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지켜보는 모임’ 8명 확정…노동·환경 인사 많아
임기는 1년…일년에 4차례 정례모임
프레시안 기사입력 2006-05-23 오후 6:07:08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060523155955&Section=02
삼성그룹이 23일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삼지모)’의 초대 구성원 8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삼지모는 삼성그룹이 사회 각계각층의 지도층 인사들로부터 삼성의 기업 경영 방식의 문제점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옴부즈맨 형식의 모임이다. 삼성은 지난 1월 발표한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에서 삼지모를 만들겠다고 밝혔었다.
<프레시안>이 지난 17일 보도했던 대로 삼지모에는 김형기 경북대 교수, 신인령 이화여대 총장, 황지우 한국예술종합대학 총장 등 3명의 학계 인사들이 포함됐다. (☞ 관련기사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누가, 왜 들어갔을까?’ 보기)
또 방용석 전 노동부 장관, 안병영 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겸 부총리 등 전직 관료 2명과 이정자 녹색미래 대표와 최열 환경재단 대표 등 환경계 인사 2명이 삼지모에 포함됐다.
최학래 전 한겨레신문사 사장도 결국 삼지모의 일원이 됐다. 최학래 사장은 최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삼성에서 그런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고 인선 사실을 극구 부인했었다.
한편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손호철 서강대 교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등은 삼성 측으로부터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다.
삼성은 삼지모의 인선 기준에 대해 “이 분들은 시민단체, 노동계, 언론계, 문화예술계 및 학계 등 각 분야에서 전문지식과 식견이 탁월하고 사회적 존경을 받는 분들로서 해당 분야의 여러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임기는 1년으로 하되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매년 자동 연장되는 것으로 했다”며 “삼성 전략기획위원회와 매분기 한 차례씩 정례모임을 갖고 우리 사회가 삼성에 바라는 바에 대해 별도의 주제 없이 자유롭게 토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은 지켜만 보나 – 삼성, 사회적 비판 듣겠다며 결성…듣고는 있나? |
김태환 |
월간말 2007년 12월호(통권 258호), 2007.12 : 10~240(223pages)
삼지모는 삼성이 2005년부터 불거진 안기부 X파일사건과 삼성공화국 논란,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 논란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놓이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자구책 중 하나다. 삼성은 2006년 2월7일 대국민 사과문과 함께 8천억이라는 대대적인 사회공헌 계획, 그리고 삼지모를 만들어 외부의 쓴 소리를 자처해서 듣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3개월이나 지나서야 삼지모 구성을 완료했다. 참가하는 인사들은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과 국가균형발전위원으로 활약했던 김형기 경북대 교수, 국회의원과 노동부장관을 지낸 방용석 전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최학래 전 한겨레신문 사장,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을 지낸 이정자 녹색미래 대표,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인 황지우 시인, 안병영 전 교육부총리, 최열 환경재단 대표 등 각계 저명인사 8명이다.
이들은 분기별로 한 번씩 이건희 삼성 회장의 최측근인 이학수 부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사장, 전략기획실 핵심 인원 7~8명을 만나 의견을 나눈다.
이렇다 할 성과 있나
삼성은 삼지모 구성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나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있으면서도 반 삼성적인 이미지가 강한 인사를 모시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삼성의 경영구조에 대립각을 세우는 참여연대의 대표 격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끝까지 참여요청을 거절했다. 또 신영복 전 성공회대교수나 손호철 서강대 교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등도 참여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지모가 참여인사들의 사회적 명성에 걸맞는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수가 삼성의 최고경영진을 직접 비판할 수 있는 모임이 있었는지 고개를 갸우뚱 할 정도로 활동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이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삼지모 활동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으니 할 말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 모임에서 논의된 내용은 삼성 내부에서도 공유되지 않는다. 삼성 홍보실 관계자는 “두세 달에 한 번씩 모여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 외에는 어떠한 내용도 알지 못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학수 부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사장 등이 모임에 참석하고 그 외에는 따로 정리된 문서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삼지모의 간사인 최열 대표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의 조직문화와 사회공헌, 남북경협 등을 주제로 논의했고 삼성도 우리 의견을 반영해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작업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힌 것이 이 모임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최 대표는 최근 언론의 관심을 의식한 듯 “삼지모의 활동을 연말에 정리해 공표할 계획”이라는 포부도 밝혔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다른 모임 참석자들도 알지 못하고 있다.
