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플루, 근육통·소화기증상 비율 높아
아시아경제 | 신범수 | 입력 2009.11.19 06:00 |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우리나라 신종플루 환자는 근육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외국에 비해 많고, 설사나 복통 등 소화기계 증상도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대한감염학회 학술대회에선 신종플루가 본격 유행하기 시작한 후 2∼3개월 동안 환자들의 양상을 분석한 자료들이 대거 발표됐다. 연구가 시행된 의료기관에 따라 수치 등은 다소 다르지만 일맥상통하는 특징들도 발견된다.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진단검사의학과,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공동연구팀은 8월 21일부터 9월 30일까지 이 병원에 내원해 신종플루 확진검사를 받은 2321명 중 양성판정 환자 503명의 의무기록을 검토했다.
연령별 분포는 6세 미만 29%, 6세 이상∼12세 미만 11%, 12세 이상∼18세 미만 15%, 18세 이상∼25세 미만 26%, 25세 이상∼65세 미만 8%, 65세 이상 13%로 집계됐다. 이 중 고위험군 환자는 237명으로 47%를 차지했다.
환자들은 평균 증상발생 2.1일 후 병원을 찾았고, 가장 흔한 증상은 발열(89%), 근육통(56%), 목아픔(42%), 기침(35%), 콧물/코막힘(26%) 순으로 나타났다.
신종플루가 25세 미만의 소아 및 청소년에서 주로 발생한 것은(79%) 여타 분석자료와 유사했으나, 근육통을 호소한 환자가 많았던 점은 외국 사례와 다른 임상적 특징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5월부터 8월 19일까지 확진판정을 받은 2417명 중 발열이 있던 경우는 77.2%로 나타났다는 분석자료를 발표했다.
이들의 평균체온은 38.1도였고, 설사ㆍ메스꺼움ㆍ복통ㆍ구토와 같은 소화기계 증상은 20%에서 나타났다. 확진자중 고위험군 환자는 6.2%에 불과해 고대안암병원 자료와 큰 차이를 보였다.
고대구로병원 김우주 교수는 신종플루와 계절독감의 차이점에 대해 주로 발표했다. 신종플루 환자에서 소화기계 증상이 10∼25% 정도 나타난 것은 계절독감과 구별되는 특징이라고 김 교수는 밝혔다.
또 두 독감은 증상이 가벼운 환자에서 유사한 형태를 띄지만, 중증환자에서는 매우 다른 질환을 의미한다고 했다.
계절독감의 중증 합병증은 주로 노인과 영유아에 집중되는 반면, 신종플루는 이런 특징을 공유하면서도 젊은 건강한 사람에서 다수의 중증환자가 발생하는 게 계절독감과 다른 점이란 설명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신종플루 사망자의 30∼50%가 비고위험군에서 발생하며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국내에서 40세 여성이 신종플루에 걸려 뇌염 및 뇌출혈로 뇌사한 경우가 있었는데, 세계적으로 영유아를 제외하고 건강한 성인에서 이런 사례가 나타난 것은 초유의 일이라고 김 교수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