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환경] “이 대통령이 마음 바꿔…4대강 준설깊이 7m 됐다”















“이 대통령이 마음 바꿔…4대강 준설깊이 7m 됐다”
PD수첩 ‘4대강편’ 방영
“‘100년 대비 계획’ 보고 받고 ‘200년’으로 하자고 해”
대운하 중단선언 3달뒤 TF팀…부팀장이 운하전문가
“청와대 사람들이 일부구간 수심 6m 강하게 밀어붙여”
한겨레 박영률 기자 메일보내기

























» 지난 17일 국토부의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이은 경영진의 방송 보류로 파문이 일었던 <문화방송> 피디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이 24일 밤 11시15분 방영됐다. <문화방송> 화면 갈무리

지난 17일 국토부와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이은 경영진의 방송 보류로 파문이 일었던 문화방송 피디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이 논란 끝에 24일 밤 11시15분 방영됐다.

피디수첩은 이날 방송에서 4대강 사업의 수심이 깊어진 이유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정책적으로 마음을 바꾼 것”이라는 내용의 증언을 소개했다. ‘4대강 사업을 옹호해온’ 박재광 교수는 한 토론회에서 “원래 100년 빈도의 강우에 대비해 4대강 사업을 계획했는데 대통령께서 보고를 받고 우리 이것을 200년 빈도로 하자고 해서 그 양(준설깊이)이 7m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피디수첩과의 통화에서도 ‘대통령이 수심을 얼마로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느냐’는 질문에 “100년이다 200년이다 그런 걸 말하시면 나머지는 밑에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대통령이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을 직접 들은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 교수의 발언은 4대강 사업이 자연형 소형보 중심 사업에서 운하와 닮은 대형보와 준설 사업 중심으로 바뀌는 과정에 이 대통령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내비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피디수첩은 또 익명의 제보자의 입을 빌려 2008년 이 대통령이 대운하 중단을 선언한 지 석달 뒤 한강홍수통제소에 티에프(태스크포스)팀이 꾸려졌다며 논의 내용을 소개했다. 팀장은 국토해양부 유아무개 본부장이 맡았고 부팀장은 청와대 김아무개 행정관이 맡았다는 것이다. 김 행정관은 대통령직 인수위 한반도대운하 태스크포스에 참여한 운하전문가였다고 한다.

이 제보자는 피디수첩과의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 사람들이 일부 구간은 수심 6m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여론의 부담을 의식해 당시는 일단 소규모 정비계획으로 가고 6m는 나중에 하기로 결정했다”고 증언했다.

피디수첩은 한반도 대운하 추진 당시 설계한 낙동강의 수로 평면도와 지난해 작성된 4대강 살리기 낙동강 구간 준설 평면도를 입수해 컴퓨터에 입력해본 결과 “운하사업의 물길이 4대강 살리기의 물길과 많은 곳에서 겹쳤다”며 4대강 사업과 대운하사업의 연관성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이밖에 4대강 사업 구간인 본류 지역보다 지류에서 홍수 피해와 물부족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국토부 자료를 통해 입증하기도 했다.

피디수첩은 이날 방송에서 “청와대가 수심에 관여한 적이 없으며 4대강 사업과 운하는 무관하다”는 등 주요 쟁점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들의 반론을 충실히 반영해 균형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국토해양부는 이날 방송에 앞서 “(피디수첩이) 법정에서 방송 내용 중 ‘비밀팀 조직’ ‘영포회’ 등이 
방송되지 않고, 충분한 반론이 반영된다고 한 만큼 이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며 “사실과 다른 보도가 될 경우 정정보도 요청 등 별도의 법적 조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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