이제라도 목소리를 내야
모임의 형식은 서울시내 호텔에서 만나 점심식사를 겸한 두 시간 정도의 면담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얼마나 날선 비판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래서 모임 자체가 삼성의 입맛에 의해 만들어진 여론 무마용이나 국면 탈출용이었다는 비판이 있다. 일각에서는 삼지모가 ‘삼성을 지지하는 모임’이나 ‘삼성을 지켜주는 모임’이 아니냐는 비아냥도 들린다.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을 세상 밖으로 인도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의 표현은 좀 더 직설적이다. “삼지모 그 사람들 삼성 사람들이다.” 이 같은 지적을 참석자들도 모를 리가 없다. 김형기 교수는 “그렇게 보일 수 있다”라며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삼성이 여론무마용으로 이용한 것이라면 국민을 기만한 비열한 행동”이라고 답했다.
이제라도 삼지모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지금도 삼성 경영진과 면담을 요구하는 노동자나 피해자는 줄을 서 있고 이들의 사회적 요구를 대표해서 삼지모가 삼성을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삼지모를 결성한 이유는 ‘사회적 비판에서 동 떨어져 있다’는 반성에서 출발한다. 삼성은 지난 2월7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를 통해 2.7 선언은 모두 달성했다고 웅변했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 다시 삼성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 시키는 것은 머리 숙여 반성했던 ‘편법,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삼지모가 삼성의 문제를 제대로 비판하고 드러내지 못한다면 우리사회 어디에서 누가 할 수 있겠는가”라며 “침묵은 문제점과 불법성을 합리화하는 명분으로 이용당할 수 있으니 바로 지금이 삼지모가 목소리를 내야 할 때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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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일보 2008.03.07 15:44 / 수정 : 2008.03.10 13:23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3/07/2008030701113.html
월 9일은 삼성 비자금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팀의 1차 수사 기간(60일)이 끝나는 날이다. 하지만 조준웅 특검팀은 수사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비자금 의혹, 태안 앞바다 원유 유출 사고 등 삼성 관련 악재가 잇따라 터져 나오는 가운데 삼성그룹 임직원이 아니면서도 곤혹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삼지모’(삼성을 지켜보는 모임) 회원들이다.
◆ “외부의 쓴소리 직접 듣겠다”
2006년 6월 12일 서울 신라호텔 3층 라일락룸. 당시 삼성그룹 전략기획위원회의 이학수 위원장(부회장)을 비롯해 김인주 사장, 윤종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고위 간부 8명이 외부 인사 8명과 자리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최학래 전 한겨레신문 사장, 김형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좋은정책포럼 공동대표), 이정자 전 녹색미래 대표, 안병영 전 교육부총리,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 방용석 전 노동부장관 등이다. 이들이 바로 삼지모 출범 멤버다.
삼지모는 삼성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유죄판결과 X파일 사건으로 곤경에 처하게 되자 2006년 2월 7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면서 태동됐다. 8000억원의 사회기금 헌납 등을 약속한 삼성은 “우리 사회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반성에 따라 삼성 경영에 대해 쓴소리를 해줄 사회 각계 인사들을 모셔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을 만들어 비판적인 여론을 수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들러리’ 우려 속 출범
- ▲ (왼쪽부터) 김형기 55세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좋은 정책포럼 공동대표 / 방용석 63세 전 노동부장관·전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 신인령 65세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 이사장·전 이화여대 총장 / 안병영 67세 전 교육부총리·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2007년 2월 사퇴
- ▲ (왼쪽부터) 이정자 66세 전 녹색미래 대표·전 한국통일여성협의회 회장 2007년 10월 사퇴 / 최열 59세 환경재단 대표 삼지모 간사·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 / 최학래 65세 전 한겨레신문 사장·전 한국신문협회 회장 / 황지우 56세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시인·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등 〈가나다 순〉
시작은 쉽지 않았다. 4월 중순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일부 인사들이 삼성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인선에 난항을 겪었다. 삼성의 방패막이나 들러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2006년 5월 23일 8명의 멤버 명단이 공개됐다. 구성원의 비중이나 경력으로 볼 때 우려했던 수준은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병영 전 부총리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위해서 나름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참여했었다”며 “명예나 보상을 바란 멤버는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지모에서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간사로 연락과 의견 조율을 담당한다. 삼성은 모임의 식사 비용을 댈 뿐이라고 한다.
