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돌고래 제돌이 6월 제주 바다에 방류
동아일보 기사입력 2013-03-11 11:02:00 기사수정 2013-03-11 16:19:57
http://news.donga.com/Main/3/all/20130311/53607866/1
市예산 7억5천만원 투입…4인 저소득 486가구 한달 생활비
서울대공원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1년이 넘는 야생적응 훈련을 거쳐 6월께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간다.
제돌이 야생방류를 위한 시민위원회는 제돌이 방류 결정 1주년을 맞아 11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개최, 오는 4월 제돌이를 제주도로 옮겨 최종 방류 훈련을 한 뒤 6월 제주 바다에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돌이는 서울대공원에서 육로로 인천까지 간 뒤 선박이나 항공기를 이용해 제주도 인근 바다로 옮겨진다. 이후 가두리 양식장에서 최종 야생 적응훈련을 거친 뒤 장마철 전인 6월께 방류될 예정이다.
시민위는 방류 후 적응 상태 등을 살핀 뒤 12월께 최종 보고회를 열 계획이다.
강형욱 서울대공원 홍보팀장은 “가두리 양식장 설치 지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자주 다니는 길목에 설치할 것”이라면서 “될 수 있으면 큰 파도 등 환경이 급격히 변하는 장마철이 오기 전에 제돌이를 자연으로 되돌려 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남방큰돌고래는 주로 먼바다가 아닌 제주 연안에 무리지어 서식하는 종으로 제돌이가 훈련을 거쳐 제주 바다에 방류되면 무리에 다시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시민위는 내다봤다.
제돌이가 무리 합류에 실패해도 제주 연안에 서식해 먹이를 먹으며 살아갈 수 있다면 방류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덧붙였다.
최재천 시민위원장은 “제돌이의 방류가 생물종 다양성 보존과 생명의 존엄함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작년 3월 12일 불법포획 논란에 휩싸인 남방큰돌고래의 공연을 중단하고 돌고래 3마리 중 1마리를 해군기지가 건설되는 제주 구럼비 앞바다로 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박 시장의 이런 결정은 동물보호론자들의 주장을 수용하는 동시에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야권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서울대공원에 있는 다른 멸종위기종 동물과의 형평성 논란도 일었다.
이후 지난해 4월 시민, 학계, 전문가,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하는 시민위가 구성됐다. 시민위는 성공적인 야생방류를 위해 동물의 운송, 야생적응훈련장 설치관리, 질병관리, 방류 전 행동연구, 방류 후 추적조사 등을 위한 학술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돌이 방류를 추진해왔다.
현재 제돌이는 서울대공원에서 먹이사냥 등 훈련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제돌이 방류에 투입되는 서울시 총 예산은 7억5천100만원으로 올해 4인 가구의 월 최저생계비 154만6천399원의 486배에 달하는 점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제돌이 한마리 방류를 위해 저소득층 486가구가 한달동안 먹고 살 수 있는 시민 세금이 들어가는 셈이다.
김용석 서울시의원(새누리당)은 “제돌이 방류가 이벤트성으로 갑자기 추진된 측면이 있다”며 “세금을 쓸 때는 우선순위가 있고 지금 당장 생계가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든지 방재사업을 하는 데 먼저 쓰여야 하는데 이벤트성으로 세금이 나가면 재정에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