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핵발전소 주변 거주 주민들 여성 갑상선암 발생률 2.5배 높다.
- 반핵의사회 주영수 교수팀 2011년의 ‘원전종사자∙주민 역학조사’ 재검증 결과 발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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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1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대한직업환경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주영수 교수(한림대) 등은 2011년도에 발표된
‘원전 종사자 및 주변지역 주민 역학조사 연구’(연구책임자, 서울의대 안윤옥 교수)의 내용과 결과를 원자료부터 재검토하고 다시
분석한 결과 핵발전소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들에게서 갑상선암 발생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명백히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재검토 결과, 전국의 핵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염색체 이상이 두 배 가까이 높다는 점, 그리고 핵발전소 주변에 거주하는 여성들의 경우 갑상선암 발생률이 2.5배나 높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이 보고서를 발표하며 핵발전소가 주변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는 ‘증거가 없다’라는 원래 연구의 결론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이번에 밝혀진 연구 결과는 정부 보고서의 본문 내용에도 이미 일부 내용이 포함돼 있던 것들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결론에서는 핵발전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가 핵발전소 확대계획을 위해 연구내용에 따른
연구결과를 왜곡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수십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무려 20년에 걸쳐 이뤄진 소중한 연구 결과를 완전히
무의미한 연구로 만들려했다.
또한 일부 연구자들은 조사 대상이 된 핵발전소 주변 주민들 중 건강한 사람들보다 암에 걸린 환자들이 더 많이 조사에 포함되는
‘검출오류’(detection bias)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번의 재검증 결과 이런 오류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히려
20년 동안 새로운 연구대상자들을 모집하면서 암에 걸린 사람들을 제외시켰기 때문에 실제로는 전체 주민 중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루어진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가 암 발생률을 거꾸로 축소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발전소 주변 거주 여성들의 갑상선 암 발생률이 2.5배나 높게 나왔다는 것은 핵발전소 존재자체가 주변 주민들의 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명백한 증거다.
전 세계적으로 핵발전소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지극히 소량의 방사능에 노출되더라도 거의 모든 종류의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또 국내에 있는
핵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누출되는 사고가 여러 차례 벌어졌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우리는 감상선 암뿐만 아니라 다른 암의 발생률은 어떠한지, 또 암이 아닌 다른 질병 발생의 가능성은 없는지 등과 관련한 전면적인 연구의 재검증과 이를 위한 핵심자요의 공개를 요구한다.
이번 재검증 결과는 핵발전소의 대형사고가 나지 않아도 주변 주민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명백히
보여준 것이다. 더욱이 후쿠시마 사고는 심지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 감시도 핵발전소의 위험을 근본에서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핵발전소의 존재자체가 건강에 대한 위험이다.
이에따라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주민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는 핵발전소는 모두 폐쇄돼야 한다.
- 정부는 ‘원전 종사자 및 주변지역 주민 역학조사 연구’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검증할 민간 검증단을 구성하라.
- 이를 위해 주소 자료 등 연구 과정에서 취합된 주민 건강 연구에 필요한 핵심 자료를 즉각 공개하라.
- 정부는 핵발전소 주변 거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건강영향 평가를 당장 실시하라.
2012년 5월 11일
핵없는세상을위한의사회(반핵의사회) / 환경운동연합 / 김상희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