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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일베’운영자는 ‘제2의 안철수’ 현직의사… 최근 12억에 사이트 매각한 듯

[단독] ‘일베’운영자는 ‘제2의 안철수’ 현직의사… 최근 12억에 사이트 매각한 듯


  • 박국희 기자

    조선일보 입력 : 2013.04.24 07:30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4/23/2013042302603.html






    
	[단독] '일베'운영자는 '제2의 안철수' 현직의사… 최근 12억에 사이트 매각한 듯



    대표적인 보수 인터넷 커뮤니티로 알려진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의 운영자가 서울의 한 대형 대학병원에서 현직 의사로 근무하고 있는 전문의 A(33)씨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일베’는 지난해 총선·대선을 거치면서 급격하게 규모가 커진 인터넷 사이트로 보수 성향을 보이며 논란의 중심에 자주 섰다. 사이트 운영자에 대해서는 그간 알려진 바가 없었다.

    A씨는 대부분의 병원 동료들에게도 자신이 ‘일베’ 운영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낮에는 의사, 밤에는 일베 운영자’로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닷컴 취재결과 A씨는 최근에 ‘일베’ 사이트를 12억원에 매각하기 위해 인터넷 업계에 종사하는 다양한 인사들을 직접 접촉해 협상을 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이미 A씨가 12억원에 ‘일베’ 사이트를 팔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베’는 최근 국제 해킹그룹 ‘어나니머스’가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의 회원정보를 해킹해 공개하자 여기에 가입한 국내 네티즌들에 대한 대대적인 ‘신상털기’에 나서 논란을 일으켰고, 영국 BBC가 낸시랭을 초청해 공연을 한다는 사실이 전해졌을 땐 회원들이 BBC에 수백통의 항의 메일을 보내 공연을 취소시키기도 했다.

    ◇“의대 교수하려면 ‘일베’ 운영자라는 사실 밝혀지면 안돼”

    지난 2월 인터넷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B씨는 “A씨가 12억원에 ‘일베’를 매각하려 한다”는 말을 듣고 서울 시내에서 A씨를 직접 만나 매각 협상을 벌였다.

    B씨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사이트가 아주 잘 되고 있을 텐데 왜 매각하려 하는지 나도 궁금했다”고 말했다.

    B씨에 따르면 자신을 ‘일베’ 운영자 아이디인 ‘새부’로 소개한 A씨는 협상 자리에서 현직 의사인 신분을 밝힌 뒤 “의대 교수가 돼야 하는데 내가 일베 운영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평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협상은 12억원대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당일 매각은 성사되지 않았다. 며칠 뒤 B씨측은 “사이트를 12억원에 사겠다”고 다시 연락했지만 A씨측으로부터 “12억에 매입하려는 곳이 원래 한 곳 있었는데 그쪽에 이미 팔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최근 ‘일베’의 한달 광고 수익이 7000~8000만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이트를 1년간 유지했을 때 12억 정도의 기대 수익이 난다고 본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인터넷 도메인 등록업체에 따르면 ‘일베’ 사이트의 도메인 주소 정보는 지난달 21일 날짜를 기준으로 갱신됐다. 메인 서버가 변경됐다거나 도메인의 상태가 변경되면 도메인 정보가 갱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씨는 “사업자가 새로 바뀌어서 도메인을 갱신한 것일 수도 있고 단순히 도메인 기간이 만료되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면서도 “업계에서는 이미 ‘일베’가 매각됐다고 알고 있다”고 했다.

    ◇과도한 ‘일베’의 정치적 편향성 부담스러워한 듯

    지난해부터 ‘일베’가 과도한 정치적 편향성을 지니게 되자 A씨가 이를 부담스러워 매각을 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일베’는 애초 인터넷 커뮤니티 문화를 만들어 낸 ‘디씨인사이드’ 사이트에서 파생됐다. ‘디씨인사이드’에서는 그날그날 올라오는 게시물 중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몇개의 글을 따로 모아 ‘일간베스트’라는 코너를 만들어 별도로 관리했다.

    하지만 보통 음란한 내용의 글이나 사진, 호남 비하(卑下) 등 지역주의 조장 게시물 등 격한 글들이 최다 조회수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았다. ‘디씨인사이드’ 측이 이를 계속 삭제하자 A씨는 2010년 삭제된 글만 따로 모아두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그게 ‘일베’였다. ‘일베’의 원래 이름도 그래서 ‘일간베스트 저장소’다.

    일베는 지난해 총선을 시작으로 안철수 대선후보의 출마, 대선 등 연이은 정치적 이벤트를 거치며 급팽창했다.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 12월 3주차의 주간 방문자만 96만명에 달했다.

    ‘일베’는 대선 때 캠프 대변인들이 공식적으로 거론할 정도로 영향력을 확대했다.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의 진성준 대변인은 “일간베스트 저장소의 일부 회원들이 인터넷 여론조작을 지시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의 안형환 대변인은 “일간베스트는 순수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공간으로 유명하다”고 반박했다.

    ‘일베’는 그밖에도 과도한 호남·광주 비하와 여성 비하 글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화하는 등의 태도가 문제가 됐다. ‘신고 당하지 않고 강간하는 방법’ 같은 글이나 성폭행을 모의하는 듯한 글들도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컴퓨터 천재’ A씨, “난 일베와는 관련 없다” 부인

    A씨는 그동안 철저히 신분을 숨겨왔다. 병원 직원들은 A씨에 대해 ‘인터넷 전문가’ 정도로만 알고 있었을 뿐 ‘일베’와의 관련성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씨가 일베 운영자라는 사실을 호남 출신 여의사 동료가 알게 되면 상황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했다. ‘일베’가 논란이 될 때마다 사이트 운영자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던 만큼 A씨가 여기에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 

    A씨는 업계에서도 ‘컴퓨터 천재’로 불렸다. 의사인 신분 때문에 ‘제2의 안철수’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A씨는 과거에도 채 팅 사이트 등 다양한 사이트를 만들고 매각했던 경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병원에서 만난 A씨는 기자가 신분을 밝히자 먼저 “일베 때문에 오셨느냐”고 했다. 그는 “나는 이제 일베와는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매각을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A씨는 “일베의 웹마스터에게 물어보라”며 “(매각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답변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본인이 ‘일베’ 운영자라는 사실에 대해 A씨는 “인터넷에 잘못된 정보들이 너무 많이 돌아다녀서 변호사를 통해 모두 대응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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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균 칼럼] 大選여론 조작 목적이면 330위 사이트 골랐겠나


