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계절성 감기는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대부분 좋아진다는 의견에 이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조금 다른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조심스럽게 댓글을 올립니다.
1. 아이가 기침, 콧물, 발열, 인두통 등의 흔한 상기도감염 증상을 보일 경우 단순히 감기인지, 합병증이 진행되지는 않는지, 또는 다른 질환(인플루엔자나 기타 감염성질환)인지 보호자가 구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콧물이 노랗거나 초록색으로 변하는 것만으로 세균성인지 바이러스성인지 답을 구할 수도 없습니다. 단순한 상기도감염으로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증상이 진행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감별하려면, 과거력과 임상경과를 살펴봄은 물론 세심한 진찰이 필요하겠지요. 혈액검사나 X-ray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2. 벌꿀이 두 돌이 지난 아이에게 안전한 식품일지는 몰라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은 아닙니다. 벌꿀과 같은 조리되지 않은 천연식품은 생산과 유통이 까다로운 만큼 가격도 비싸며, 유통되는 상당수의 제품에서 허가되지 않은 화학첨가물이나 항생제가 검출되어 문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식품으로서 벌꿀을 먹는 것이라면 몰라도, 의학적으로 검증된 감기약의 복용을 피하기 위해 벌꿀을 권장하는 것은 그다지 합리적인 방법이 아닌 것으로 보여 집니다.
3. 결론적으로, 단순 감기로는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인지, 감기약을 먹일 필요가 없다는 것인지 주제의 초점이 혼동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감기로 의심되는 상기도 증상이 있을 때, 단순 감기인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인지 여부를 일반인이 판단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영유아가 감기증상을 보일 때 보호자가 치료의 필요성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란 더욱 어렵습니다. 따라서 약을 먹일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 알기위해서라도 의사의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는 감기에 대한 과잉치료도 문제지만, 감기가 걸렸을 때 참을 만큼 참다가 병원을 찾는 문화도 문제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았는데 약도 안 주고 대증요법만 권하면, 병원에 괜히 왔다고, 진료비가 아깝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큽니다. 주사에 대한 맹신이 광범위하게 퍼져있어, 한 번에 낫도록 주사를 놔달라고 요구하는 환자들도 많습니다.
의학적 판단을 내려야할 전문가로서, 의사의 과잉처방은 분명 고쳐져야 할 잘못입니다. 저를 포함하여 1차 의료현장에 종사하는 임상의들 중 상당수는, 내원환자에게 감기로 인한 합병증 발생의 위험이 있을 경우 아직 합병증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예방적으로 투약을 하는 경향이 있음이 사실입니다. 병원을 방문하여 감기약을 복용했는데도 합병증이 생기면, 치료가 잘못되었다고 불평을 듣게 되니, 방어적인 측면의 경험적 치료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감기에 걸려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대증요법만 하면서 기다렸다가 합병증이 뚜렷해졌을 때만 약을 투여한다면, 의약품의 남용은 줄일 수 있겠지만, 당사자인 환자 입장에서는 기다리는 동안 불편한 증상을 참아야 하고, 그러다 합병증이라도 생기면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한 탓이라고 여겨질 테니 불평을 할 수밖에 없겠지요.
우리 사회는 감기로 인한 노동력의 저하를 인정받기가 어렵습니다. 학생도, 주부도, 노동자도 감기에 걸렸다는 이유로 충분한 휴식을 위해 하던 일을 중단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대부분의 성인들이 감기에 걸렸을 때 병원을 찾는 이유는 증상을 경감시켜 노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것도 단번에 완쾌되어 하루빨리 일터로, 학교로, 가정으로 복귀해야 하니, 근육주사의 통증도 불사해가며 주사치료를 요구하는 것이겠지요.
우리나라 건강보험 가입자의 의원급 진료비는 2014년 현재 성인 기준으로 초진이 4,000원, 재진이 2,900원입니다. 6세 미만에서는 나이가 어릴수록 본인부담금이 더 작아지고, 65세 이상에서는 1,500원 정액제가 적용됩니다. 다시 말하여 감기에 걸렸을 때 이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병의원의 문턱이 높은 것은 아니며, 이는 야옹선생님을 포함한 많은 보건의료 활동가들의 노력 덕분입니다.
