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10명 중 4명 “담배 완전 금지 찬성”…강력 규제 원해
뉴시스 정옥주 입력 2012.11.15 12:03
http://media.daum.net/society/newsview?newsid=20121115120311785
【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우리나라 흡연자 10명 중 4명은 모든 담배제품의 사용을 완전 금지하는 것에 찬성하는 등 보다 강력한 금연정책을 원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제 금연정책 평가 프로젝트인 ITC(국제담배규제사업) 프로젝트팀의 국내 책임자인 국립암센터 서홍관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은 국내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금연정책의 효과를 평가한 ‘ITC 한국 보고서’를 통해 15일 밝혔다.
‘ITC 한국 연구’는 2005·2008·2010년 한국의 흡연자들을 대표성있는 표본 추출을 통해 3차례 수행한 연구결과다. 이 연구는 캐나다 워털루 대학의 ITC 프로젝트팀과 국립암센터의 연구진이 협력해 수행했으며 보건복지부,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국립암센터가 후원했다.
보고서는 2010년 흡연자의 86%가 정부가 흡연의 해로움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조사됨에 따라 정부가 보다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펼칠 것을 권고했다.
구체적으로는 흡연자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55%가 답뱃갑에 어떤 내용의 광고나 디자인도 들어있지 않은 디자인 없는 담뱃갑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또 62%의 흡연자들은 정부가 담배 관련업체들을 고소해 의료비용을 지불하게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정부의 보다 강력한 금연 정책이 필요한 근거로 2005년 흡연자의 35%가 담뱃값에 쓰여진 경고 문구를 관심있게 읽은 반면, 2010년에는 25%로 감소했다는 점을 들었다. 2005년 흡연자들 중 16%가 이 경고 문구를 보고 최소 한번 이상 담배를 참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2010년에는 최소 한번 이상 담배를 참은 흡연자가 11%로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에서는 아직 ‘저타르’, ‘순한’ 등 오해의 여지가 있는 문구들이 규제 없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보고서는 지적했다. 그 결과 30%의 흡연자들이 ‘라이트’ 담배는 흡입하는 타르의 양이 적은 것을 의미한다고 잘못 알고 있었으며, 28%의 흡연자들도 역시 ‘라이트’ 담배가 몸에 덜 해롭다고 잘못 알고 있었다.
아울러 흡연자의 40%는 모든 담배제품의 사용을 완전히 금지하는 것에 찬성했다.
특히 88%에 달하는 흡연자들이 ‘다시 시작 할 수만 있다면, 흡연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흡연을 시작한 것을 후회했다.
이와 함께 ITC 한국 보고서는 가격은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게 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이나, 한국은 2004년 12월 500원을 인상한 이래로 7년간 담뱃세를 인상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계속 하강하던 흡연율이 2007년 이후 남녀 모두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0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흡연자는 담배 소비에 자신의 소득의 3.1%만을 지출하고 있었다.
전체 흡연자들 중 3분의 1(35%)만이 담배에 지출되는 돈이 부담돼 ‘자주’ 또는 ‘매우 자주’ 금연을 생각한다고 답했다. 금연을 결심한 이유도 ‘담배 가격이 부담돼서’라고 대답한 비율이 2005년 38%에서 2010년 27%까지 줄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현재의 담배가격은 금연을 유도하는데 영향력이 현저히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 담뱃세 인상을 통한 담배가격 인상이 시급함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흡연자들도 음식점에서의 흡연금지에 대해 2005년 17%가 찬성했으나, 2008년과 2010년에는 30%, 29%로 2배 가까이 높아졌다.
또 어린이가 함께 탄 차에서의 흡연은 2008년 83%가 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2010년에는 92%가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어린이 동승자가 있을 때 차 안에서의 흡연금지에 대해 94%가 찬성했다.
한편 ITC 프로젝트는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에 따른 금연 정책 영향 평가 연구에 동참하는 22개국의 금연분야 연구자 및 전문가 100명이 참여하는 국제 공동 연구이다. ITC 연구는 담배 규제 정책의 영향력을 측정할 수 있는150가지 이상의 방법들을 포함했고 세계인구의 50% 이상, 세계 흡연자의 60% 이상, 그리고 세계 담배 사용자의 70%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나라들에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