  • 김창균 부국장




  • 조선일보: 2013.04.24 03:02 | 수정 : 2013.04.24 05:02


    국정원女 넉달간 댓글 120개, 1500만 방문 네이버 놔두고 6만명 親野 네티즌과 상대
    朴·文후보 언급 하나도 없고 제주도 기지 등 北 자극에 초점
    ‘對北 심리전’ 설명 왜 못 믿나









    
	김창균 부국장


    김창균 부국장


    국가정보원 소속 여직원 김모(29)씨가 작년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 사이트에 댓글을 올린 일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4·19 혁명의 계기가 된 3·15 부정선거에 맞먹는 일”이라고 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없었다면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됐을까”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정통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국정원은 “정상적인 대북 심리전 활동의 일부”라고 반박했다.

    역사가는 한 시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때 그 경쟁적인 가설(假說) 중 어느 쪽이 사료(史料)와 부합하는지 검증하는 방식으로 역사적 진실에 접근해 간다. 국정원 댓글 사건 역시 같은 방법으로 진상(眞相)에 다가설 수 있다. 국정원 김씨가 댓글을 단 이유에 대한 가설 1은 ‘상부 지시에 따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서’라는 야당 주장이고, 가설 2는 ‘남측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는 북 요원을 감시·추적하기 위해서’라는 국정원 주장이다. 어느 쪽 가설이 진실에 가까운지 검증하기 위한 물증은 김씨가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다는 댓글 120개이다.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가설 1′이 성립하려면 김씨는 가급적 네티즌이 많이 모이는 사이트, 그것도 대선에서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많이 모이는 사이트로 갔어야 한다.


    김씨가 주로 활동했던 ‘오늘의 유머’는 종북(從北) 성향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친야(親野) 색깔이 짙다. 지난 4월 7~13일 일주일간 방문자 수 기준 순위가 전체 사이트 중 330위였다. 하루 평균 순(純)방문자 수가 6만5213명으로 1위 네이버 1538만8291명의 1%도 못 된다. ‘오늘의 유머’는 ‘가설 1’이 성립하기 위한 두 가지 조건과는 동떨어진 반면 북 사이버 요원을 찾기 위해서라는 ‘가설 2’에는 아주 적합한 무대다.

    김씨가 쓴 댓글들은 ‘북한은 주민은 굶기면서 핵실험 하고 미사일 쏘는 비정상적인 집단’처럼 북한을 비난하거나 ‘눈과 귀 틀어막고 제주기지를 반대하는 세력 때문에 국가 안보가 보류됐다’며 북한이 민감해하는 이슈를 주로 건드렸다. “북한을 자극하는 글을 올리면 북 사이버 요원이 반응하며 미끼를 문다”는 국정원 김씨 주장과 맞아떨어진다. ‘가설 2’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반면 ‘가설 1’이 진실이라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거나 문재인 후보를 비난하는 글이 많이 등장해야 하는데 김씨는 박 후보, 문 후보 이름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야권에서 유일하게 발견해낸 증거라는 것이 문 후보가 토론회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공약한 다음 날 올린 ‘목 내놓고 금강산 가기는 싫다’는 댓글 한 줄이다. 김씨가 대선 후보를 직접 겨냥한 글은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TV 대선 토론에서 대한민국을 남쪽 정부라고 부른 것을 문제 삼은 딱 한 가지였다. 당시 이정희 후보는 1% 내외 지지율을 오르내리며 야권 성향 표를 잠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민주당은 이 후보 사퇴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이런 국면에서 국정원 김씨가 이 후보를 공격한 것은 문 후보를 지원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정원이 김씨에게 박 후보 지원을 명령했다는 ‘가설 1’과는 정반대 행동을 한 것이다.

    경찰이 국정원 김씨의 댓글이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발표하자 조국 서울대 교수는 “국민을 얼라(어린아이)로 아나”라고 했다. 조 교수는 작년 대선 국면에서 40만 팔로어를 상대로 하루 수십 개씩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야권 후보 단일화 국면에선 3단계 방법론을 제시하며 적극 중재에 나섰고 “박근혜는 재벌 총수와 기업 자체를 혼동하고 있다. 문재인 지적에 박근혜가 당황했다” “박근혜가 집권하면 이정희는 감옥에 들어갈 것 같다” 등 박 후보를 실명으로 공격했다. 특정 후보를 지원했다는 말을 들으려면 조국 교수 정도의 활약상은 보여야 한다. 반면 국정원 김씨는 대선 전 4개월간 댓글 120개를 달았다. 하루 평균 한 개꼴로 한두 줄짜리 짤막한 댓글을 올린 것이다. 대선에 개입하라는 상부 지시를 받고도 김씨가 이랬다면 태업(怠業) 아니면 항명(抗命)에 해당한다.

    ‘오늘의 유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시글은 조회 수가 1만 회 남짓이다. 그 밑에 달리는 댓글까지 꼼꼼히 읽는 사람은 많아야 수백 명일 텐데 댓글로 친야 성향 유권자 마음을 움직여 대선에 영향을 주라고 지령을 내릴 바보가 도대체 어디에 있겠는가. 야당은 김씨 댓글 때문에 108만 표 차로 갈린 대선 결과가 바뀌었을지 모른다고 주장한다. 또 김씨 댓글을 3·15 부정선거에 빗대며 4·19 혁명처럼 들고일어나야 한다고 선동한다. 국민을 ‘얼라’ 취급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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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보혁갈등-1] ‘오늘의유머(오유)’와 ‘일간베스트(일베)’ 그 맞대결의 계보

    이투데이 최종수정 : 2013-04-23 16:37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722194




    최근 포스코에너지 임원 폭행사건으로 일간베스트(일베)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사건 진행과정을 ‘깨알같이’ 담은 일지부터 해당 임원의 신상까지 일베를 중심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국정원 직원의 대선 개입은 오늘의 유머(오유)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오유와 일베가 인터넷공간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각계의 주목을 받으며 진보와 보수 간 치열한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온라인 보혁갈등은 오유ㆍ일베 맞대결이 있기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1990년대 PC통신 시절 하이텔 천리안은 비교적 온건한 보수 기조를 유지했으나 후발주자인 나우누리는 진보의 캠프란 위상을 확실히 다졌다. 1990년대 대학생 시위전략이 나우누리 비밀방에서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을 포착한 공권력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아 서버를 뒤진 일화도 있었다.


