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WHO의 위기에 대한 얘기가 많습니다. 위기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국제사회에서 건강 이슈에 대한 리더쉽 혹은 발언권이 떨어지고 있다. 건강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WHO가 아닌, 세계은행, 국제무역기구(WTO), 민관 파트너쉽 펀드 등이 행하고 있다. 둘째, 재정 구조 때문에 점점 더 WHO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다. 특히 제약회사 등의 기업의 입김에 휘둘리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에 이러한 점을 비판하고 WHO 재정 구조의 혁신과 역할 변화를 주장하고 있는 문서 하나를 발췌, 요약 번역한 글을 소개합니다. 참고하세요. 이 글의 원문은 국제 건강 NGO 단체들이 펴낸 대안적 건강 보고서인 ‘Global Health Watch 3′에 수록된 글입니다.
원문 보고서는 아래 링크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http://www.chsc.or.kr/xe/?mid=reference&document_srl=86961&listStyle=&c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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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가 국제보건 이슈에서 갖는 리더쉽이 위협받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 점점 더 WHO는 ‘기술적’ 문제에 국한된 활동을 벌이도록 강제되고 있다. 정치적 결정은 주로 세계은행, 국제무역기구(WTO), 국제 민간-공공 파트너쉽 펀드 들이 행하고 있다.
이는 제1세계 국가들이 회권국 모두가 1표씩 행사하여 결정하는 WHO 결정을 무력화하려 하기 때문이다. 한편 재정적 문제가 있다. WHO는 점점 더 돈을 더 많이 내는 이들의 입김에 좌우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자적 판단에 따른 사업의 우선순위 결정을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돈을 많이 내는 재단 혹은 기업의 입김이 점점 더 커지게 되면서 ‘이해 상충’의 매커니즘이 작동되는 것도 문제다.
최근 WHO(국제보건기구)는 위기에 처해 있다. 이는 다름 아닌 재정의 위기이다. 현재 WHO 예산의 20%만이 회권국의 부과 의무금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WHO 예산은 점점 더 자발적 기부금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 기부금의 용도는 대부분 정해져 있고 기부자의 의도대로만 사용될 수 있어 유연성이 적다. 이러한 경향은 WHO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 회권국들이 내는 기여금도 많은 부분이 ‘자발적’ 기여금 형태로 기부되면서, 특정 프로그램을 위해서만 지출되도록 강제되고 있다. WHO의 사무총장은 WHO 집행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60% 이상의 WHO 수입이 매우 특정한 부문에 쓰여지도록 되어 있는 조건에서, 보다 많은 자발적 기부금을 받을 수 있는 영역에 사실상의 우선순위가 두어지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게다가 WHO의 임무를 ‘기술적인 영역’으로 제한하려는 지속적인 압력이 있다. 이는 ‘개발’ 영역에서의 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가져오고 있다. WHO 사무총장은 이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개발 영역에서 WHO의 전지구적 관리 역할은 불분명하다. 최근 개발에 대한 정치적 관심이 커지고 있고, 보다 많은 자원이 할당되고 있으며, 전지구적 건강에 대한 주도권 경쟁이 증가하고 있는데 WHO의 역할이 모호하다.”
WHO는 지속가능한 재정 구조를 마련하고 전략적 사업을 펼 필요가 있다. 이것은 회권국의 의무금 증액이 있을 때만이 가능하다. 이는 WHO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전지구적 건강 이슈를 다루는데 있어 WHO가 청지기로서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필요하다. 또한 WHO 재정의 현재 구조를 바꾸어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또한 자발적으로 기부되는 기부금은 특정 프로그램에 쓰이도록 묶여있는 것이 아니라, 회원국이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집합적으로 결정한 WHO의 전체 목적에 부합되는 한에서 자유롭게 쓰여지도록 해야 한다. 한편, 기부자의 우선순위와 회원국에 의해 결정된 WHO 아젠다가 이해 상충이 일어나지 않도록, 자발적 기부 행위에 대한 행동강령이 필요하다.
WHO 규정은 WHO가 건강과 관련된 국제적 이슈에 대해 리더쉽을 발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은 중요 기부자들이 기부의 효과성과 그들의 기술적 재정조달 역할의 조화를 고려하도록 하는 것도 포함된다. WHO가 그들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다고 하여 기부자에 대해 조언하고 비판할 의무를 회피해서는 안된다.
건강은 기술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문제이기도 하다. WHO는 기술적 문제에 대해 조언하는 것과 더불어 건강의 정치에 참여할 의무를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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