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복용 후 10대 투신
연합뉴스 | 입력 2009.11.14 09:54 | 수정 2009.11.14 10:03
국내 첫 사례…일본서도 수차례 보고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복용한 후 환청증세를 보이며 투신한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보고됐다.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타미플루를 복용한 14세 이모군(경기 부천)이 같은날 오후 아파트에서 떨어진 채 발견돼 부천 순천향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군은 전신 골절의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당시 이군은 아침부터 고열 증세로 인근 병원에서 타미플루를 처방 받아 귀가해 약을 복용하고 잠이 든 후 6층 창문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군은 당시 환각과 환청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타미플루 복용 후 환각 또는 환청 증세로 추락한 이상 반응이 보고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식약청과 질병관리본부는 타미플루가 이군의 이상 행동에 원인을 제공했는지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일본 등에서는 지난 2005년과 2007년 이 약을 복용한 10대 청소년들이 투신하거나 정신착란증세를 보이는 일이 잇따라 후생성이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조사결과, 보건당국과 판매사인 스위스계 제약사 로슈는 10대의 이상행동과 약물과의 인과관계를 규명하지 못했지만 제품 설명서에 해당 이상 반응이 보고됐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7년 해외 이상반응 보고에 따라 이상행동에 가능성에 대한 의약품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으며 현재 타미플루의 허가사항에도 ‘경고’ 항목에 이 내용이 반영돼 있다.
그러나 환각 등 증세는 인플루엔자의 고열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타미플루의 허가사항에 10대의 이상행동에 대한 내용을 경고하고 있지만 약의 효과에 가려 잘 부각되지 않았다”며 “역학조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안전성 서한을 다시 배포해 전문가들에게 약의 이상반응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