    포털 중심의 인터넷시대에 접어들며 다음 아고라와 네이트판은 진보가치를 옹호하는 젊은이들로 붐볐다. 반면 네이버는 중립적인 운영에도 불구 보수성향이 짙은 사용자들이 많아 보수 포털이란 이미지를 갖게 됐다. 네이버 창립 멤버들이 주로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SDS 출신이란 점도 거들었다.


    포털이 진보 보수란 구도로 나뉘면서 성향이 비슷한 사용자들끼리 똘똘뭉치는 흐름을 보였다. 그 결과 다음 아고라에서 보수의견을 낼 경우 자연스레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정치적 쟁점을 젊은 세대의 어법으로 풀어낸 글들은 수많은 독자를 끌어모았다. 공감댓글이 수십, 수백 건 씩 쌓이며 거대한 공감대와 정치적 여론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광장은 비난과 욕설로 얼룩지기도 했다. 특히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선거철 때마다 포털 이용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특정 정치인을 옹호하거나 비난하는 ‘댓글 달기 전쟁’ 을 벌였다. 욕설과 확인되지 않는 루머도 올바른 여론 형성에 방해가 됐다. ‘오마이뉴스’,‘뉴데일리’ 등 인터넷 언론 매체도 진보와 보수 성향으로 뚜렷하게 갈리면서 온라인 보혁갈등을 더욱 부추겼다. 여론 형성은 커녕 욕설과 감정싸움으로 치달았다. 보다 못한 포털사이트는 무분별한 게시판운영에 대한 규제를 강화, 악성 댓글 삭제 등으로 대응했다. 포털에서 탈출, 스스로의 공간을 만들어 낸 이들도 있었다.


    그들은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게 해준 일베와 오유에 안착하게 됐다. 실제로 오유와 일베는 운영자 개입을 최소화하며 운영되고 있다. 회원 중심 운영이 매력포인트였다. 규제가 없는 사이트에서 네티즌들은 자유로이 자신의 생각을 올리고 나눴다. 그들의 구호는 “무한 공유”였다. 때론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게시물도 넘쳐났다. 표현에 대한 규제가 없다 보니 지나친 비난과 욕설이 난무하기도 하다. 일베와 오유가 비난 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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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보혁갈등-2]‘일베’란?…인터넷 우파의 주둔지

    이투데이 최종수정 : 2013-04-23 15:52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722247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는 디씨인사이드에서 파생했다. 디씨인사이드 코미디갤러리(코갤) 사용자들이, 음란하거나 폭력적인 게시물들이 사라지기 전에 외부서버에 별도로 저장하기 위해 만든 임시 저장소 목적으로 탄생한 것. 이를 위해 사비를 지출한 ‘모에명수’가 일베의 초대 운영자로 알려져 있다.


    2대 운영자 ‘SAD’를 거쳐 현재는 3대 운영자인 ‘새부’가 일베를 맡고 있다. 새부가 운영을 맡은 후 일베의 정치색이 더욱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좌파 성향이 다수였던 인터넷 공간에서 ‘젊은 우파’들이 일베로 모여들면서 일베는 우파의 대표성을 가진 커뮤니티로 발전하게 됐다. 랭키닷컴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일베의 월간 접속자는 400만명을 넘어섰다. 페이지뷰 역시 월 10억뷰를 돌파했고 동시접속자 수는 2만명 이상이다.


    보수적 정치성향을 제한 없는 유머로 표출하는 사이트로 자리매김한 일베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일베 게시판 이용자(자칭 ‘일게이’, ‘게이’)들을 분류한 공식적인 조사는 없지만 연령과 지역, 학력, 직업이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게이 ‘학력인증’에는 국내 유명대학뿐 아니라 해외 하버드ㆍ케임브리지ㆍ베이징대 등 학생이 줄줄이 참여해 화제가 됐다. 학력인증은 ‘직업인증’으로 이어져 삼성전자(1,478,000원 ▽5,000 -0.34%)ㆍ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은 물론 미국 나사 연구원ㆍ의사ㆍ약사ㆍ애널리스트ㆍ교수 등 다양한 고소득 직종 종사자들이 자신의 신분증을 올렸다.


    이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찌질함엔 학력의 고하가 없다는 사실의 실천적 증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단 여성 비하가 일상화된 일베의 특성상 성별로는 남성 이용자가 절대 다수인 것으로 추정된다. 게이 대다수는 한국 여성들을 ‘김치녀’로 지칭하며 심한 욕설과 성적 폭력이 포함된 게시물들을 소비하고 있다.


    일베는 여성비하뿐 아니라 과도한 독설로도 유명하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표현하며, 호남인들은 ‘홍어’로 불린다. 일제강점기 위안부 할머니에 대해서는 일본으로 성매매 원정을 갔다는 의미로 ‘원정녀’라고 비하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서는 ‘운지’라는 표현으로 조롱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베에서 일상화된 용어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의미의 ‘전땅크’, 로리타와 어린이의 합성어인 ‘로린이’, 오유 등에서 활동하는 좌파들을 지칭하는 ‘씹선비’, 여성을 비하하는 ‘보슬아치’, 좌파 좀비의 줄임말인 ‘좌좀’ 등이 있다.


    일부 게이들은 자신이 키우는 애완견과의 수간 인증 사진, 이건희 삼성 회장 손녀 강간 모의, 장애아동 성추행 경험담 등을 올려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와 같은 행태 때문에 여러 네티즌들은 일베 이용자들을 ‘일베충’으로 부르며 일베의 유해사이트 지정과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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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보혁갈등-3] 진보의 아성 ‘오늘의 유머’

    이투데이 최종수정 : 2013-04-23 15:53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722234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특히 정치색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이 사이트의 사용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표현하면서 강력한 이슈메이킹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중 ‘오늘의 유머’(오유)는 일명 ‘국정원녀 사건’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며 이슈메이커로서 이름을 알렸다.


