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례 33건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보건당국 “감염시 초기 대처가 중요”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기자 = 신종인플루엔자에 감염돼 숨진 사망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발열, 기침 등 첫 증상후 10일 이내에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에 따르면 28일 현재 사망자 33명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18명이 증상발현일로부터 사망일까지의 간격이 10일 이내였으며 13명이 10일 이상, 2명은 미확인이었다.
18명중에는 10명이 첫 감염증세가 나타난뒤 닷새 내에 숨졌고 하루 만에 사망한 사례도 두명이나 됐다. 특히 이달 들어 발생한 20명의 사망자 가운데 10명은 4일 이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신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다른 계절인플루엔자보다 인체에 침투했을 때 평소 앓고 있던 기저질환을 악화시키거나 급성폐렴을 유발하는 속도가 매우 빠름을 보여주는 것으로 발병 초기 대처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부분이다.
고려대 구로병원의 김우주 감염내과 교수는 “기존의 계절인플루엔자와 신종플루를 비교해 보면 전체적인 치사율은 비슷하지만, 병독성은 신종플루가 매우 강하고 적자생존의 논리상 신종플루가 계절플루를 압도한다는 점이 차이”라면서 “이것이 신종플루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7월 해외에서 이뤄진 동물실험에서 계절플루 바이러스와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동시에 폐에 침투시켰을 때 계절플루 바이러스나 사라지고 신종플루 바이러스만이 활발히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도 이와 관련 “건강한 사람도 신종플루에 감염됐을 때 3-5일 이내 사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주의를 촉구했었다.
신종플루 사망자의 연령층을 보면 65세 이상 노인이 15명으로 절반 가까이 됐고 50-64세 8명, 10세 미만 4명, 40대 3명, 10대 2명, 20대 1명 순이었다. 성인병이 많은 40대 이상의 사망자가 전체 사망자의 79%에 이른 셈이다.
김우주 교수는 “계절독감의 사망자는 90% 이상이 면역노화 현상이 두드러진 65세 이상 노인층이지만 신종플루 사망자는 노인에게 치우친 것이 아니라 연령층이 넓게 퍼져 있다는 점도 특징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항바이러스제 투약이 이뤄지지 못한 사례는 6건으로 집계됐는데, 5건이 첫 증상 후 6일 이내에 사망했으며 폐렴이 직접 사인이었던 초기 사망사례와 달리 최근 들어서는 심근염, 뇌염, 다장기부전 등으로 사인이 다양화되는 경향을 보여줬다.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전염병관리과장은 “신종플루 확산속도가 빨라지면서 앞으로 사망자도 계속 늘 수 밖에 없다”면서 “고위험군이 아닌 건강한 사람이라도 의심증세가 나타나면 지체없이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을 받고 항바이러스제를 빨리 투약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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