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정규직 세습’ 가능해졌다… ‘채용 특혜’ 맹비난
한겨레 등록 : 2013.04.12 14:27 수정 : 2013.04.12 16:39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582542.html
기아차 노사, 광주공장 정규직 채용 면접 때 5% 가산점 합의
기아자동차 노사가 이번 광주공장 생산직 신규 채용 때부터 장기근속자 자녀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적용하기로 해 특혜 채용 논란을 빚고 있다.
평균 임금 8000만원, 지원자 3만여명 몰려
‘정규직 노조’ 이기주의 사로잡혀 ‘도덕 불감증’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차지부 광주공장지회는 12일 “생산직 신규 채용 때 정년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직계자녀 1인에 한해 채용 규정에 적합한 경우 우선 채용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협의를 통해 정년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근속 재직자의 직계 자녀의 경우 2차 전형(면접) 때 면접점수의 5%(3.5점)를 가산해주는 방안을 확정했다. 노사는 1차 서류전형 때도 서류 심사 통과자 가운데 면접대상 인원의 25% 범위 안에서 장기근속자 자녀에게 면접 자격을 주기로 했다.
2차 전형은 면접(70점)과 시험(30점) 점수를 합산해 총 100점 기준으로 치러진다. 노사는 또 총점 동점자가 나올 경우 고득점자 순으로 선발하되, 동점자가 발생하면 장기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하기로 했다.
노조는 장기근속자 직원 자녀 1명에게 1차 전형 때 가산점 10%를 줬던 기존의 가산점 부여 방식을 개정해달라고 요구해 회사와 최종 합의했다. 지난해 화성·소화·광주 등 3개 공장에 채용된 생산직 260명 가운데 장기근속자 자녀는 3~4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회사는 현재 진행중인 광주공장 생산직 노동자 신규 채용 때부터 이번 합의를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광주공장의 생산 규모를 올해부터 50만대에서 62만대로 늘리기로 노조와 합의하고, 생산직 직원을 채용하기로 한 뒤 2월15일 원서를 마감했다. 기아차 광주공장의 생산직 노동자 평균 임금이 8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신규 채용에 3만여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서류 심사를 진행중이며, 생산직 노동자 채용 규모를 노조와 협의중이다.
기아차 쪽은 노사 합의 사실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관계자는 “임단협에 있던 규정 중 세부사항을 개정해 다시 기준을 정립한 것이다. 합의한 날로부터 효력이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 노사 합의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규직 일자리를 대물림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고용 안정과 높은 임금을 보장받는 자리를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은 현대판 음서제 아니냐”라고 말했다. ♣H6s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