    ‘오유’의 시작은 사이트 이름 그대로 가벼운 유머 메일로 시작했다. 1999년 9월 ‘인포메일’의 부속사이트인 메일 메거진으로 출발한 ‘오유’는 2005년 드림위즈를 거쳐 파란의 서버로 이전을 했으며 현재는 개인 서버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 수와 게시판의 숫자도 늘어났지만 지금처럼 정치적 색깔을 띄게 된 것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다. FTA와 쇠고기 수입 파동 등 정부의 움직임이 민주주의에서 역행한다고 판단한 각 커뮤니티들 이용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공유하면서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왔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행보를 찬성하는 곳과 반대하는 곳이 갈리게 되었는데 현재 정치색을 적극적으로 띄는 커뮤니티 사이트는 당시의 성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랭키사이트에 따르면‘오유’는 엔터테인먼트 유머 관련 사이트 중에서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를 이어 2위 규모의 사이트다. 또한 진보적 색채를 띄는 커뮤니티로서 보수 성향을 가진‘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와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의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온라인 보혁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게재하는 콘텐츠와 의견은 이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영향력을 가지게 됐다. 이를 일찍이 파악한 정치권에서도 ‘오유’를 포함한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의 동향과 패턴에 신경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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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보혁갈등-4] 일베는 ‘공공의 적’인가?

    이투데이 최종수정 : 2013-04-23 15:55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722235


    지난해 대선을 5일 앞둔 12월14일 일베가 반 일베 커뮤니티 연합에 ‘털렸다’. 일베에 반대하는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동시에 일베 사이트를 공격해 게시판 ‘도배’로 서버 과부하를 일으켰다.


    보수우파 성향이 강한 일베 이용자들은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커뮤니티들을 설득하겠다며 해당 커뮤니티에 가입한뒤 무차별적으로 글을 올렸다. 이른바 코드명 ‘산업화’ 공세였다.


    이에 분노한 ‘아이러브사커’, ‘이종격투기’, ‘엠엘비파크’, ‘오늘의유머’, ‘화장발’, ‘쌍화차코코아’, ‘소울드레서’, ‘뽐뿌’ 등에서 활동하던 회원들은 동시에 일베로 몰려갔다. 이들은 평소 자신의 커뮤니티에 올리던 글 그대로 일베에 “신상 립스틱 추천해 주시긔”, “맨유 응원합시다” 등의 게시물을 올리는 방식으로 ‘일베대첩’에 참여했다. 이들은 이 공격을 ‘농업화’로 명명하고 각종 ‘짤방(짤림방지)’으로 기념하고 있다.


    ‘진중권 사망유희’도 유명한 사건이다. 지난해 10월28일,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일베에서 활동하는 ‘간결’과 북방한계선(NLL), 정수장학회를 주제로 맞장토론을 벌였다. 간결이 진 교수와 트위터 상에서 벌인 설전이 일베에 실시간 중계되면서 다른 일베 회원이 출연료를 쾌척해 인터넷TV 토론이 성사된 것.


    90여분간의 논쟁 끝에 간결은 패배를 인정했고 진 교수는 출연료로 받은 100만원을 ‘일베회원일동’ 이름으로 쌍용차(5,780원 △10 0.17%) 해고노동자 돕기 계좌에 입금했다.


    지난 1월에는 오유가 일베에게 해킹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1월31일 일베에는 오유 운영자의 계정을 해킹해 오유를 공격하던 일베 회원들의 차단된 계정을 차단해제하는 화면 캡처가 올라와 논란이 됐다.


    일베 회원들은 오유에 게시물을 도배하거나 서버를 다운시키는 등 지속적으로 공격해 왔고, 오유는 이에 대응해 일베 회원으로 추정되는 이용자들의 계정을 차단했다. 이에 일베 회원이 더욱 집중적인 공격과 해킹으로 맞선 것.


    오유 관리자는 공지를 통해 “일베인에 의한 운영자 계정 해킹사건이 있었다”며 “해킹 범인과 신상털이범에 대해서는 제가 취할 수 있는 모든 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 사이트 4곳의 회원정보 2만여건을 해킹해 공개했던 해커집단 ‘어나니머스’의 ‘Anonsj’ 역시 일베에서 활동하던 중학생으로 알려졌다. 어나니머스는 해킹 자체에는 내부 합의가 이뤄졌지만 개인 신상정보 공개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공개에 반대했던 어나니머스들은 “일베에 있는 중·고등학생들의 정치적 편향성은 극우주의자에 비교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5.18 이야기만 꺼내도 모두 종북이라고 몰아붙이는 수준에까지 왔기 때문에 충분히 사이트 가입자들을 공개하는 데 영웅심리가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베 운영진은 공지를 통해 “타 사이트에서 해당 사이트의 규정을 어기는 행위나 타사이트에 피해를 주기 위한 목적의 글, 타인의 개인정보 유출 및 음란물 게재 역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인종, 성별 등의 태생을 근거로 집단이나 개인을 비방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으며 적발할 경우 차단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사건은 이어지고 있다. 일베는 걸그룹 미쓰에이 멤버 수지를 성희롱해 소속사로부터 고소당했고, 쇼핑몰 운영자 윤선경씨 역시 일베를 성희롱 등으로 고소했다. 암으로 세상을 뜬 울랄라세션 임윤택 단장, 배우 박시후씨 성폭행 논란에 대한 악플 역시 파장을 일으켰다.


    이같은 일이 이슈가 된 후 포털사이트 다음에는 ‘일베를 유해사이트로 지정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올 때마다 2만명 가까운 네티즌이 지속적으로 서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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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보혁갈등-5] ‘일베’와 ‘오유’, 그리고 현실 정치


    이투데이 최종수정 : 2013-04-23 15:55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722226




    요즘 정치권에서도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와 ‘오늘의 유머’(오유)를 순례지로 삼고 있다. 인터넷순위 정보를 제공하는 랭키닷컴이 유머사이트로 분류하지만 그 위상과 파급력을 표현하기엔 부적절해 보인다.


