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구제역] 허송세월 정부, 무용지물 구제역 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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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백서_2003.pdf (2.83 MB)

허송세월 정부, 무용지물 구제역 백서
김다슬 기자 amorfati@kyunghyang.com

출처 : 경향신문 입력 : 2011-02-21 21:48:20ㅣ수정 : 2011-02-21 21:48:20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2212148205&code=940601

ㆍ2003년 마련한 재발방지안… 후속책은 없었다


정부가 2003년 ‘구제역 백서’를 발간하면서 다양한 대응방안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후속책 마련 없이 지난 8년을 허송세월한 것으로 드러났다. 백서에 쓰여 있는 상태로만 대응을 했어도 대재앙 수준으로까지는 치닫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백서는 예방접종 대비를 수차례 지적했지만 백신 비축량은 오히려 당시의 30%에도 미치지 못해 정책 실기를 초래했다. 또 당시 ‘항원진단용’ 간이키트를 개발해 놓고도 일선에는 배포하지 않아 전국 확산의 도화선이 된 초동대응 실패로 이어졌다. 구제역 백서는 2000·2002년 발생한 구제역을 토대로 농림부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가 발간했다. 총 343쪽에 걸쳐 구제역의 유입 경위, 방역 평가 및 재발방지 대책을 담고 있다.


백서 중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백신 정책 부분이다. 백서는 “예방접종 실시에 대비한 접종 단계별 시스템을 구축·보완”하라고 지적했다. 첨부된 미국·호주 등 해외 전문가의 조사 보고서에도 “방역당국은 구제역 예방접종이 고려되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미리 평가·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10년간 백신 정책은 오히려 후퇴했다. 단계별 시스템 구축은 고사하고 비축량도 오히려 크게 줄었다.


2003년 정부는 백신 완제품으로 100만마리 분량, 항원 형태로 430만마리 분량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정부가 보유했던 백신은 30만마리 분량에 불과했다. 영국 퍼브라이트 항원은행에 비축하고 있던 항원도 이번에 발생한 ‘O’ 타입은 230만마리분밖에 되지 않았다. 전국의 소·돼지는 1300만마리에 이른다.


백신이 부족했기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12월 말 접종을 결정하면서도 소에게만, 그것도 일부 제한된 지역으로 한정했다. 그러나 돼지를 중심으로 확산이 가속했고, 정부는 해외 각국에서 백신을 빌려 뒤늦게 모든 소·돼지에게 접종키로 결정했다. 구제역은 이미 전국으로 퍼진 뒤였다.


구제역 초동대응 실패 문제도 백서대로 했다면 막을 수 있었다. 백서에는 “간이항원키트(Pen-side키트)를 이용한 신속한 진단기술을 개발해 농가에서 구제역 감염 여부를 신속하게 확진할 수 있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간이항원키트는 수의과학검역원에서만 독점 사용하고 지역 가축위생시험소에는 감염 1~2주 후에나 진단이 가능한 간이항체키트만 배포했다. 이번 구제역 첫 의심신고는 결국 간이항체키트 검사만으로 음성 판정이 내려졌고, 공식 발생 확인까지 1주일간 방역 공백이 발생해 구제역은 인근 시·도로 날개 달린 듯 퍼져나갔다.


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정부 대응을 평가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다시 똑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최대한 잘해보자고 백서를 만드는 것인데 백서와 실제 현장에서의 방역활동이 따로 놀고 있었다”며 “정부가 직무유기를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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