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한미FTA 비준에 냉장고 문제 제기
연합뉴스 | 입력 2010.04.20 09:49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원안 비준에 반대하고 있는 미국 민주당의 수뇌부가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에 이어 이번에는 냉장고 교역무역까지 제기해 주목된다.
민주당의 샌더 레빈(미시간) 하원 세입위원장은 19일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의 연설을 통해 한.미 자동차 교역의 역조에 대해 언급한 후 “미국의 가전업체들은 냉장고 기본형 모델을 한국에 팔 수 없지만 미국내 매장에서는 몇몇 한국산 냉장고들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레빈 의원은 “한국은 한 해 70만대의 자동차를 미국으로 수출하지만 미국은 1만대 미만을 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한국은 미국산 수출품에 대해 장벽을 세워 놓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는 일방적이며,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레빈 의원은 자신은 이런 문제의 시정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을 가졌을 때 한국 측이 문제의 보완을 위해 기꺼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점을 상기시켰다.
한국이라는 전략적인 동맹국을 지원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한.미FTA의 비준에 어느 정도 무게를 지니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레빈 의원은 “어느 정도 필요하기는 하지만 FTA는 기본적으로 무역협정”이라고 강조하고 “한국과는 여러가지 중요한 이슈들이 있지만, 이런 이슈들이 FTA의 기본적인 목적을 완전히 압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지난달 윤리규정 위반으로 하원 세입위원장을 사퇴한 찰스 랭글(민주.뉴욕) 의원을 대신해 세입위원장을 맡은 레빈 의원은 자동차 공업 중심지인 미시간 지역구 출신으로 의회 내에서 대표적인 한.미FTA 수정론자로 꼽혀왔다.
그동안 한.미간 자동차 무역 불균형 문제를 FTA 비준과 줄기차게 연계해온 레빈 의원이 이번에 냉장고 문제를 새로 거론한 것이 양국간 공산품 교역역조에 관해 단순한 예를 든 것인지, 아니면 FTA 비준을 둘러싼 쟁점 이슈의 범위를 확대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낸 것인지 그 진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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