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때문에…” 삼성 직원들도 불안해 하는 반도체공장 | |
삼성전자 재조사 ‘반도체 노동자 모임’ 추천 전문가 배제 사고 잦았던 과거 생산라인 근무환경도 반드시 조사해야 삼성 사내 게시판 “보여주기 위한 쇼” “마스크 1년전 지급” | |
허재현 기자 | |
출처 : 한겨레 기사등록 : 2010-07-16 오후 03:41:42 기사수정 : 2010-07-16 오후 04:23:30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430681.html |
반도체 공장 백혈병 논란이 일고 있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라인 근무환경 재조사를 한다고 15일 밝혔습니다. 국내외 산업보건 전문 연구진 20여명이 참여해 1년간 재조사를 벌인다고 하네요.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반도체 공장이 백혈병과 관계 없다는 주장만 펴면서 각종 제기되는 의혹들을 해소하는 데에 소극적이었는데요. 이런 장기간의 재조사를 갖기로 결정하는 걸 보니 이제부터는 이런 의혹들에 맞서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의지가 선 듯 합니다.
삼성전자의 이런 결단은 일단 긍정적으로 주목해볼만 합니다. 또한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위한 모임)은 지금까지 반도체 공장의 위험성에 대해 숱한 문제제기를 해왔는데, 지난한 싸움의 작은 결실이 맺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여전히 아쉬운 삼성전자의 재조사 발표 하지만 이번 재조사 발표에도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먼저 조사단원이 누구인지 공개를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
삼성전자는 “개개인 신상정보가 나가면 조사에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좋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사가 끝난 뒤 조사단원을 공개하기를 권합니다. 어떤 사람들이 조사에 참여했는 지를 알 수 있어야 조사결과의 객관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사과정에 대한 공개는 투명할 수록 삼성에게 이로울 것입니다. 이번 재조사에도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추천하는 전문가를 참여시키지 않았습니다. 불필요한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좀 더 투명하게 조사 과정과 결과를 공개할 것을 권합니다.
또 하나 아쉬운 건, 이번 재조사는 현재의 반도체 공장에 대해서만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현재 산재 절차를 밟으며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은 과거의 낙후된 작업장에서 일해왔던 분들입니다. 이 작업장(주로 1~3라인)에서 사고가 빈번했고 유해 화학물질이 노출되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재조사로 설사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안전성이 입증된다 해도 과거 낙후된 1~3라인에서 일하다 병에 걸린 노동자들의 산재 불인정이 정당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의 생산라인 뿐 아니라 과거의 반도체 생산라인에 대한 조사도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과거 생산라인이 현재 그대로 보존 중이라면, 반올림이 추천하는 전문가와 함께 과거 현장에 대한 재조사를 해볼 것을 역시 권합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백혈병 논랸을 오래 취재하다보니 많은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에서 현재 근무하는 직원들이나 퇴직한 직원들,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제게 제보를 해오고 있습니다. 모두 한결같이 반도체 공장과 백혈병과의 상관 관계가 매우 의심스럽다며 글을 보내오십니다.
몇몇 중요하게 참고할만한 제보들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립니다. 삼성의 재조사를 통해 이러한 의혹들도 철저히 규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삼성전자를 위해서. 그리고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위해서 말입니다.
첫번 째 제보는 삼성전자 현직 직원들이 보내온 내용입니다. 삼성의 사내 게시판인 ‘싱글즈’에 삼성직원들이 올린 글을 입수했습니다. 한 노동자는 반도체 공장 라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마스크 등 보호도구가 지급된 것이 불과 1년 밖에 안되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언론과 반올림 등에서 문제제기를 하자 그제서야 안전에 신경을 쓴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게 합니다.
두번 째 제보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했던 한 직원이 보내온 글입니다. 이 분은 생산라인에서 원인 모를 가스 배출 사고가 나서 당황했던 기억들을 진술하십니다. 생산량 증대를 위해 사고가 나도 대피하지 않고 대기했다는 증언은 충격적입니다.
세번 째 제보는 삼성전자 협력직원의 증언입니다.
이 분 역시 반도체 공장 안의 유해성에 대해 증언하는데요. 특히 공장 바닥 아래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화학물질들이 줄줄 새는 모습을 보았다고 말씀하시는군요. 이 분은 이런 정체 모를 화학물질(흄)을 흡입하면서 허약한 노동자들이 백혈병과 같은 암에 걸린 것 아닌 지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의 글들 꼼꼼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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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