    규제가 없는 자유 게시판 형태의 ‘일베’와 ‘오유’에서 자신의 정치적인 견해를 가감없이 자유로이 게재할 수 있는 점이 두 사이트의 존재 이유이자 성장동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많은 네티즌들이 자신의 의견을 게재하고 이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여론을 만들어가는 광장으로 성장해갔다. 일베와 오유를 찾는 이용자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다.


    최근 불거진 대기업 임원 기내폭행 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된 것도 일베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인터넷 공간 전역으로 삽시간에 확산된 사건일지 패러디 네티즌댓글 때문이다. 일베 일부 이용자들의 댓글과 이들이 만드는 콘텐츠들이 여론의 향방을 좌우하거나 여론을 조성하는데 영향을 적지않은 영향을 준 셈이다.


    항상 여론과 민심의 흐름을 파악해야 하는 정치권이 이들 사이트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국정원 여직원이 진보성향의 ‘오유’의 운영방식을 꼼꼼히 챙기며 직접 댓글까지 단 사실이 확인됐다. 여기에 오유 게시판을 이용한 통합진보당의 여론조작 스캔들까지 터져나왔다. ‘일베’와 ‘오유’는 여론의 밑바닥을 이루는 정치적 아우성을 거침없이 담아내고 퍼뜨린다. 강소사이트로 부상한 오유와 일베가 이제 정치적-사회적 영향력까지 지니게 된 이유다.


    그러나 장점은 곧 단점이 되기 십상이다. 특별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오류를 알아채기 어려운 사건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공론화하고, 특정인이나 심지어 고인에게도 무자비하고 근거 없는 비난과 욕설을 퍼붓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물론 내부의 비판과 자성으로 사실확인을 거쳐 진정되기도 한다.


    일베ㆍ오유, 오유ㆍ일배 이렇게 두 사이트가 각각 별도의 진보와 보수의 캠프로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구도를 그려가는 모습이다. 원색적인 언어와 때론 그들만의 언어가 난무하면서 새로운 참여자들의 진입을 막고 있기도 하다. 인터넷 초기 미국의 한 문명사학자는 인터넷의 발전이 인류를 야만으로 되돌려놓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말과 글의 안정성을 깨는 구어체언어의 범람을 우려했던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오유 일베 두 사이트를 보는 기성세대의 앵글과 거의 같을 것이다. 다만 그 숱한 좌충우돌 속에서도 냉철한 비판과 자성을 촉구하는 소중한 고순도 초강력 댓글이 여전히 일베와 오유를 이끄는 힘이자 자정능력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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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보혁갈등-6] 강소 커뮤니티 즐비…”우리도 기억해주세요”

    이투데이 최종수정 : 2013-04-23 15:56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722251

     


    인터넷 세상에 일베와 오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MLB파크(엠팍)’, ‘클리앙’, ‘SLR클럽’, ‘뽐뿌’ 등 사이트와 다음까페 ‘아이러브사커(알싸)’, ‘이종격투기(이종)’, ‘화장발(장발)’, ‘쌍화차코코아(쌍코)’, ‘소울드레서(소드)’ 등도 활발하게 운영되는 커뮤니티들로 꼽힌다.


    해외야구커뮤니티 엠팍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가 올린 ‘동네야구 4번타자 문재인 인사드립니다’ 글이 화제가 됐다. 문 후보는 지난해 12월10일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야구매니아고 가입은 했었지만 제대로 인사를 못 드렸다”며 “여러분께서 큰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신다는 이야기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글을 자유게시판 격인 불펜에 남겼다.


    문 후보는 회원들이 정말 문 후보가 남긴 글인지 의문을 갖자 자신의 트위터에 엠팍 화면을 띄운 모니터 앞에서 찍은 사진을 올려 ‘인증’을 하기도 했다.


    엠팍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 야구에 관심있는 소수가 모이는 게시판이었지만 점점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지금은 야구 외에도 다양한 주제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발전했다.


    이에 앞서 문 후보는 11월30일 다음 이종까페에 동영상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2003년 개설된 이종은 23일 현재 가입자 80만8759명으로, 다음 까페랭킹 2위다. 엽기사진방과 엽기동영상이 활발하다.


    회원수 124만5301명의 알싸 역시 대표적인 남초 커뮤니티로 ‘일베대첩’을 최초로 기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2년 개설됐으며 알싸 동영상, 알싸 사진방, 알싸 토론방 등에 많은 자료가 올라와 다음 까페랭킹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에서는 ‘삼국까페’도 빼놓을 수 없다. 여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장발, 쌍코, 소드를 묶어 ‘삼국’으로 부른다. 가입자는 각각 32만3408명, 11만6832명, 14만2089명에 달한다.


    삼국은 화장품, 성형, 패션 까페로 시작했지만 다양한 주제로 의견을 나누는 다주제 커뮤니티로 발전했다. 특히 정치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활동에도 직접 나서 주목받았다.


    삼국은 광우병 쇠고기 반대운동에 앞장섰던 것을 시작으로 4대강 사업 저지, 미디어법 반대, 나꼼수 논란 등에 활발한 목소리를 내 왔다. 삼국 회원들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해찬 전 총리, 노회찬 전 의원 등과 만남을 가졌고, 한명숙 전 총리는 쌍코ㆍ소드에 직접 가입하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뽐뿌는 23일 기준 랭키닷컴에서 IT관련 커뮤니티 사이트 방문자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휴대폰 전문 사이트다. 휴대폰 관련 정보를 나누는 데서 출발했지만 역시 여러 주제를 자유롭게 다루는 커뮤니티로 발전해 많은 이용자들이 방문하고 있다.


    같은 분류에서 랭키닷컴 2위인 SLR클럽은 디지털카메라 특화 사이트로, 5위인 클리앙은 전자제품에 집중해 시작했다. 다른 커뮤니티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영규칙이 철저하고 이용자 연령층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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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베충? 우습게 보다간 큰 코 다친다!


