영리자회사들에 대한 사후적 합법화를 통해 대형 병원 영리자회사를 대거 만들어냄으로서 한국의 대형병원의 영리화와 상업화를 가속화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서울대병원의 헬스커넥트 영리 자회사 설립도, 교육부의 서울대병원 헬스커넥트 회사 설립 승인도, 보건복지부의 의료법인 영리 자회사 설립 허용 가이드라인 배포도 모두 위법이다. 법률에 대한 제 멋대로 식의 해석을 통해 위법을 일삼는 박근혜 정부의 행정 독재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하물며 한국사회의 의료제도와 대학병원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의료상업화, 의료민영화 조치를 행정독재로 추진하려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회의 권한이 지켜지는, 즉 3권 분립의 헌법정신이 지켜지지 못하면 더 이상 한국사회는 민주주의사회가 아니다.
2014. 7. 8
국회의원 유은혜(새정치민주연합),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공의료팀,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