감기에 걸렸을때 너무 오래 방치하지 말고 동네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주치의에게 “심하지 않다면 약을 복용하지 않고 그냥 지켜보도록 해달라” 고 요구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이 의약품의 남용도 피하고 합병증의 위험도 예방하는 1석2조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렇게 하자고 시민사회를 설득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감기약 대신 벌꿀을 권하는 것 보다는 더욱 근거중심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물론 의사들도 이같은 사회적 불신을 초래하게 된 점에 대하여 깊이 반성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약품과 의료 인프라는 사회의 소중한 공공자산입니다. 문명의 이기에서 벗어난 자연육아를 강조하는 야옹선생님 만화의 좋은 의도는 이해하나, 자칫 가벼운 질병이라고 무시하다가 병을 키우거나, 아파도 병의원을 기피하는 문화가 조성될까 우려되어 부족한 생각이나마 적어보았으니, 제가 곡해한 부분이 있다면 가차없이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야옹선생
안녕하세요. 송관욱 선생님. 야옹선생 박지영입니다.
먼저 선생님께서 저의 졸렬한 작품을 진지하게 봐주시고 의견까지 공유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글을 읽고, 한번 더 제 자신과 제 웹툰의 내용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먼저, 이 웹툰을 생각하게 된 의도를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제가 이 웹툰을 시작한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보시면 됩니다. 첫 번째는 근거 없이 행해지고 있는 소위 민간요법들이나 건강보조식품 등에 대하여 나름 근거를 가지고 접근해보고자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평소 건강한 아이의 가벼운 증상에 대해서는 부모로서 아이를 충분히 관찰한다면 불필요한 병원 방문이나 검사, 약물 복용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우리나라 의료환경에서 1차 의료기관의 접근성이 좋고, 수가도 낮게 측정되어 가볍고 흔한 질환에 대해서도 병원을 찾기가 쉽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적어도 소아에 있어서 만큼은 병원 방문을 가능하면 줄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병원을 매개로 한 감염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병원 방문 자체가 부모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며, 셋째는 병원 방문이 늘게 되면 (말씀하신대로 여러가지 이유로-방어 진료, 이윤창출, 환자의 요구 등) 불필요한 검사나 처방에 불가피하게 증가하게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부모가 아이들에 대해 충분히 관찰하고 적절한 정보를 가지고 병원 방문에 대해 결정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웹툰을 통해 그러한 정보를 조금이나마 주고자 하는 생각입니다.
다음으로 이번화의 내용 속에서 지적해 주신 벌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흔하게 쓰이는 감기약이 성인을 대상으로 검증된 것인지는 몰라도 소아를 대상으로는 제대로 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연구가 되었다 하더라도 효과가 입증된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소아에서 감기를 치료하기 위해 약물 처방을 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Grade 1A). 벌꿀은 말씀하신 대로 식품으로서 안정성이 보장된 상태이고, 그 안정성 때문에 소아를 대상으로 이미 연구가 진행되어 있고 효과 또한 인정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전문가들도 밤에 기침으로 인해 밤잠을 설치는 어린이에게 벌꿀을 한 숟갈 먹이는 것을 치료 방법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Grade 2B).
물론 그냥 집에서 대증요법만 하다가 합병증을 놓칠지도 모른다고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합니다. 원래 내용에 포함되어 있던 내용인데 웹툰이 길어져 다음 화에 다루기로 하고 넘어간 부분입니다. 그리고 주치의에게 심하지 않다면 약처방을 보류하도록 요청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몸이 아플 때 충분히 쉴 수 있는 사회 환경을 만들자는 것에도 동감합니다. 앞에 다른 웹툰(닥터 야옹스 씽킹 – 감기편 )에서도 한번 다룬 바가 있습니다.
제 웹툰은 평소 건강한 아이가 가벼운 증상을 보일 때를 대전제로 하고 있으며, 아파도 집에서 참자는 것이 아님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계속 관심 가져주시고, 가르쳐주시고, 때로는 꾸짖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하연
두분의 진지한 대화 속에 이런 질문을 드리는 것이 부끄럽습니다만…
저는 벌꿀이 진짜 벌꿀인지? 설탕물인지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몰까.. 그런 게 고민이 되네요 ㅎㅎ
같이 사는 이모모군이 늘 벌꿀은 가짜야, 설탕물이야~~ 라고 주장하는지라.;;;
정말 재밌네요^^. 잘 읽었습니다.
으아 이번 꺼 너무 잼있었어요!!
일본에서 세 조카의 엄마, 그러니까 제 동생이군요 ㅎㅎ 알려주었지비요.
조카 세명이 늘 감기를 달고 살 거든요.
