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주민 천식 증상, 일반인의 4배…기름유출로 유해물질에 노출
태안 | 정혁수기자
출처 : 경향신문 입력 : 2009-12-08 00:47:55ㅣ수정 : 2009-12-08 00:47:55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방제작업에 참여한 태안지역 주민들이 정상인보다 4배나 높게 천식·피부염·결막염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안지역 초등학생들의 천식 유병률은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태안군은 “2007년 12월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 당시 유해물질에 노출된 주민들이 각종 환경성 질환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건강조사는 태안환경보건센터가 2008년 11월부터 1년여 동안 소원·원북·근흥·이원면 등 4개 지역 주민 1만여명과 초등학생 600여명을 상대로 실시했다.
군은 조사 결과 방제작업에 참여했던 주민들의 경우 천식·피부염·결막염 등 알레르기 증상이 정상인보다 최고 4배까지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유해물질이 공기 중에 퍼지면서 주민들의 유전물질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군은 설명했다.
군은 장기간 방제작업에 참여한 주민들에게서 일부 호르몬 대사이상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특히 해안지역 초등학생들의 천식 유병률은 태안군 내 다른 지역 학생들에 비해서도 2배가량 높았다. 바닷가에서 떨어진 저노출군 지역 학생의 경우 천식 진단 의심 결과가 6.4%에 불과했다. 하지만 고노출군에서는 16.8%에 이르렀다.
이 같은 수치는 2008년 실시된 ‘전국 어린이 환경노출 건강영향조사’에서 천안과 울산지역 어린이들의 천식 유병률이 8.4%(천안), 8.2%(울산)에 머문 것과 비교할 때 두 배 정도 높다. 태안환경보건센터 관계자는 “사고 당시 엄청난 양의 유해성분에 주민들이 노출되면서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태안 | 정혁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