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고가장비 도입 억제·참조가격제 도입해야”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병원의 불필요한 고가장비 도입을 억제하고 기준가격을 정하는 참조가격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사회보험실장은 지난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지하 강당에서‘보장성 강화와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적 활용’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신 실장은 먼저 우리나라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지적하면서 “서구화된 생활습관과 노령화 등으로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병이 증가해 사회적 비용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보험급여비가 지난 9년간 연평균 13.38%나 증가할 만큼 앞으로 제도가 지속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국민들은 보장성 확대를 요구하지만 재정은 한계에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원인으로 ‘상급병원의 외래환자 집중 심화’, ‘병상수·고가의료장비의 과다’ 등을 꼽으며, 중장기 해결 방안으로 “일차 의료를 강화하고 종합병원은 중증질환자 중심의 병원으로 재편돼야 한다”며 “감가상각 기간이 만료된 장비로 촬영하면 정상수가의 50%만 적용하거나, 고가의료장비의 공동구매, 공동사용 등의 방법을 통해 의료자원 공급을 적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토론회에서는 적정수가 산출을 위해 학회별 상대가치점수를 도출하는 현재 방식을 병원 전문가나 정부측 의료·보건 전문가가 주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대한병원협회 박상근 부회장은 “건강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해서는 적정수가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 일환으로 상대가치점수가 왜곡될 수 있는 학회별 논의보다는 병원·정부 측 전문가가 참여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박 부회장은 또 보험재정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건강보험 지방자치제도를 통한 중앙 쏠림을 막고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민영보험을 제도권으로 끌고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고령자나 저속득층은 정부가 책임져야 하겠지만 의료쇼핑으로 인한 건보재정 악화 등의 문제는 막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에 참여한 공단 박병태 급여상임이사는 “중증·고액질환자 진료비 부담을 지속적으로 경감하고 고가의 비급여항목을 급여전환해 저소득·취약층의 부담을 줄이도록 할 방침”이라며 “내년에 가칭 급여개선위원회와 우선순위평가위원회를 도입해 공개적이고 투명한 재정활용을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보건복지부 박민수 보험정책과장도 “민간·건강보험의 역할이 부재하다는 지적에 동의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금융위원회와 합의해 정책에 대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서로 윈윈하는 선에서 기구를 발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과장은 덧붙여 “우리나라 의·약사는 모두 사장님이 되려고 한다. 지역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해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의사결정 구조를 방해하고 있다”며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힘들겠지만 이 가운데 절반은 봉급생활자가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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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고가장비 도입 억제·참조가격제 도입해야”
김지환기자 kjh1010@docdoc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