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화 시대’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른 ‘농사’ 출처 : 오가닉라이프신문 10-03-24 카길(Cargill, Incorporated)_ 개인 소유의 다국적 기업으로 미국 미네소타주에 있다. 1865년에 설립됐으며 미국의 개인기업 중 두 번째로 큰 기업이다. 피고용인이 약 15만8천 명이고 매출은 약 8백80억 달러에 이른다.
‘한국판 카길’을 꿈꾸는 농업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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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미국 카길(Cargill)사처럼 농업 메이저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까. 정부는 국제화 시대의 파고를 넘어서기 위해 농산물의 대규모 생산·가공·유통·업무를 종합적으로 펼치는 대규모 영농법인을 육성키로 했다. 이와 더불어 국제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탄소배출권과 맞물려 대기업들도 농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탄소배출권’과 ‘신성장동력’ 농업서 찾는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영농법인은 현대건설에서 분리된 서산농장이다. 서산농장은 서산 간척지 26,000,000㎡ 규모의 농장에서 연간 15만 가마(1만2천 톤)의 쌀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또 2천8백 두 규모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서산 간척지는 지난 1979년 매립 허가를 받은 뒤 1984년 물막이 공사를 끝내고 1999년 매립이 완료됐다. 매립이 진행 중이던 1986년 시험 영농이 게시(→개시의 의미?)돼 쌀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서산농장은 지난 2005년 현대건설 직원들이 지분을 사들여 법인이 설립됐다.
영농기업은 아니지만 경작을 하는 기업으로는 아모레퍼시픽을 들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제주도 내 4개의 공장에서 총 190ha 규모로 녹차를 경작하고 있다. 창업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차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시작한 이 농장이 최근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국제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탄소배출권’ 때문이다.
유엔 등 국제기구는 앞으로 각국에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를 부여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각 정부는 소속 기업에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
탄소배출권이란 한마디로 탄소를 배출하는 권리이다.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한 가지는 숲과 같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소로 바꿔주는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감축 의무 이상으로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방법이다. 아모레퍼시픽 제주도 녹차공장에서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연간 2만8천5백 톤으로 이 회사의 생산·물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뛰어넘는다. 탄소배출권이 본격적으로 거래되면 농업에 진출할 기업이 늘 것으로 예견되는 부분이다.
한편 최근 곡물 등 바이오 원자재가 과거의 ‘식량’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원’으로 각광을 받는 것도 대기업의 농업 진출이 늘어난 이유다. 실제로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200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경작하고 있던 영농법인 ‘하를 제르노’의 지분을 인수해 영농사업에 착수했다. 현대종합상사는 현재 이곳에서 10,000ha(약 3천만 평) 규모의 식량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오는 2012년까지 40,000ha의 농지를 추가로 확보하고 2014년부터 연간 6만 톤가량의 친환경 옥수수와 콩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네트웍스도 해외 농업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인도네시아 남부 칼리만탄 지역에 서울의 절반 크기인 28,000ha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고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천연고무 생산을 위한 고무 플랜테이션 사업에 진출했다. SK네트웍스의 한 관계자는 “현지 고무농장에서 생산하게 될 천연고무는 국내 타이어 회사들이 수입하는 타이어용 천연고무 전체 수입량의 7%에 달하는 규모”라며 “인도네시아가 2014년부터 본격적인 모터라이제이션(자동차가 실생활에 급속도로 보급되는 현상)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해 미리 바이오 자원을 확보해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LG상사는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서부 칼리만탄 스카다우 지역에 16,000ha 규모의 팜농장을 운영해 ‘오일 팜 플랜테이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추가 부지를 확보할 방침이다. LG상사는 팜나무를 직접 심고 열매에서 식물성 유지를 추출한 뒤 가공해 판매한다. LG상사 측은 내년까지 팜오일 가공공장을 완공하고 2012년부터 연간 8만 톤의 팜오일을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역시 지난 2008년 5천5백만 달러를 투자해 서울시 면적의 40% 정도가 되는 대규모 팜농장을 인수했다. 총면적은 24,000ha로 현재는 식용유의 원료가 되는 팜오일을 생산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바이오 디젤의 원료도 생산할 계획이다.
정부, 영농사업에 대기업 참여 유도
이명박 정부 이전까지의 농업정책은 농민에게 직접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이뤄졌지만, 현 정부에서는 직접 보조금을 점차 줄이고 부족한 후생은 복지를 늘리는 것을 정책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기업의 농업 진출 규제를 완화해 기업형 농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농업에도 경쟁적 요소를 도입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이에 정부는 새만금 간척지에 기업형 농어업회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곳에 대기업을 포함하기로 했다. 정부가 얼마 전 발표한 새만금 사업자에는 동부그룹 계열의 (주)동부그린바이오를 비롯해 농산무역, 초록마을이 포함돼 있다.
동부그린은 국내 최고의 농자재 회사인 동부하이텍이 설립한 회사로, 동부그린바이오는 새만금 전체 부지의 절반인 330ha 규모로 파프리카와 토마토 등의 시설 원예작물을 키우고 한우 사육과 동시에 배설물을 이용해 사료로 만드는 경축순환농법을 이용할 계획이다. 서산농장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수익성이 높은 작물과 동물을 키워 수출전문업체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농산무역은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영농조합이 출자해 이곳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할 계획이다. 또 다른 선정업체인 초록마을은 유통업체 한겨레플러스가 참여한 경축순환농법으로 한우를 사육해 유통업체에서 농업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대규모 농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몇몇 농업전문가들은 “정부의 농산업에 대한 투자가 농민과 농가 위주의 보조·융자 중심 정책에서 농기업에 대한 투자 육성 중심 정책으로 전환한 것이 근본적으로 농가와 농민의 소득 증대 및 인근 농촌지역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전문투자기업에 의한 대상 기업의 과학적 발굴과 경영 관련 각 분야 전문기관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통해 농업 스타 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스타 기업의 탄생은 민간자본 및 금융자본의 유입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농업부문에 대한 투자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농축산물과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웰빙 선호는 농업과 식품산업 시장의 전망을 밝게 한다. 하지만 이런 트렌드만으로 단시간에 한국형 카길이 나올 수는 없다. 지속적인 농업 생산기술의 개발 투자와 더불어 농가 소득의 안전망 구축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