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고 보니 ‘교도소의 나라’
‘개척자 정서’ 강한 의원들 사회규범 위반 엄격처벌 선호
인구당 수감자 비율 세계 최고
인구당 수감자 비율 세계 최고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출처 : 한국일보 입력시간 : 2010/07/25 15:29:21 수정시간 : 2010/07/25 21:40:02
http://news.hankooki.com/lpage/world/201007/h2010072515292122450.htm
인구비율상 교도소 수감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자유의 나라’ 미국이다.
미국의 10만명 당 수감자 숫자는 748명으로 600명인 2위 러시아를 크게 앞지른다고 영국주간 이코노미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이는 미국 성인 100명당 1명(젊은 흑인의 경우 9명당 1명)이 교도소에 있다는 뜻이다.
3위인 브라질은 250명에도 못 미쳐 큰 차이를 보였고, 미국이 연일 ‘국민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규탄하는 중국은 100명을 약간 상회할 뿐이다.
미국에서 유독 교도소가 넘쳐나는 것은 사회규범 위반을 엄격하게 처벌하는 ‘개척자 정서’가 강해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형량을 강화하는 법을 만드는 것이 제일 원인이다. 여기에 지나치게 복잡한 법체계와 검사의 막대한 권한도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 2000년 온두라스에서 바닷가재를 수입한 미국인 수입업자 3명이 8년 징역형을 받았다.
수입할 때 종이박스로 포장하지 않고 플라스틱 백에 넣어 현지규정을 어겼다는 이유였다. 이는 온두라스 현지에서도 사문화(死文化)된 규정인데, ‘미국인이 해외에서 사냥과 낚시를 할 때 현지국 규정을 어길 경우 처벌한다’는 미국법에 따라 감옥에 간 것이다.
이처럼 엄격한 법 적용으로 현재 미국의 인구당 수감자 비율은 1970년대에 비해 4배 가량 증가했으며, 결과적으로 교도소에는 살인ㆍ강간 등 흉악범 보다 가난한 마약밀매범, 불쌍한 불법이민자, 말단 화이트칼라 범죄자들로 가득한 상태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했다. 게다가 각 주정부가 긴축에 나서면서 막대한 비용이 드는 교도소 운영 축소도 시급한 상황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처벌이 가벼울수록 범죄도 줄어든다”는 네덜란드의 사법체계에서 교훈을 얻으라고 충고한다. 네덜란드 정부는 2001년 이후 획기적으로 징역형을 줄이면서 범죄율도 동반 하락했으며, 미국 뉴욕주도 부분 도입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