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신고뒤 6일간 안동한우 15마리나 반출돼”
11월23일부터 경기.경남.충북으로 빠져나가
초기 `방역공백’이 구제역 재앙 초래 가능성
농식품부 “반출한우 구제역 관련없어 보인다” 해명
출처 : 연합뉴스 | 입력 2010.12.23 06:03 | 수정 2010.12.23 06:37
(서울=연합뉴스) 이강원 기자 = 지난 11월23일 경북 안동 농가에서 최초로 구제역 의심신고를 한 이후 6일 동안 구제역이 의심되는 안동 한우 15마리가 정부 당국의 아무런 제지없이 경기, 경남, 충북 등 외부 지역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역학조사 결과,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간 안동 한우를 통해 구제역이 경기와 강원 지역으로 확산된 것으로 드러나면 정부의 초기 `방역공백’이 이번 구제역 사태의 확산을 자초했다는 거센 비난여론이 일 전망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3일 연합뉴스가 안동한우의 유통이력 관련 정보를 요구한 데 대해 당초 공개를 거부하다 결국 “11월23일부터 11월28일까지 안동 한우 15마리가 경주 광주로 1마리, 경남으로 6마리, 충북으로 8마리가 각각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농민들에 따르면 11월23일은 안동의 돼지농가에서 최초로 의심신고를 한 날이다. 하지만 안동시 등 당국은 이에 대해 섣불리 구제역이 아니라고 판정한뒤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월28일은 같은 돼지농가 등에서 수차례 의심신고를 한 끝에 당국이 첫 의심신고일로 기록, 이때부터 차단방역에 나선 날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고위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역학조사 결과로는 이들 15마리가 이번 구제역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축산관련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구제역은 발병 원인을 찾기도 쉽지 않고 바이러스의 이동경로를 확정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며 “설사 이동경로가 확인되더라도 수개월의 정밀조사가 필요한 만큼 더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 관계자는 “따라서 농식품부의 주장대로 안동에서 빠져나간 한우가 이번 구제역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여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면서 “뒤늦게나마 당국이 15마리 한우의 이력을 추적, 역학조사를 벌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농식품부 등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농민의 최초 의심신고를 무시해 방역공백 사태를 초래했다는 농민들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외지로 빠져나간 안동 한우가 구제역과 역학관계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면밀한 검사를 거쳐야 추가 구제역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