그나저나 저도 천식 생긴 이후로 여러가지 해 봤지만, 식염수로 가글 하는게 젤 짱이더라는,
야옹선생님 캄사!!
dishwasher님 하연님 감사합니다. ^^ 앞으로도 실용적이고 재미있는 만화로 만들도록 이한몸 바쳐. 크헉. 그려보겠습니다. 쿨럭쿨럭 ^^;;;
가벼운 계절성 감기는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대부분 좋아진다는 의견에 이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조금 다른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조심스럽게 댓글을 올립니다.
1. 아이가 기침, 콧물, 발열, 인두통 등의 흔한 상기도감염 증상을 보일 경우 단순히 감기인지, 합병증이 진행되지는 않는지, 또는 다른 질환(인플루엔자나 기타 감염성질환)인지 보호자가 구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콧물이 노랗거나 초록색으로 변하는 것만으로 세균성인지 바이러스성인지 답을 구할 수도 없습니다. 단순한 상기도감염으로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증상이 진행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감별하려면, 과거력과 임상경과를 살펴봄은 물론 세심한 진찰이 필요하겠지요. 혈액검사나 X-ray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2. 벌꿀이 두 돌이 지난 아이에게 안전한 식품일지는 몰라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은 아닙니다. 벌꿀과 같은 조리되지 않은 천연식품은 생산과 유통이 까다로운 만큼 가격도 비싸며, 유통되는 상당수의 제품에서 허가되지 않은 화학첨가물이나 항생제가 검출되어 문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식품으로서 벌꿀을 먹는 것이라면 몰라도, 의학적으로 검증된 감기약의 복용을 피하기 위해 벌꿀을 권장하는 것은 그다지 합리적인 방법이 아닌 것으로 보여 집니다.
3. 결론적으로, 단순 감기로는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인지, 감기약을 먹일 필요가 없다는 것인지 주제의 초점이 혼동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감기로 의심되는 상기도 증상이 있을 때, 단순 감기인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인지 여부를 일반인이 판단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영유아가 감기증상을 보일 때 보호자가 치료의 필요성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란 더욱 어렵습니다. 따라서 약을 먹일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 알기위해서라도 의사의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는 감기에 대한 과잉치료도 문제지만, 감기가 걸렸을 때 참을 만큼 참다가 병원을 찾는 문화도 문제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았는데 약도 안 주고 대증요법만 권하면, 병원에 괜히 왔다고, 진료비가 아깝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큽니다. 주사에 대한 맹신이 광범위하게 퍼져있어, 한 번에 낫도록 주사를 놔달라고 요구하는 환자들도 많습니다.
의학적 판단을 내려야할 전문가로서, 의사의 과잉처방은 분명 고쳐져야 할 잘못입니다. 저를 포함하여 1차 의료현장에 종사하는 임상의들 중 상당수는, 내원환자에게 감기로 인한 합병증 발생의 위험이 있을 경우 아직 합병증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예방적으로 투약을 하는 경향이 있음이 사실입니다. 병원을 방문하여 감기약을 복용했는데도 합병증이 생기면, 치료가 잘못되었다고 불평을 듣게 되니, 방어적인 측면의 경험적 치료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감기에 걸려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대증요법만 하면서 기다렸다가 합병증이 뚜렷해졌을 때만 약을 투여한다면, 의약품의 남용은 줄일 수 있겠지만, 당사자인 환자 입장에서는 기다리는 동안 불편한 증상을 참아야 하고, 그러다 합병증이라도 생기면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한 탓이라고 여겨질 테니 불평을 할 수밖에 없겠지요.
우리 사회는 감기로 인한 노동력의 저하를 인정받기가 어렵습니다. 학생도, 주부도, 노동자도 감기에 걸렸다는 이유로 충분한 휴식을 위해 하던 일을 중단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대부분의 성인들이 감기에 걸렸을 때 병원을 찾는 이유는 증상을 경감시켜 노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것도 단번에 완쾌되어 하루빨리 일터로, 학교로, 가정으로 복귀해야 하니, 근육주사의 통증도 불사해가며 주사치료를 요구하는 것이겠지요.
우리나라 건강보험 가입자의 의원급 진료비는 2014년 현재 성인 기준으로 초진이 4,000원, 재진이 2,900원입니다. 6세 미만에서는 나이가 어릴수록 본인부담금이 더 작아지고, 65세 이상에서는 1,500원 정액제가 적용됩니다. 다시 말하여 감기에 걸렸을 때 이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병의원의 문턱이 높은 것은 아니며, 이는 야옹선생님을 포함한 많은 보건의료 활동가들의 노력 덕분입니다.
