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축산연구소 구제역 뚫려..씨수소 살처분
연합뉴스 | 김진광 | 입력 2011.01.12 10:09
(영주=연합뉴스) 류성무 기자 = ‘역대 최악’의 구제역 여파로 우량 한우품종을 개발해 보급하고 씨수소를 키우는 경북도 축산기술연구소까지 구제역 방역망이 뚫린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경북도와 경북도 축산기술연구소에 따르면 영주시 안정면 축산기술연구소에서 있던 암컷 재래종 칡소 한 마리가 지난 2일 구제역 의심 증세를 보여 위생 당국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사흘 뒤인 5일 오후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씨수소까지 살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지만, 이 같은 사실은 농림수산식품부 등 정부 당국에 곧바로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소 측이 축산기술연구소가 아닌 소장 개인 이름으로 검사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축산기술연구소는 우량 한우·돼지 품종 개발, 우량 종돈 보급, 가축 인공수정용 정액 생산 등의 역할을 맡은 곳이다.
구제역 발생 전까지 이곳에서 씨수소 19마리를 포함해 우제류(구제역에 취약한 소, 돼지 등 발굽 두 개인 동물) 1천172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하지만 구제역이 닥치면서 지금까지 씨수소를 포함해 670마리가 살처분됐다. 또 나머지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도살처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경북 안동시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축산기술의 메카’인 축산기술연구소에까지 구제역이 퍼지면서 우량 품종 개발 등도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축산기술연구소 정창진 소장은 “인근 시군 등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초기부터 40여일간 전 직원이 연구소에서 숙식을 하다시피 하면서 구제역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했지만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