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사람 전염’ 과학적 논란
ㆍ“종간 장벽 탓 가능성 희박” – “일부 사례… 매개체 가능”
ㆍ정부, 공식 부인… 수의사연대 “면역력 약하면 감염 우려”
김다슬 기자
출처 : 경향신문 입력 : 2010-12-29 21:26:00ㅣ수정 : 2010-12-30 09:26:10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12292126005&code=940601
구제역은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 것일까. 정부의 공식 설명은 ‘전염되지 않는다’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학적인 논란이 존재한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구제역이) 사람에게 즉시 전염되지 않고 공중보건상 위험이 없지만 사람에게 감염됐다는 몇몇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영국의학저널(BMJ)은 2001년 3월 “구제역은 인수공통전염병(zoonosis), 즉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는 질병이나 종간 장벽(spicies barrier)을 뛰어넘기 어려워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영국 가디언도 2001년 11월 “19세기 구제역으로 인해 적어도 두 사람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고통스러운 증상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1997년 독일 학자 바우어는 논문을 통해 “구제역이 인수(人獸) 공통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사람이 구제역 바이러스 전파의 매개체(carrier)가 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 조지아대 수의학과는 “구제역이 인간에게 전염될 가능성은 매우 드물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이 감염 매개물이 될 가능성”이라고 주장했다. 사람에게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가축에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구제역은 위산에 민감해 음식섭취로 발병할 가능성은 희박하나 어린이나 입안, 입술 등에 궤양이 있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드물게 감염될 수도 있다고 본다”며 “사소한 위험이라도 과학적 사실에 입각해 제대로 밝혀야 국민들이 정책을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방역당국에서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된 고기는 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검사하겠다고 밝혀야지 감염된 고기를 먹어도 괜찮다고만 홍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수의사회는 올초 “구제역은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