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위원 9명 중 7명 “수입 미국 쇠고기 안전하지만 불안 해소책 필요”
출처 : 중앙일보 김영훈 입력 2012.04.28 02:17 수정 2012.04.28 06:03
중앙가축방역협의회 산하 광우병 위원회의 민간위원 9명 중 7명은 국내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원들은 정부가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본지는 27일 중앙가축방역협의회 산하 광우병 위원회 위원을 대상으로 긴급 인터뷰를 했다. 정부 측 위원과 공석을 뺀 민간 위원 11명 중 9명(무응답 2명)을 대상으로 했다. 방역협의회는 가축 질병에 대한 최고 자문기구로, 정부가 수입 중단을 하려면 협의회 의견을 반드시 들어야 한다.
유한상(전염병학)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미국에서 비정형 광우병이 발생했지만, 수입 규정에 따라 한국에 수입되는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말했다. 박선일(역학) 강원대 수의대 교수는 “자동차로 인한 사망 사고보다 사망 확률이 낮다”고 말했다.
전문가 그룹인 학계 위원(6명) 중에선 우희종(면역학) 서울대 수의대 교수만 “안전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통상 전문 변호사에 따르면 (햄버거 패드 같은) 수입 분쇄·가공육에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는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가 들어간 분쇄·가공육은 수입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본부장은 “미국 쇠고기 검역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다”고 말했다. 광우병 위원 중 소비자 대표 몫은 두 명이지만 공석이거나 응답을 하지 않아 조 본부장의 의견을 들었다. 그는 방역협의회 닭 질병 위원회 위원이다. 축산단체 대표는 안전하지 않다는 쪽이었고, 사료 관련 협회 대표는 안전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갈렸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은 “우유는 광우병과 무관하지만 미국산 쇠고기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남조 한국사료협회장은 “이번 광우병은 일종의 돌연변이 같은 것으로 전반적 안전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에 대해선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낙농육우협회는 수입 중단을 주장했다. 조남조 한국사료협회장은 “외교 마찰을 줄이면서 2008년에 한 수입 중단 약속을 반영할 수 있는 완충 방안이 검역 중단”이라고 말했다. 이영순 교수는 “정부가 정치적 논란에 휘둘려 애매한 태도를 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우희종 교수는 “과거 잘못에 대해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앙가축방역협의회=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가축 방역 자문을 하는 기구. 위원은 60명으로 학계 전문가와 축산·시민·소비자 단체 대표, 정부 관계자로 구성된다. 협의회 산하에 광우병·구제역 등 5개 분야 위원회가 있다.
김영훈.한애란.최선욱 기자filic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