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구제역 청정지역 된 까닭은
李대통령 특별지시 큰 역할..”지형특성상 살처분 어렵다”
출처 : 연합뉴스 2011/03/03 09:32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1/03/03/0200000000AKR20110303047200001.HTML?did=1179m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가 청정 지역으로 남을 수 있었던 데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올해 초 청와대 참모진이 전국 구제역 백신 접종 계획에 대해 보고하자 다른 지역에 우선해 “제주도의 접종 계획은 어떻게 되느냐”고 확인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3일 전했다.
당시 구제역이 경기 북부 등 수도권 뿐만 아니라 그동안 청정지역으로 여겨지던 강원 평창.화천까지 번지면서 이곳을 중심으로 한 방어선 구축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던 터라 당시 이 대통령이 제주에 대해 특별히 언급한 것은 청와대 참모진에게는 다소 의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주도는 지난 2002년에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백신을 접종할 경우 청정 이미지가 훼손되고 축산물 가격이 하락할 것을 우려해 농가에서는 접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제주도는 지형 때문에 살처분이 어렵고, 외국인 관광객도 많으니 백신 접종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제주도는 구제역이 발생해 가축을 매몰할 경우 화산지형이라는 특성상 침출수가 식수원인 지하수로 곧바로 스며들 수 있기때문에 ’2차 피해’가 다른 지역보다 클 수 있다는 점을 이 대통령은 먼저 간파했던 것이다.
제주의 경우, 일단 바이러스가 퍼지면 가축을 바다에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육지로 운반해 처분할 수도 없어 꼼짝없이 구제역 ‘회오리’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더구나 이 대통령의 지적처럼 제주는 중국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구제역 감염 위험에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된 곳이기도 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이같이 관심을 보인 덕분에 제주는 지난 1월30일 백신 접종에 들어갔으며, 그 덕분에 현재 구제역 청정 지역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