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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담배엔 뭐가 들었나..WHO 공개 추진, FCTC 서울 총회서 합의

담배엔 뭐가 들었나..WHO 공개 추진
FCTC 서울 총회서 합의..우리나라도 최근 성분공개 입법예고
 
연합뉴스 | 입력 2012.11.17 15:15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당사국 총회는 담배 성분 공개, 담배 불법거래, 담배 수요 감소 등의 측면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이번 총회를 계기로 담배 규제를 위한 국제 협력이 대폭 강화할 수 있는 토대를 닦은 것으로 보인다.


◇담배에 약 600가지 첨가물..알려진 성분은 일부 = 이번 총회에서는 협약 각 조항의 이행을 돕기 위한 여러 가이드라인이 논의됐는데, 특히 협약 9조 ‘담배제품 성분 규제’와 10조 ‘담배제품 공개 규제’ 관련 가이드라인이 크게 강화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와 담배연기에 들어있는 독성물질 리스트를 작성, 제시하기로 했다. 앞으로 담배 독성 성분에 대한 연구와 논쟁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질 전망이다.


“담배 제품은 지금까지 그 구성 성분이 알려지지 않은 유일한 인간의 소비 품목”이라는 로런스 데이튼 미 식품의약국(FDA) 담배제품연구소장의 말처럼 담배는 일종의 ‘식품’이지만 흡연자들조차 수 백가지가 넘는 성분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즐기는 매우 이례적인 제품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2009년 6월 담배 제품 제조과정(성분) 등에 관한 규제를 담은 법(Family Smoking Prevention and Tobacco Control Act)을 만들어 담배회사들에 의무적으로 성분을 공개하도록 규정했다.


이 법에 따라 2010년부터 미국 내 주요 담배제조 회사들은 담배의 모든 주요 성분을 FDA에 신고했고, 성분 영향에 대한 자체 연구 결과까지 제출했다. 이들이 사용한 담배 첨가물은 약 600가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진출해 영업하는 필립모리스 등 미국 담배회사는 이런 자국법의 영향으로 한국 소비자 대상 Homepage에도 수십 가지 성분을 구체적 함량과 함께 자진 공개하고 있다.


반면 국내 담배제조회사들은 현재 담뱃갑에 니코틴·타르와 담배 연기의 6가지 성분만 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세계 흐름에 맞춰 지난 9월 보건복지부도 건강증진법 개정안을 통해 각종 첨가제를 비롯한 담배의 성분을 관리·규제하고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담배 연기에 포함된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의 성분을 주기적(반기별)으로 측정하고, 담배 제조에 사용된 재료 및 첨가물 이름과 함량을 품목별로 공개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밀수 등 담배 불법거래 막아 담배 정책 효율성 높이기로 = 아울러 이번 총회는 밀수 등 담배 불법거래를 막자는 내용의 의정서를 전격 채택했다.


FCTC는 담배의 불법 유통과 무역을 효과적으로 규제하는 게 담배 공급 감소 정책의 성공에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나라에서 담배와 흡연을 줄이기 위해 가격이나 세금을 높게 매긴다고 해도 담배 가격이 싼 나라에서 사들여 조직적으로 담배가 비싼 지역으로 밀수해 공급한다면 금연 정책 자체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담배시장 전체의 9~11%가 불법거래로 유통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각국의 세수 손실이 약 405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의정서에는 담배 공급망 허가제, 공급망 감독과 불법거래 수사를 위한 추적시스템, 거래 기록 보관 의무, 인터넷 등 통신수단을 통한 담배 소매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담배 추적시스템은 모든 담뱃갑 포장지에 제조일자 및 장소, 제조 설비, 상품 정보, 판매시장, 유통 경로 등의 정보를 담은 고유식별표시를 부착하는 것을 말한다. 또 여러 나라가 국제 추적시스템이나 국제 정보공유기관을 통해 이 고유식별표시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도 보장된다.


이번에 채택된 의정서가 발효되면 당사국들은 5년 안에 모든 담뱃값에 원산지 및 판매지 정보가 수록된 식별표시를 의무적으로 붙여야 한다.


식별표시를 비롯한 의정서 조항에 어긋나는 각종 행위는 ‘자국법상 위법행위(형법상 범죄행위 포함)’로 규정돼 기소, 몰수, 폐기 처분 등을 위한 법적 조치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담배 가격·조세 정책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따로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총회에서 당사국들은 담배 수요의 가격 및 소득 탄력성을 고려해 물가 변동에 따라 정기·자동적으로 담배세율을 조정하는 체계, 가장 단순하고 효율적 담배 과세 제도, 면세담배 축소 또는 금지, 납세필증 부착 등의 기본 원칙에 합의했다.


shk99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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