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우리나라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 초기 확진환자의 역학적 특성
Epidemiology of early detected Novel Influenza A(H1N1) in Korea, 2009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 역학조사과
2009년 4월 24일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 이하 WHO)에서 신종인플루엔자 발생을 경고하였고, 6월 11일 대유행 6단계를 선언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2009년 5월 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꾸준히 환자가 증가하여 7월 21일 공중보건위기단계를 경계단계로 격상시켰다. 이후 8월 21일 확진검사 없이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할 수 있도록 환자관리지침을 변경한 후부터 개별 사례에 대한 사례 조사는 시행하고 있지 않다. 본 글에서는 2009년 8월 19일까지 우리나라에서 확진된 신종 인플루엔자A(H1N1) 확진자의 역학적 특성을 분석하였다.
우리나라는 2009년 5월 첫 확진자의 확인 후 8월 19일까지 총 2,417명이 확진되었다(Figure 1). 이중 중환자는 4명이었고 사망자는 2명으로 치명률은 0.08%이었다. 성별로는 남자가 62%로 더 많았고 연령별로는 20-29세가 42%, 10-19세가 32%로 대다수를 차지하였는데(Table 1), 이는 학생 및 군인 중심의 집단 발생에 따라 이들 인구집단에 대한 확진검사가 활발히 진행되었던 까닭으로 해석된다.
확진자 중 급성열성호흡기질환의 정의에 합당한 환자는 총 1,623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67.1%이었으며, 발열이 있었던 경우는 1,866명으로 77.2%에 해당하였다(Table 2). 발열이 있던 확진자 중 체온이 기록된 1,842명의 평균 체온은 38.1℃(표준편차 0.9℃)이었다. 설사, 오심, 구토, 복통 등 소화기계 증상은 20%에서 나타났다. 증상 시작일이 기재된 2,387명 중 증상 시작일부터 확진일까지의 확진 소요일은 평균 3.9일이었다.
기존에 알려진 계절 인플루엔자의 합병증 발생 고위험군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 6세 미만, 65세 이상, 만성질환자, 임신에 해당하는 확진자는 총 149명(6.2%)이었다. 이 중 만성질환자는 총 51명으로, 만성 폐질환(천식포함) 17명, 당뇨 13명 순이었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 있거나, 폐렴 등으로 인공호흡기치 료를 받은 경우, 신경계 합병증이 있는 경우, 사망한 경우를 중증사례로 정의하였을 때 4명이 중증사례 였다. 이 중 2명이 사망하여 치명률은 0.08% 정도로 나타났다. 중증사례 중 1례는 6세 미만이었고, 3명 모두 기저질환이 없는 65세 미만의 성인이었으며 임신부는 없었다.
추정감염경로 분석에서 5월에는 환자와의 접촉, 6월에는 해외거주에 의한 것이 가장 많았으나, 7월부터 감염경로 미상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가 35%로 급속히 증가하였고 8월에는 52%가 지역 사회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였다(Table 3). 이때 추정감염경로는 확진자, 추정환자에 대한 접촉력이 있는 경우는 환자접촉, 증상발생 일주일 이내에 해외방문, 거주력이 확인된 경우는 해외유입, 증상발생 일주일 이내에 확진자와 동승한 비행력이 확인된 경우는 비행기 동승, 그 외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었던 경우는 미상으로 분류하였다. 분류에서 비행기 동승의 경우 7월에는 다수의 국가에서 신종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5월-7월 초순에 한정하여 확진자와 근접한 좌석에 있었던 경우만 포함하였다.
증상 발생일, 환자들간 관계(가족, 친구 등), 소속 집단(학교, 부대 등) 등을 고려하여 역학적인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환례군을 소집단이라고 정의하였을 때 277개의 소집단이 확인되었다. 특히 7월부터 학교, 군 부대에서 소집단발생이 증가하였다. 소집단별 평균 환자 수는 6명이었고, 소집단에 포함된 환자는 1,531명으로 총 확진자의 63%였다.
본 결과는 유행의 초기단계 자료를 분석한 것으로 자료의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유증상자들 중 확진자에 대한 사례조사만을 시행하였기 때문에 실제 감염자 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신종 인플루엔자의 무증상 감염률은 계절 인플루엔자와 비슷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보통 30-50% 정도로 추정해 보면 무증상 감염이나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아 인지되지 않은 감염자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Table 2와 같이 우리나라 확진자의 발열, 급성 호흡기계 증상이나, 설사 등의 소화기계 증상이 외국의 보고보다 적게 나타난 이유는 확진검사를 위한 임상기준을 엄격히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5월 첫 확진자가 확인된 후 검역, 접촉자 관리에 집중하였음에도 7월 중순부터 해외방문력 및 접촉력이 명확하지 않은 환자 수가 급증하고 특히 학교, 군대에서의 환례가 급증하였던 것도 우리나라에서 신종 인플루엔자의 무증상 감염자 및 인지되지 않은 감염자가 상당수 있었음을 뒷받침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중증사례만을 대상으로 개별사례조사를 시행하고 있고 1차 유행(1st wave)이 진행 중으로, 아직 유행의 정점에 다다르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어 상당 기간 현재의 체계를 지속할 예정이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