    [기고] 러시아 스킨헤드, 일본 넷우익, 그리고 일베


    정재원 국민대 교수

    프레시안 2013-04-23 오전 11:20:09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130422182202&section=03

    구(舊) 소련 붕괴 이후 나타났던 끔찍한 사회적 흐름 중 하나가 ‘스킨헤드(skinhead)’의 등장이었다. 이들 ’10대’ 보수들의 외국인을 상대로 한 무자비한 폭력은 2010년 ‘한국유학생 살해사건’으로 우리에게도 알려졌다.(☞러시아 스킨헤드와 당시 사회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2페이지 하단 박스 참조)

    러시아 스킨헤드처럼 끔찍한 공격행위는 아니지만, 한국 온라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 보다 심각한 우려를 낳는 광범위한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바로 최근 수차례 언론에서 주목을 받았던 ‘일베(일간 베스트 저장소 www.ilbe.com)’이다. ‘디시 인 사이드’의 부문별 갤러리에서 추천을 많이 받은 글이 ‘일간 베스트’ 글이 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추천 글 대부분이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관리자들에 의해 삭제를 당하곤 하자, 일부 이용자들이 카페를 따로 개설해 베스트로 올라온 글을 복원했다. 이를 토대로 ‘일간 베스트 저장소’라는 독립 사이트가 시작된 것. 이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일베는 동 시간 접속자 수가 2만여 명에 이르며, 하루 접속 횟수만 무려 3300만 건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사이버 공간이 됐다.







    ▲ 4월 23일 자 일간 베스트 저장소 홈 페이지 캡쳐.

    문제는 이 공간의 반동성과 폭력성이다. 일반적으로 일베를 보수 우파들의 해방 공간이라고도 하지만, 실제 그 심각성은 폭력과 범죄적 행위들이 마음 놓고 자행되고 있는 반인간적, 반동적 무법지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공간에 글을 쓰는 수많은 이들을 하나의 특징으로 묶을 수는 없는 것은 사실이고, 문제가 되는 일은 상대적으로 소수가 벌이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추악한 궤변, 또는 본질을 감추려는 기도에 불과하다. ‘추천’의 반대 버튼이 ‘민주화’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가 피로써 얻고 지켜온 인간 역사의 가장 중요한 성과물인 민주주의가 현재 무참하게 짓밟히고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일베를 논하기 전에 강조해 둬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상상하는 서구식 보수 세력이란 적어도 지구상 대부분의 비(非) 중심부와 주변부 국가에서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니, 사실 서구에서조차 보수 세력이란 끝없는 특권·기득권·탐욕 추구 집단을 의미한다. 단지 서구에서는 보수 세력에 저항해 인민 대중이 피로 이룩해 놓은 제도제약으로 그들만의 독점적 이익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하물며 오랜 식민지 경험과 독재로부터 벗어난 지 불과 얼마 안 된 정치적·절차적 민주주의조차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한국. 그리고 비중심부 사회 대부분의 보수 세력은 서구지향적 지식인의 ‘건전한 보수와 건전한 진보’ 운운하는 순진한 바람과 달리, 거의 모든 분야에 걸친 모든 종류의 범죄적이며 반동적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바로 ‘일베’와 같은 공간은 보수의 적나라한 ‘쌩얼(민낯)’을 거침없이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일베 만세를 위해 초등학생을 때리는 행위, 개와 수간하는 내용, 성기 인증, 쇼핑몰 CEO 성희롱 사건, 미스에이 수지 성희롱 사건, 울랄라 세션 고(故) 임윤택 씨의 사망과 그 아내에 대한 악플 등 선정적·폭력적 내용이 아무런 제재 없이 게재되고 있다. 또 보수와는 아무 상관없는 범죄적 수준의 반인간적·반여성적·반민주적·지역차별적·인종주의적 폭력에 대한 글이 이 난무하는 것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들은 전두환과 같은 독재자를 찬양하고, 전라도 사람들을 ‘홍어‘로 표현하며, 여성은 3일에 1번은 패야 한다는 ‘삼일한’과 같은 용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5.18 희생자들의 사진을 가리켜 ‘홍어 말리는 중’이라는 막말을 올렸고, 자살한 민주통합당 의원의 아들에게 ‘노무현을 추종하다 자살까지 따라 했다’는 식의 천인공노할 망언을 싣기도 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의 딸 테러 기도 글, 조선족 여성 강간 계획 글 등 하나하나 나열할 수 없을 정도의 도저히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폭력 범죄 행위, 그것도 아주 반동적인 행위를 태연히 자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이트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의 말일 뿐이니,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사회과학자들 대부분 이러한 공간에 대해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진보적인 지식인조차 이들에 대해 관심 받고 싶어 하는 철부지들의 불만을 배설하는 공간일 뿐, 폄하하거나 사회 내 주변화 된 집단의 일시적인 일탈 공간 정도로 간주해 온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여론화하는 것이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뿐이라고도 한다. 안타깝지만, 이런 주장은 아직도 온라인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잘 알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된 잘못된 주장이다.

    일본의 소위 ‘신(新) 우익’의 영향력 확대는 바로 이런 낙관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인 일본 우익에 대해 대부분의 젊은 세대는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 왔다. 그러나 일본 경제의 장기 불황 속에 신자유주의적 사회 개조로 인한 불안정 고용과 구조적 청년 실업이 만연하면서 일본 사회 내에서 구(舊) 우익과 구별되는 젊은 우익들이 온라인에서 세를 확산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주로 온라인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넷(NET) 우익’이라고도 불린다.

    이들은 전통적 우익의 주장과는 다른 맥락에서 일본 내 소수 민족화 된 재일교포는 물론, 일본계 브라질인과 중국·동남아시아 국가 출신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주장을 한다. 더불어 이들에 대한 적개심을 ’2ch(www.2ch.net)’ 등을 비롯한 온라인에서 키웠다. 국가와 자본에 대한 불만은 역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듯 소수자에게도 향했다. 이들은 소수민족과 이민자의 출신국에 대한 근거 없는 비하와 더불어 애국주의·민족주의적 감정을 키웠으며, 자연스럽게 왜곡된 역사와 맞닿았다. 거짓과 왜곡이 범람했지만, 점차로 이들의 주장은 인터넷 정보민감한 어린 학생들에게 진실로 믿게 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많은 이들이 ‘찌질한 오타쿠’라며 온라인에서 욕구를 배설할 뿐이라고 폄하했지만, 결국 이들은 예상을 깨고 어느 시점부터인가 보란 듯이 오프라인에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게 됐다. 그 계기는 바로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은 있으나, 젊은층의 지지를 얻지 못해 세가 약화한 전통적인 ‘구 우익’과의 결합이었다.