감기에 걸렸을때 너무 오래 방치하지 말고 동네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주치의에게 “심하지 않다면 약을 복용하지 않고 그냥 지켜보도록 해달라” 고 요구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이 의약품의 남용도 피하고 합병증의 위험도 예방하는 1석2조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렇게 하자고 시민사회를 설득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감기약 대신 벌꿀을 권하는 것 보다는 더욱 근거중심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물론 의사들도 이같은 사회적 불신을 초래하게 된 점에 대하여 깊이 반성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약품과 의료 인프라는 사회의 소중한 공공자산입니다. 문명의 이기에서 벗어난 자연육아를 강조하는 야옹선생님 만화의 좋은 의도는 이해하나, 자칫 가벼운 질병이라고 무시하다가 병을 키우거나, 아파도 병의원을 기피하는 문화가 조성될까 우려되어 부족한 생각이나마 적어보았으니, 제가 곡해한 부분이 있다면 가차없이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송관욱 선생님. 야옹선생 박지영입니다.
먼저 선생님께서 저의 졸렬한 작품을 진지하게 봐주시고 의견까지 공유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글을 읽고, 한번 더 제 자신과 제 웹툰의 내용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먼저, 이 웹툰을 생각하게 된 의도를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제가 이 웹툰을 시작한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보시면 됩니다. 첫 번째는 근거 없이 행해지고 있는 소위 민간요법들이나 건강보조식품 등에 대하여 나름 근거를 가지고 접근해보고자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평소 건강한 아이의 가벼운 증상에 대해서는 부모로서 아이를 충분히 관찰한다면 불필요한 병원 방문이나 검사, 약물 복용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우리나라 의료환경에서 1차 의료기관의 접근성이 좋고, 수가도 낮게 측정되어 가볍고 흔한 질환에 대해서도 병원을 찾기가 쉽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적어도 소아에 있어서 만큼은 병원 방문을 가능하면 줄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병원을 매개로 한 감염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병원 방문 자체가 부모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며, 셋째는 병원 방문이 늘게 되면 (말씀하신대로 여러가지 이유로-방어 진료, 이윤창출, 환자의 요구 등) 불필요한 검사나 처방에 불가피하게 증가하게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부모가 아이들에 대해 충분히 관찰하고 적절한 정보를 가지고 병원 방문에 대해 결정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웹툰을 통해 그러한 정보를 조금이나마 주고자 하는 생각입니다.
다음으로 이번화의 내용 속에서 지적해 주신 벌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흔하게 쓰이는 감기약이 성인을 대상으로 검증된 것인지는 몰라도 소아를 대상으로는 제대로 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연구가 되었다 하더라도 효과가 입증된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소아에서 감기를 치료하기 위해 약물 처방을 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Grade 1A). 벌꿀은 말씀하신 대로 식품으로서 안정성이 보장된 상태이고, 그 안정성 때문에 소아를 대상으로 이미 연구가 진행되어 있고 효과 또한 인정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전문가들도 밤에 기침으로 인해 밤잠을 설치는 어린이에게 벌꿀을 한 숟갈 먹이는 것을 치료 방법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Grade 2B).
물론 그냥 집에서 대증요법만 하다가 합병증을 놓칠지도 모른다고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합니다. 원래 내용에 포함되어 있던 내용인데 웹툰이 길어져 다음 화에 다루기로 하고 넘어간 부분입니다. 그리고 주치의에게 심하지 않다면 약처방을 보류하도록 요청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몸이 아플 때 충분히 쉴 수 있는 사회 환경을 만들자는 것에도 동감합니다. 앞에 다른 웹툰(닥터 야옹스 씽킹 – 감기편 )에서도 한번 다룬 바가 있습니다.
제 웹툰은 평소 건강한 아이가 가벼운 증상을 보일 때를 대전제로 하고 있으며, 아파도 집에서 참자는 것이 아님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계속 관심 가져주시고, 가르쳐주시고, 때로는 꾸짖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두분의 진지한 대화 속에 이런 질문을 드리는 것이 부끄럽습니다만…
저는 벌꿀이 진짜 벌꿀인지? 설탕물인지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몰까.. 그런 게 고민이 되네요 ㅎㅎ
같이 사는 이모모군이 늘 벌꿀은 가짜야, 설탕물이야~~ 라고 주장하는지라.;;;
진지한 대화와 토론 정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