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FTA타결前 심야통화”<블룸버그>
연합뉴스 | 입력 2010.12.10 15:24 | 수정 2010.12.10 15:56
한미FTA, 오바마 경제공약 달성 `첫걸음’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추가 협상이 진행중이던 지난 1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협상 타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9일 이번 협상에 관여했던 익명의 백악관 참모 등을 인용, 이달초 미국 메릴랜드주의 한 호텔에서 열렸던 한미 FTA 추가 협상의 `막전막후’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추가 협상 초기였던 지난 1일 양측이 자동차 관세부문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자동차업계를 대표하는 포드자동차의 앨런 멀랠리 최고경영자(CEO)를 자신의 집무실로 불렀다.
로런스 서머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도 동참한 그 자리에서 가이트너 장관 등은 멀랠리 CEO에게 2.5%의 관세 폐지 시한을 5년 유예하는 방안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고 물었고, 멀랠리 CEO는 전미자동차노조(UAW)와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의원들과 상의를 해야 한다면서 자리를 떴다.
그리고 같은날 오후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마이클 프로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경제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멀랠리 CEO와 노조, 하원 의원들이 정부측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낭보를 전하게 된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오후 10시 30분 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소식을 전했고 1시간 가까이 이어진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간 전략적 동맹에서 한미 FTA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강조했으나 이 대통령은 애매모호한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튿날인 2일 오전 협상이 다시 교착상태에 빠지자 프로먼 부보좌관은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에게 함께 산책할 것을 권유, `최종 담판’에 나섰다.
프로먼 부보좌관은 김 본부장에게 협상이 실패할 경우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동맹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김 본부장도 몇가지 추가 조건을 내걸었으며, 같은날 밤늦게 프로먼 보좌관은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 협상 타결을 알리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한미 FTA는 재임기간 수출규모를 2배로 늘려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을 달성하기 위한 `첫걸음’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이 파나마, 콜롬비아와의 FTA 협상을 진행중이고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와의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실제 프리먼 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FTA 협상을 새로운 무역협상의 모델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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