    ▲ 지난해 3월 10일 자 SBS <그것이 알고 싶다 - 누가 김태희를 쫓아냈는가>에 출연한 사쿠라이 마코토. 그는 “일본에서 독도를 한국땅이라고 주장하는 배우의 광고 촬영을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인이라면 그런 배우를 광고에 기용하는 기업에 불이라도 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쳐

    이 같은 결합의 상징적 인물이 바로 ‘재일교포의 특권을 반대하는 모임(재특회)’을 비롯한 여러 우익 연합 단체를 이끌고 있는 사쿠라이 마코토이다.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는 졸업비정규직을 전전하다가 집안에 틀어박히게 된 상황이 ‘재일교포를 비롯한 외국인들 때문’이라는 온라인에서의 거짓 선동에 휘말렸다. 이후 과격한 우익 논객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그는 아베 총리 등이 소속된 구 우익 조직과 접촉하게 된다. 결국 그는 우익 조직의 연대를 도모하며 이들과 함께 오프라인으로 진출한다. 여기에 한류 확산에 불만을 가진 집단까지 포섭해 이들은 온 라인에서 급속하게 세력을 확산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잠잠했던 일본 시민 사회의 불만이 공론의 장으로 표출되기 시작하면서 더불어 이들의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와 불안정한 사회는 불만에 가득 찬 청년을 양산했고, 이들 중 상당수는 우익적 선동에 쉽게 매료되면서 우익 집단에 동조했다. 결국 소수민족 상권 및 거주 지역에서 해당 소수민족에 대한 반대 시위라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대중 시위를 조직할 정도로 이들의 세력은 크게 성장했다. 러시아 스킨헤드의 폭력적인 공격보다 온라인에서의 광범위한 선동을 바탕으로 한 대중의 지지를 기반으로 한 시위가 어떤 면에서는 더 위험하다.

    아직 한국에서는 유럽과 미국, 러시아 등에서 일어난 인종주의 집단의 조직화 또는 그들에 의한 조직적 공격은 없다. 또한 일본처럼 온라인 우익 집단이 오프라인의 조직화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구 우익과 신 우익 간의 결합도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베와 같은 온라인 사이트의 등장은 오프라인에서도 오래 전부터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각양각색의 보수적, 극우적 분위기가 확산되어 가고 있음을 증명한다. 우리는 이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신자유주의적 국가로의 개조 속에 우리 사회도 정권에 대한 불만이 여성이나 이주민에게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주민과 여성 관련 기사에 달리는 댓글을 볼 때 이런 극우적 흐름의 저변은 이미 크게 확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현상은 과거 보수정권에 비판적이었던 하층 계급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비록 오프라인 조직화에 성공한 몇몇 이주민의 반대 카페 활동은 신 우파들 중 인종주의적 측면이 드러난 단체 활동이기는 하지만, 소위 ‘민주 정권’ 아래에서 이주노동자와 여성에 대한 인권이 상대적으로 강조된 사실은 아주 쉽게 여타의 보수적 의제와 결합하는 계기가 되었다.

    더욱이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일베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공신 중 하나로 꼽았듯, 낡은 반공주의와 왜곡된 민족주의, 애국주의, 가부장제적 이념으로 젊은 층에서 외면 받은 구 우파 정치 세력이 이들 젊은 극우 집단의 등장을 내심 환영하고 있다. 저임금 노동 유지라는 자본의 입장을 대변해 (그 본래의 의미와는 전혀 다르지만) 다문화 정책을 앞 다투어 홍보했던 구 보수 우파와 달리, 신 우파는 이에 대해 매우 적대적인 인종주의적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양성평등·(사회)경제 민주화·복지 국가 등에 대한 반대에 있어서 서로 방향이 일치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수위만 조절해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도 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일베와 같은 집단의 구성원은 ‘찌질한 집단’, ‘주변화 된 집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다수는 젊은 층이고 주변화 된 집단일 수 있으나, 여느 보수 반동 우파들과 마찬가지로 이데올로기는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이용자들은 스스로 SKY 대학에 다니고 있다고 증명한 사례도 있으며, 의사· 교수·변호사 등 자신의 직업 인증까지 벌인 적이 있다. 최근 낸시 랭의 BBC 인터뷰를 좌절시키기 위해, 그리고 ‘보스턴 테러’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을 강요하기 위해 그 내용을 영어로 타전한 작자들이 넘쳐 났다. 러시아의 스킨헤드 조직의 이념 확산에서 보듯 이런 미래의 지배 집단이 사회 전 영역에 있어 보수 반동화를 주도하는 이데올로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는 눈여겨봐야 한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세련된 보수 반동화 선동이 아직 가치관·세계관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어린 청소년을 세뇌해 거짓 확신을 갖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심각한 보수화를 겪고 있다. 보수 일색의 언론 지형으로 인해 여전히 무상급식을 포퓰리즘이라고 믿는 국민들도 상당수이고, 국민연금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의 서명 역시 10만 여 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차별금지법안’에 반대하는 이들의 억지로 법안 상정이 좌절되기도 했다. 이같은 왜곡된 여론 형성의 주요 근거지가 일베이기도 하다. 그리고 일베는 이미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는 소수의 공간’이 아니다. 여성 대통령 박근혜를 지지하면서도 여성을 극도로 혐오하고, ‘종북’과 ‘동성애’를 연결시키는 우리네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해괴한 조합이 얼마든지 이루어지는 전범을 보여주고 있다.

