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내성 여아 첫 사망
세계에서도 첫 사례..보건당국 긴장
신종플루 감염은 지속 감소추세
연합뉴스 | 입력 2009.12.17 15:12 | 수정 2009.12.17 15:25 |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인 영아가 사망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수도권에 거주하던 1세 여아가 신종인플루엔자에 감염돼 타미플루를 복용했지만, 약물에 반응치 않다 지난 1일 폐렴과 급성호흡부전으로 사망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달 14일 고열과 기침 등의 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이 여아는 곧바로 타미플루를 처방받고 닷새 동안 복용했지만, 증세가 계속 악화되자 타미플루 용량을 2배로 늘려 투약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이 여아는 뇌손상으로 신경계 장애를 갖고 있었다.
보건당국은 지난 9일 이 여아의 검체에서 유전자 변이를 통한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를 확인했다.
앞서 국내에서도 같은 형태의 타미플루 내성이 2건 보고됐으나 모두 완치됐으며 타미플루 내성으로 사망한 사례는 이 여아가 처음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도 지난 2일까지 전 세계적으로 모두 102건의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가 보고됐지만, 사망까지 이른 사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타미플루 내성이 발견되면 또다른 항바이러스제인 릴렌자를 사용하면 됐으나 숨진 여아는 너무 어렸던 탓에 릴렌자를 투약치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릴렌자를 7세 이상부터 처방토록 하고 있다.
또 생명 위급 시 투약할 수 있는 주사형 치료제 페라미비르 처방도 의료진들은 시도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페라미비르는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이는 경우에는 효과가 떨어진다.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이 여아가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면역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광범위한 타미플루 치료를 받으면서 내성을 얻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외래환자 1천명당 인플루엔자 유사증상자 수를 의미하는 의사환자(ILI) 분율이 발생 50주째(12월6∼12일)에 18.49로 49주째보다 17.5% 떨어지는 등 감소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항바이러스제 투약도 하루 평균 2만459건으로 전주보다 33.4%가 감소했다.
하지만 이 주간에도 신종플루 환자 46명이 중증 합병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고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사례도 16건이 추가되는 등 불안한 상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로써 신종플루 사망자는 모두 148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학교 등에서 발생한 2명 이상의 집단 신종플루 감염사례도 전주(51건)보다 크게 늘어난 72건에 달했다.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이와 함께 축산업 종사자 2만7천785명에 대한 백신 접종에 이어 신종플루 감염 돼지가 발견됨에 따라 농장 종사자에 대한 추가 백신접종을 검토 중이다.
신종플루에 감염된 돼지가 발견된 5개 농장의 관련자 24명에 대해 감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확진 및 유사 증상을 보인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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