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보더 더 위험하다는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시민사회단체 “한미쇠고기 재협상부터 실시해라”
광우병국민대책회의와 민생민주국민회의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통상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결정은 광우병이 16번이나 발생한 국가에서 쇠고기를 수입하겠다는 것으로 2008년 촛불운동의 결과로 여야가 합의한 ‘가축 전염병 예방법’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중의소리
캐나다산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에 정치인·의학전문가·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광우병 발생국 캐나다의 쇠고기를 수입해선 안된다”며 반발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와 민생민주국민회의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통상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결정은 광우병이 16번이나 발생한 국가에서 쇠고기를 수입하겠다는 것으로 2008년 촛불운동의 결과 여야가 합의한 ‘가축 전염병 예방법’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에 따르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선진과 창조의 모임이 지난 2008년 8월 19일에 개정한 가축 전염병 예방법은 ‘최근 5년간 광우병이 발생한 나라에서 30개월 이상된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을 수입해선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였던 홍준표 의원과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 권선택 선진과 창조의 모임 대표 등이 이 개정 합의서에 서명했다.
우석균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캐나다에서는 지난 2003년을 시작으로 2009년 올해까지 총 16건의 광우병이 발생했다”며 “정부의 이번 결정을 들여다보면 최소한의 법과 민주적 절차마저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우 정책실장은 “만약 캐나다를 쇠고기 수입금지국가에서 해지하려는 경우 수입위험분석을 실시하고 위생조건에 대해서도 국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도 이명박 정부는 2008년 11월 캐나다 현지에서 실시한 조사보고서 등 수입위험분석의 구체적 내용조차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이명박 정부는 2009년 12월 민간전문들을 보내 실시하기로 한 캐나다 현지조사마저도 ‘조사단 구성은 조사단장에게 일임하겠다’고 문서로 약속하고도 일방적인 인선으로 무산시켰다”고 주장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정부는 캐나다 쇠고기를 수입할 게 아니라 미국과 한 쇠고기 수입조건부터 다시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정책국장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여야 원내대표는 2008년 8월 ‘향후 일본과 대만 등 주변국이 미국과 체결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협상 결과가 2008년 4월 18일에 한·미 사이에 체결된 결과보다 개방 폭이 축소할 경우 정부가 이와 동일한 쇠고기수입위생조건으로 미국과 재협상하도록 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정책국장에 따르면, 일본은 현재까지도 20개월 미만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으며, 대만 정부 또한 한국과 비슷한 조건으로 수입하기로 했다가 야당과 시민들의 반대로 소 내장 수입을 금지하는 추가 조치를 내놓았다.
박 정책국장은 “일본과 대만의 사례는 2008년 여야가 합의한 ‘개방의 폭이 축소된 경우’에 해당한다”며 “이명박 정부는 국민과의 약속대로 즉각 한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재협상을 시작하고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도 “이명박 정부는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에 분노한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섰던 2008년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는 22일 서울 종로구 외교통상부 앞에서 열린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명박 정부는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에 분노한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섰던 2008년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중의소리
<이준형 기자 lee@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