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건강영향 과소평가”
반핵·환경 관련 국제 의사단체 비판
출처 : 연합뉴스 2013/03/12 17:23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3/03/12/0200000000AKR20130312166600009.HTML?input=1179m
(뉴욕 AFP=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가 주민들의 건강에 미칠 영향을 과소평가했다고 핵무기와 환경 관련 운동에 적극적인 의사들이 비판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2주년을 맞아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발표에 나선 의사들은 최근 WHO가 방사능이 누출된 일본이나 여타 지역에서 암 발생이 급증하지는 않을 것으로 결론 내린 일을 문제로 삼았다.
저명한 반핵 활동가인 헬렌 캘디콧은 “WHO 보고서는 백혈병과 암에 걸릴 사람들을 안심시키려고 작성한 것”이라며 실제로는 방사능 유출로 인해 암과 백혈병, 유전 질환 발생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녀의 이름을 딴 헬렌 캘디콧 재단은 ‘사회적 책임을 위한 의사회’(Physicians for Social Responsibility)와 함께 이번 심포지엄을 공동 후원했다.PSR은 1985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국제적 운동단체 `핵전쟁을 막기 위한 국제 의사회’의 미국 내 지부다.
캘디콧은 지난 2월 28일 WHO가 배포한 보고서가 핵심 사안들을 “무시하거나 얼버무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문제를 과소평가했다고 비난했다.
우선 WHO가 실제로 유출된 방사능 수치를 참조하지 않고 추정치에 의존해 분석했다는 것이다.
또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의 섭취가 일생 동안 어린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포괄적으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녀는 또 WHO가 후쿠시마 원전 근로자와 인근 주민에 대한 방사능 영향을 면밀하게 조사하지 않았다며 “의사로서 나는 WHO의 소행을 혐오한다”고 말했다.
캘디콧 박사는 어린이 10만 명 가운데 42%가 낭종이나 혹과 같은 갑상선 이상 증세를 보였다는 한 후쿠시마 의료기관의 조사를 인용하기도 했다. 특히 어린이 세 명은 갑상선암에 걸렸고 다른 7명은 암 의심 징후를 나타냈다.
그녀는 1986년 원전 폭발 화재가 발생한 체르노빌보다 후쿠시마에서 방사성 제논과 세슘이 3배나 많이 유출됐다는 자료도 있다고 밝혔다.
WHO는 문제의 보고서에서 특정 그룹의 후쿠시마 주민들에게 암 발생 위험도가 다소 높다고 결론짓기도 했으나 일본 국내외의 일반인들에 대해서는 “위험 발생 전망치가 낮고 뚜렷한 암 발생률 증가도 우려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 해군의 보급장교 2명은 원전사고가 난 후쿠시마 인근에서 탐색구조 임무를 수행한 뒤 탈진과 탈모, 폐경 증세 등을 겪었다고 심포지엄에서 밝혔다.
뉴욕 의학아카데미에서 이틀간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선 생물학자와 감염성질환 학자 등 다른 과학자들도 건강에 대한 원전사고의 영향에 대한 주제 발표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