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프레시안]“치료용 줄기세포, 기술종교적 환상”

원문기사

“치료용 줄기세포, 기술종교적 환상”
[해외발언대]“절박한 심정 이용한 좀비과학”

[프레시안]기사입력 2013-05-20 오후 2:17:41
     
지난 15일 미 오리건대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발표해 ‘치료용 줄기세포’ 시대에 성큼 다가선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국내 일부 보수 언론들은 이 연구결과를 계기로 ‘황우석 트라우마’로 우리가 뒤쳐지고 있다고 개탄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미국의 은 “치료용 줄기세포라는 것은 이미 폐기된 사기극”이라면서 과학자들이 ‘기술 환상’으로 과학정신을 저버리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다음은 웹사이트에 17일자로 게재된 ‘줄기세포 복제: 기적의 의술이냐, 기술환상이냐(Human stem cell cloning: ‘Holy Grail’ or techno-fantasy?)라는 글이다. 필자는 유전공학의 오남용 실태를 감시하기 위해 1999년 설립된 영국의 독립적인 감시단체 ‘휴먼제네틱스얼러트(HGA)’를 이끄는 데이비드 킹(분자생물학 박사)이다.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복제는 오류를 동반한다

‘치료용 복제’라는 개념에는 뭔가 종교적인 느낌이 묻어있다. 이런 기술에 대한 희망적인 얘기들은 줄기세포로 치료될 수 있다는 질병을 앓고 있는 가족을 둔 사람들에게서 주로 나온다. 그런 사람들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어야 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인간의 복제줄기세포라는 개념을 전파하는 과학자들과 그들의 연구결과를 홍보하는 사람들에 대해 정말 분노를 느낀다. 그들이 장담하는 약속들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는 희박하기 때문이다.

복제줄기세포로 크나큰 의학적 혜택을 볼 수 있고, 복제인간이 만들어질 위험은 적다고들 한다. 하지만 진실은 정반대다.

복제인간 문제부터 다뤄보자. 일반 사람들은 인간복제가 왜 잘못된 행위인지 잘 알고 있다. 또 왜 미국을 제외하고 모든 선진국들을 포함한 전세계의 많은 정부들이 인간복제를 금지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절박한 심정에 빠져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 자신이 복제되기를 원하는 이기적인 부자들도 많다. 또한 복제줄기세포를 그들의 돈을 털어갈 기회로 여기는 사악한 의사들도 많고, 이런 의사들이 법적 제재를 피해 갈 수 있는 나라들도 있다.

나는 오리건대 과학자들이 인간복제에 대한 포괄적인 국제적인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학자의 입장에서 나를 정말 더 화가 나게 만드는 것은 ‘치료용 복제’와 연결시킨 과장된 선전과 거짓된 약속들이다.

환자에게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복제 기술이라는 것은 그럴싸한 아이디어다. 하지만 복제 줄기세포에는 환자에게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생물학적인 문제가 엄청나게 많이 수반된다. 또한 이런 치료를 받으려면 감당 못할 비용이 요구된다.

복제는 자연적인 질서가 원하지 않는 것을 자연에게 강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복제는 그 과정에서 오류를 범하게 되어 있다. 복제된 동물이 대체로 어딘가 병들어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복제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의 줄기세포나 조직에도 이런 오류가 있게 마련이다. 복제 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끔찍하게 비윤리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그런 문제들이 있다고 해서 복제아기가 만들어지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복제 과정의 오류 문제가 언젠가 해결될 수 있다고 해도 곤란한 점은 또 있다. 주류의학계에서 치료용 복제줄기세포가 시행되기까지는 검증을 거쳐야 한다. 또한 전자제품과 달리 비용이 갈수록 싸지는 게 아니라 올라간다.

비용이 극도로 비싼 것은 물론이고, 악성종양으로 분화될 한 개의 줄기세포도 없이 100% 완벽하게 환자 맞춤형 조직을 배양해내는 문제가 남아있다. 시술에 따른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부의 규제와 의료분쟁 변호사들을 만족시킬 정확성을 담보해 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치료용 복제 줄기세포’를 기대하지 말라. 임상 의학계에서 치료용 줄기세포를 도입하기 위해 어떤 일도 하고 있지 않다. 설마 의료보험 지원예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가?

면역 거부반응을 해결하는 문제라면 ‘치료용 복제줄기세포’보다 훨씬 더 저렴한 비용으로 해결할 훨씬 더 좋은 방법들이 있다.

희망을 먹이로 삼은 ‘좀비 과학’

지난 15일 발표된 오리건 연구팀의 논문은 ‘좀비 과학’이다. 치료용 복제는 이미 오래 전에 폐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유효한 연구처럼 등장하고 있고, 사람들의 희망도 그렇다.

치료용 복제 기술은 마치 ‘의학계의 성배’라는 종교적 용어를 떠올릴 정도로 뭔가 기묘한 구석이 있다. 치료용 복제는 ‘기술 종교’라는 현대 종교에 속하는 일종의 환상이다.

이런 사실을 알만한 일부 과학자들이 자연에 대한 그들의 권력에 취해 이런 헛된 꿈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치료용 복제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이 “그저 돈을 벌기 위해서” 그런 연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실은 더 고약하다. 그들은 전문가의 권력에 취해 사실에 충실해야 한다는 과학자의 원칙마저 배반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사람들의 희망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은 정말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이다. /이승선 기자 

*프레시안의 위 기사가 인용한 CNN뉴스 원문출처는 아래와 같습니다. 
“Human stem cell cloning: ‘Holy Grail’ or techno-fantasy?”
http://edition.cnn.com/2013/05/17/opinion/human-cloning-king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