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타결, 한국의 입장 변화 때문”
출처 : 노컷뉴스 입력 2010.12.09 05:40WSJ “한국, 北도발 이후 미국과의 동맹관계 고려”
[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 지난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전격 타결된 것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고려해 기존의 강경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양국이 이번에 합의한 FTA 내용은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 한국 측이 논의조차 거부했던 것이라면서, 이같은 한국의 입장 변화는 놀라움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서울을 방문했던 미국 협상단은 전미자동차노조(UAW), 포드자동차, 자동차 생산지역 출신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철폐 기한을 3~4년 유예하는 방안을 논의하려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시 한국 측은 11.2 중간선거 패배로 입지가 좁아진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FTA 타결을 위해 거의 무엇이든지 받아들일 것으로 판단해 자동차 관세 문제에 대한 논의를 거부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도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약해지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협상을 중단했다고 WSJ는 덧붙였다.
WSJ는 하지만 지난주 미국에서 재개된 협상에서는 분위기가 반전됐다면서, 한국 측은 (지난달 협상 실패로) 미국과의 동맹관계 전반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우려하는 듯 보였고, 그같은 우려가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더욱 증폭되면서 결국 한국은 미국과의 강력한 동맹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은 협상의 세부내용 보다는 무역과 관련한 새로운 국제적 컨센서스를 위한 확고한 합의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정한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 한국은 미국의 자동차 관련 요구를 `놀라울 정도로 수용해` 당초 미국이 제시했던 것보다 늘어난 5년간의 관세철폐 기한 유예에 합의했다고 WSJ는 전했다.
신문은 이 같은 내용의 협상 성공으로 UAW 등 한.미 FTA 반대파들도 협상을 지지하고 있고, 결과적으로 그동안 많은 도박에서 돈을 따지 못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과의 거래에서는 돈을 땄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한.미 FTA 협상이 타결돼 미국 업계와 공화당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협상 타결로 단기간 내에 미국내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NYT는 지난 2007년 美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작성한 분석보고서를 인용해, 당시 보고서는 양국의 FTA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이 110억 달러 증가하고, 미국내 일자리도 최소한 7만개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지는 것(create)`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하는 것(support)`으로 표현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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