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된 최초의 패키지 여행
산업혁명 이후 19세기 영국의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고, 여가시간엔 주로 술을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이러한 현실은 21세기 한국의 상황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노동자들의 이러한 과음은 당연히 사회적 문제가 되었는데, 주된 처방은 금주운동이었다.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단축, 적절한 임금 지급, 복지 혜택 등을 통한 알콜 의존증 치료
보다는 종교적 접근 방법으로 금주운동을 벌인 것이다)
토머스 쿡(Thomas Cook, 1808~1892)은 인쇄업자 출신의 침례교 전도사로서 종교적
신앙에 기반한 금주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그는 금주운동의 일환으로 노동자들이
여가활동으로 여행을 다니는 방안을 모색했다. 1821년 스티븐슨이 발명한 기차가
영국에서 운행되고 있었는데, 철도는 좌석이 다 차지 않아도 운행될 수 밖에 없었다.
쿡은 철도회사와 협상하여 비싼 철도요금을 저렴하게 낮추어 단체할인을 받았다.
그 결과 1841년 7월 5일 570명의 금주 캠페인 참가자들을 태우고 레스터에서 러프버러까지
왕복 12마일(약 19km) 패키지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점심, 관광, 악단이 포함된 패키지
관광 가격은 1실링이었다고 한다.(2011년 기준으로 약 34파운드 가치)
물론 철도와 증기선이 발달하기 전에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귀족들은 그랜드 투어를
다녔다.(설혜심, [그램드 투어 : 엘리트 교육의 최종 단계-, 웅진지식하우스, 2013)
이후 쿡은 '토머스 쿡'이라는 최초의 여행사를 설립하여 대중 여행의 시대를 열였다.
(현재의 토머스 쿡 그룹은 루프트한자와 카슈타트가 공동 송주로 있는 C&N 관광주식회사
(C&N touristic AG)와 마이트래블 그룹(My travel group plc)의 합병 산물인데...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인해 2011년 말 부도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유럽의 왕족과 귀족들은 미천하고 가난한 사람들과 같은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하노버의 선제후는 "나는 구두장이나 양복장이가 나만큼이나 빨리 여행
할 수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고 한다.
쿡은 1851년 런던 하이드 파크에 세워진 수정궁에서 엑스포가 개최되자 런던까지 가진
패키지 여행 상품을 개발하여 16만5천명의 고객을 유치했으며, 1855년 파리에서
만국박람회가 개최되자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1856년엔 최초의 대륙 여행
패키지 상품도 개발하여 안트베르펜, 브뤼셀, 퀼른, 프랑크푸르트암마인, 하이델베르크,
스트라스부르, 파리, 사우스햄프턴 등을 돌았다.
그는 1865년에 미국 패키지 여행 상품을 만들었으며, 1868년엔 중동 성지 여행 패키지
상품도 개발했다.
그리고 1872년 1년짜리 세계일주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프랑스 작가 쥘베른이 '필리어스 포그'라는 영국 귀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80일간의
세계일주]라는 소설을 발표한 것이 1873년이니… 토마스 쿡의 세계일주 패키지 여행
상품은 그 보다도 1년 빨리 세상에 나온 셈이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