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캐나다 쇠고기 협상 일정 ‘쉬쉬’ 수상한 정부
출처 : 경향신문 입력 : 2010-07-13 18:25:27ㅣ수정 : 2010-07-14 02:05:10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7131825275&code=910100
우리 정부가 캐나다와의 쇠고기 수입협상과 관련해 협상일정을 전혀 공표하지 않는 등 석연찮은 태도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캐나다 쇠고기의 수입재개와 관련한 양국 실무협상이 당초 13~14일 이틀간 열릴 예정이었으나 8월로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정부는 협상일정을 공표해왔던 과거 관행과 달리 이번에는 협상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13~14일이라는 협상일정도 정부발표가 아니라 언론의 취재과정에서 알려졌다. 협상일정이 연기된 사실은 아직도 밝히지 않고 있다. 2008년 4월 미국산 쇠고기 관련 고위급 전문가 협의를 앞두고 일정과 결과에 대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정부가 설명한 협상 연기 이유는 캐나다 측의 자료 미제출에서 기인한다.
정부는 캐나다에서 지난 2월 발생한 17번째 광우병 소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를 포함한 가축위생 현황자료를 요구한 바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캐나다 측의 자료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캐나다에서 자료를 보내오면 이를 토대로 가축방역협의회를 열고 수입 쇠고기 월령을 어느 수준으로 제한할지, 광우병 발생시 수입중단 조건을 어떻게 할지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료 제출 부문은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기사유로 하기에는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재·보선 등 정치일정을 앞두고 쇠고기 수입개방 문제가 이슈화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타결된 중국·캐나다 협상 결과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캐나다 쇠고기를 전면 수입금지해오다 지난 3일부터 30개월 미만 뼈없는 쇠고기에 대한 금수조치를 해제했다. 캐나다가 중국과의 협상결과를 토대로 한국을 밀어붙일 경우 우리는 수세에 몰릴 수 있다. 중국 외에 일본은 20개월 미만의 캐나다산 쇠고기의 수입을 허용하고 있고, 호주는 광우병 발생국가인 캐나다산과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쇠고기 수입개방 문제가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 파동이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일정 및 상세내용이 충분히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기호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는 “쇠고기 수입개방 문제는 국민의 검역주권과 관련이 있는 사안인 만큼 관련정보는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13~14일도 확정된 날짜가 아니어서 발표하지 않았다”며 “협상이라는 게 상대국이 있기 때문에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