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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치킨집 年7400곳 생기고, 3년내 절반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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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 年7400곳 생기고, 3년내 절반 사라져


기사입력 2013-02-06 03:00:00 기사수정 2013-02-06 10:19:56

■ KB경영硏 10년 현황 분석





2011년 11월 프랜차이즈 치킨점을 낸 지모 씨(55)는 현재 폐업을 고민 중이다. 중견기업 부장으로 일하다 명예퇴직 후 9000만 원을 투자해 시작했는데 개점 첫 달부터 200만 원 가까이 적자가 났다.

그는 “인근 5분 거리에 경쟁 프랜차이즈 치킨점이 두 곳이나 있다”며 “배달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주는 돈도 아쉬워서 요즘은 필요할 때만 부르는 시간제 아르바이트생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국내 치킨 시장을 심층 분석했더니 치킨전문점은 매년 7400개씩 생기고 2곳 중 1곳은 3년 이내에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레드 오션(경쟁이 치열한 기존 시장)’인 셈이다.


○ 시장 커졌지만 경쟁 심화돼

국내 치킨 시장은 외식문화 확산과 안정적인 수요를 기반으로 시장 규모가 2001년 3300억 원에서 2011년 3조1000억 원으로 9배가량으로 증가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치킨업종에 뛰어든 사람들도 늘어났다. 음식점 중에서 치킨전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4%에서 2011년 7%로 증가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3만6000여 개의 치킨전문점이 영업 중이다.

수요에 비해 치킨전문점이 폭발적으로 늘어 경쟁 강도도 세졌다. 인구 1만 명당 치킨전문점 수는 2002년 3곳에서 2011년 7곳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치킨전문점을 운영하는 개인 사업주의 연소득은 창업 전보다 되레 줄어들었다. 매출원가, 임차료, 인건비, 세금 등을 제외하고 개인 사업주가 가져가는 연간 순소득은 2011년 기준으로 평균 2400만 원. 이들의 창업 전 연간 소득인 3300만 원보다 900만 원이나 줄어들었다.

유정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경쟁강도 심화로 국내 치킨시장의 생존확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치킨전문점 창업 후 3년 이내에 휴·폐업하는 비율이 절반(49.2%) 가까이 되고 창업 10년 이후 생존확률은 20.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20대와 50대 창업 늘어

은퇴 후 경제활동의 필요성과 재취업의 어려움으로 50대 베이비붐 세대들은 진입장벽이 낮은 치킨전문점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여기에 청년 취업난으로 20대까지 가세하고 있다.

2002년 7%에 불과했던 50대 치킨전문점 창업 비중은 2011년 14%로 두 배로 늘었고 14%였던 20대 창업 비중은 같은 기간 18%로 4%포인트 증가했다.

50대는 창업 비율도 늘어났지만 전 연령대 중에서 폐업률도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2002년 당시 치킨점 휴·폐업자 중 11%에 불과했던 50대 비중이 2011년에는 21%로 증가했다.

경쟁이 치열한 ‘레드 오션’에서도 고유한 아이템 개발로 성공을 거두는 이들도 있다.

조모 씨(31)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안정적으로 가게를 운영해나가고 있다. 조 씨는 기존 치킨점과 차별화를 하려고 메뉴가 2000원대부터인 닭강정 전문점을 선택했다. 월 매출은 800만 원 안팎으로 조 씨가 매달 가져가는 순수익은 월 300만 원 수준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경쟁강도가 심해진 국내 치킨시장에서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닭강정’ ‘불닭’ ‘오븐에 구운 닭’ 같은 틈새시장을 노려 고유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수정·한우신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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