삼지모의 카운터파트는 삼성 전략기획위원회. 이건희 회장이나 이재용 전무는 참석하지 않지만, 이학수 부회장을 필두로 삼성의 주요 임원들이 함께한다. 장충기 전략기획실 부사장이 간사다.
삼지모는 2006년 6월 12일 상견례부터 그동안 7차례 모였다. 8명으로 출범했지만, 안병영 전 부총리와 이정자 전 녹색미래 대표 등이 사퇴하면서 남은 멤버는 6명이다. 2006년 9월 연구 휴식년을 맞아 미국 버클리대로 떠났던 김형기 교수는 1년 동안 참석하지 못했다. 안 전 부총리는 지난해 2월 연세대 교수에서 퇴임하면서 사퇴했다. 안 전 부총리는 “교수직에서도 물러났고, 모임에 제대로 참석하기도 힘들 것 같아 물러났다”고 말했다. 이정자 전 녹색미래 대표는 창조한국당 공동대표로 정치 활동을 시작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30일 삼지모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 회의 내용은 비공개 원칙
삼지모는 그동안 삼성 측과의 토의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김형기 교수는 “삼성 측의 요청도 있었지만 삼지모 내부에서도 부작용의 우려 때문에 공개를 안 했다”며 “일부에서는 삼성이 대국민선언을 하면서 쓴소리를 듣겠다고 자청한 것인데 왜 공개를 안 하느냐는 반발도 있었다”고 했다.
삼지모의 활동 성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김 교수는 “삼지모가 쓴소리를 하는 역할은 했지만, 추상적인 지적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삼지모의 조언과 지적이 실제 삼성그룹 운영에 반영됐는지 여부도 확실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 인사는 “삼성이 처음과 달리 쓴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표정을 짓자 삼지모 스스로 입조심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최열 대표는 “삼성의 조직문화, 대북 기술지원, 사회공헌 방안부터 노조문제, 지배구조문제, 경영권 승계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하청 기업을 너무 짜내지 말아달라”는 주문도 나왔다고 한다. 이정자 전 대표는 “적어도 내가 참석할 때는 삼성그룹 사장단이 대부분 참석해서 경청했다”며 “너무 과민하다고 느낄 정도였다”고 전했다. 삼성 측은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삼지모의 건의안에 대한 검토 작업을 했고 지난해 연말쯤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자금 폭로와 원유유출 사건 등이 겹치면서 발표 타이밍을 놓쳤다는 설명이다.
◆ 삼지모 “우리도 속았다”
삼지모 측이 삼성에 갖는 가장 큰 불만은 “우리까지 속였다는 배신감”이다. 한 관계자는 “들러리가 될 수도 있다는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제의를 받아들인 우리까지 속인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속였다”는 부분은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과 관련된 부분이다.
과정은 이렇다. 지난해 말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 계좌를 폭로한 뒤 김형기 교수가 12월로 예정된 모임을 11월로 앞당겨 임시 모임을 갖자고 제안했다. 삼지모 멤버 4명과 삼성 측 인사 3명이 만났다. 이학수 부회장의 일정에 맞춰 양측이 만난 자리에서 삼성은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는 것. 김형기 교수는 “검찰에 ‘떡값’을 준 건 과거의 일이지만 비자금 계좌는 당시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무척 놀랐다”며 “그나마 허심탄회한 토론의 장이라는 의미가 있었는데, 이제는 존재의 이유가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 내부 시각의 차이
삼지모 측은 검찰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좋은지, 검찰 수사 종료 후에 삼성에 직접적인 후속 대책을 마련하도록 조언을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열 대표는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을 가지고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정기 모임을 3월에 가져야 하는데, 이학수 부회장을 비롯해 주요 임원들이 조사를 받고 있어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형기 교수는 “삼지모 내부에서도 아직 의견 조율이 잘 안 되고 있다”며 “특검 발표 전에 일치된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는데 아직 준비를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개인적으로라도 의견 표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전략위원회 측은 홍보팀 관계자를 통해 “삼지모 모임이나 부족한 멤버 선임 문제 등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