    무상의료·무상교육 등의 정책을 지지하는 우리네 ‘좌파’보다 더 좌파적인 서구의 보수 세력은 겉으로는 문명사회에서 허용한 수위를 넘는 인종주의적·반여성적·반인권적 폭력에 반대하며, 이런 범죄적 행위에 대해 보수 정권일지라도 단호하게 처벌하고 있다. 올림픽 당시 일베의 표현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의 인종주의적 표현만으로도 스위스 축구 선수와 그리스 육상 선수가 자국 국가대표를 박탈당한 일이 있다. 이제 우리도 국제적 기준에 맞는 법을 제정해 보수라는 탈을 쓰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범죄행위에 철퇴를 가해야 할 때다. 또한 이러한 범법 행위를 자신들의 특권과 기득권 유지를 위해 ‘보수’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주고, 사실상 지지·후원·연대하고 있는 보수 세력의 결합 기도에 대해 엄중히 경고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 스킨헤드, ‘일베’의 미래?

    소련 붕괴 이후 신자유주의적 방식에 의한 급격한 체제 전환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경제 상황 악화와 보편주의적 국가 주도의 사회 복지 시스템 붕괴는 실업과 빈곤이 만연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려졌다. 급격한 체제전환이 가져온 극단적인 사회양극화 현상 속에서 1990년대 내내 자살, 범죄, 질병, 고아, 노숙자, 유아사망률 급증 등 거의 모든 지표상에서 전시 수준을 넘는 끔찍한 현상이 이어졌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사회 하층 계급과 그 자녀를 중심으로 소수민족과 외국인에 대한 적개심이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처음에는 불법적으로 부를 축적한 대표 재벌들이 유대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러시아 사회에 잠재되어 있던 반유대주의가 확산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민족주의적, 인종주의적 움직임은 점차 외모상 확연히 구별되는 러시아 내 여타 소수민족이나 구(舊)소련 타 공화국 출신들, 그리고 중국인 같은 아시아계나 아프리카계 외국인에 대한 적대감과 그에 기반을 둔 물리적 공격으로 이어졌다.







    ▲ 러시아 스킨헤드 ⓒwww.stormfront.org

    소련 붕괴 이후 신자유주의적 방식에 의한 급격한 체제 전환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경제 상황 악화와 보편주의적 국가 주도의 사회 복지 시스템 붕괴는 실업과 빈곤이 만연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려졌다. 급격한 체제전환이 가져온 극단적인 사회양극화 현상 속에서 1990년대 내내 자살, 범죄, 질병, 고아, 노숙자, 유아사망률 급증 등 거의 모든 지표상에서 전시 수준을 넘는 끔찍한 현상이 이어졌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사회 하층 계급과 그 자녀를 중심으로 소수민족과 외국인에 대한 적개심이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처음에는 불법적으로 부를 축적한 대표 재벌들이 유대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러시아 사회에 잠재되어 있던 반유대주의가 확산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민족주의적, 인종주의적 움직임은 점차 외모상 확연히 구별되는 러시아 내 여타 소수민족이나 구(舊)소련 타 공화국 출신들, 그리고 중국인 같은 아시아계나 아프리카계 외국인에 대한 적대감과 그에 기반을 둔 물리적 공격으로 이어졌다.

    ‘러시아 스킨헤드’로 상징되는 러시아의 외국인 혐오증은 한국인 사망사건으로까지 발생, 우리에게도 너무나 잘 알려졌다. 그러나 빡빡 깎은 머리에 검은 옷과 군화를 착용한 특정 스킨헤드 그룹이 10대 조직원이라는 데에만 초점을 맞춘 기사, 자신들의 조상들이 2차 대전 때 독일의 나치에 의해 대규모 학살을 당했는데도 철없이 독일의 철 십자가를 들고 히틀러를 찬양하며, 히틀러 생일에 외국인들을 공격한다는 식의 선정적 보도는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방해가 된다. 실제로 히틀러나 나치를 찬양하는 집단보다는 러시아와 슬라브 민족의 순수성을 찬양하는 인종주의 집단이 훨씬 더 많다. 뿐만 아니라, 이런 조직들의 이데올로기와 조직자들은 10대가 아니라 성인들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외국인 혐오 범죄는 특정 조직의 조직원들만이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즉, 매우 놀랍게도 스킨헤드 조직의 과격한 방식에 대해서만 이견(異見)을 보일 뿐, 상당수의 러시아인은 스킨헤드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었던 다수의 민중은 스킨헤드의 조직원이 아니더라도 외국인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선동에 빠져있다. 이런 분위기를 바탕으로 권력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기득권을 확장하려는 지배 엘리트는 민중의 불만이 왜곡되어 분출하는 것을 굳이 막으려 하지 않았다. 동시에 소수민족이 장악하고 있던 상권과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가는 오히려 이 같은 사실을 방조했다. 심지어 정치권력에 대한 타격을 가하는데도 말이다. 결국 애국주의, 민족주의적 분위기가 사회전반적인 분위기로 자리 잡으면서 대중은 당시 불거지고 있던 서구와의 대립 구도 속에서 비판의식을 마비시켜 권위주의적 정권에 대한 지지 기반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세계에서 인종주의적 공격과 살해와 같은 끔찍한 상황을 방치 혹은 방조하던 러시아 정부를 향해 질타가 시작됐다. 러시아는 뒤늦게나마 이 문제에 대한 논쟁을 여러 방송국 채널에서 열띠게 진행했다. 대부분의 논자들은 황당하게도 이들 스킨헤드 구성원 대부분이 10대인 점을 들어 이 문제는 파시즘이나 인종주의 문제가 아니라, 빈곤과 같은 경제적 문제로 봤다. 따라서 청소년 문제이며, 어느 사회에서나 있는 청소년들의 일탈의 한 형태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어떤 논자는 급격한 개방으로 서구의 자유분방한 문화가 유일돼 마약과 섹스, 폭력이 확산됐다며 전 사회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으로 치부했다. 따라서 소수민족뿐 아니라 러시아인도 당하고 있는 문제이며, 인종주의적인 범죄는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어느 경우든 설사 인종주의적 측면이 있다고 해도 이는 ‘인종주의’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 문제라는 것이 그들의 공통적인 주장이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이런 인종주의적 분위기 속에서 무고한 소수민족과 외국인들이 공격당하고, 살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특정 집단의 범죄행위가 아니라, 집단의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 내 동조 세력 또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본질적 측면이 쉽게 간과되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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