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캔 식음료 92%서 유해물질 검출
태아, 영·유아 뇌기능 등 교란
환경단체, 금지법안 마련 촉구
강태호 기자
출처 : 한겨레 기사등록 : 2010-05-23 오후 10:40:16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422134.html
태아와 영유아에게 해로운 화학물질로 환경단체들이 금지를 요구하고 있는 비스페놀 에이(비피에이, BPA)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철제캔 식음료의 92%에서 검출됐다고 <엔비시>(NBC) <시카고 선> 등 미국 언론들이 21일 전했다.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비피에이는 플라스틱 용기에서 철제 캔의 라이닝까지 수많은 제품에 활용되고 있다. ‘미국 국립 독성물질관리프로그램(NTP)’은 비피에이가 “태아 혹은 영유아의 뇌기능과 행동 그리고 생식기능을 교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해왔다. 동물실험에서는 암을 유발하고 성장과정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특히 임산부들은 캔에 든 식음료의 섭취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료품 회사들은 비피에이가 포함된 캔이 수십년 동안 사용됐으며, 그 함량은 인체에 유해한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미국의 19개 환경단체연대인 ‘안전한 시장을 위한 전국실무 그룹’은 50개의 캔 식음료를 무작위로 추출한 이번 조사에서, 비피에이 검출량이 심지어 같은 상품에서조차 포장마다 큰 차이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델몬트가 생산하는 프렌치 스타일 그린빈(깍지콩) 통조림의 경우 한 샘플에서는 1회 섭취분량당 36밀리그램의 비피에이가 검출된 반면 다른 샘플에서는 138밀리그램이 검출됐다.
환경단체들은 미 의회에 “식음료 용기 제작에 비피에이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5개주(위스콘신주, 미네소타주, 코네티컷주, 메릴랜드주, 워싱턴주)와 시카고시 그리고 뉴욕의 4개 카운티는 지난해부터 유아용 제품에 비피에이를 사용을 강력히 규제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12개 주에서도 사용 규제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