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유전자 역사 사람보다 길고 복잡
국제연구진, 사상 최대 6개 대영장류 게놈 분석연합뉴스 입력 2013.07.04 10:31
http://media.daum.net/digital/newsview?newsid=20130704103108527
국제연구진, 사상 최대 6개 대영장류 게놈 분석
(서울=연합뉴스) 이영임 기자= 지난 1천500만년 간 대영장류 진화 역사를 추적한 가장 방대한 연구 결과 침팬지가 사람보다 더 복잡하고 긴 유전자 역사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3일 보도했다.
미국과 스페인 등 세계 각국의 과학자 약 80명으로 이루어진 연구진은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의 야생 및 사육장 출신 대영장류 79마리를 대상으로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이런 사실이 밝혀졌다고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게놈이 분석된 대영장류는 침팬지와 보노보, 수마트라 오랑우탄, 보르네오 오랑우탄, 동부 고릴라와 서부 저지대 고릴라 및 7개 아종(亞種), 그리고 사람 9명이 포함돼 6개 대영장류가 모두 망라됐다.
연구진은 종 고유의 특징을 공유하며 특정 지역에 분포하는 아종들의 유전자 암호에 나타나는 단 한 개의 염기 변화가 어떤 유전자 표지와 관련돼 있는지를 추적해 수백만 개의 표지를 찾아냈다.
이는 보존 운동에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이를테면 야생 영장류 관리자들이 다른 아종을 가려내는데 이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영장류는 불법 거래를 통해 붙잡힌 것이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들이 어떤 유연(類緣)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유전자 분석 결과 놀랍게도 침팬지의 유전자 역사는 사람보다 훨씬 복잡한 것으로 나타나 연구진은 “사람의 역사는 이에 비하면 매우 단순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인간 개체군은 아프리카를 떠날 무렵 병목현상을 일으켰고 이후 점점 확대해 오늘날 지구 전체를 점령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침팬지 개체군은 역사상 최소한 2~3차례의 병목 현상과 팽창을 겼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로 침팬지의 4개 아종 사이의 유연관계에 관한 논란도 종지부를 찍게 됐다.
연구진은 중부 침팬지와 서부 침팬지, 나이지리아-카메룬 침팬지, 동부 침팬지 등 네 집단의 게놈 전체를 조사한 결과 나이지리아-카메룬/서부 개체군과 중부/동부 개체군의 두 큰 집단으로 갈라진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연구로 인해 대영장류 진화의 나무에서 인간의 위치가 달라지지는 않았고 침팬지와 보노보가 약 500만년 전 인류 조상과 갈라진 인간의 최근연종이라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인간과 침팬지는 유전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일부 과학자들은 이런 차이가 인간 게놈에서 `사라진’ 특정 부분 때문일 것이라는 가설을 주장했지만 이번 연구에서 사라진 부분이 대부분 기능이 없는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이런 가설이 틀린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처럼 유전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두 영장류가 매우 다른 원인에 대해 “게놈은 하나의 책에 비유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책을 읽고 있을 뿐이지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가 다양한 대영장류 종들의 분기(分岐)와 등장을 유전적 관점에서 바라본 가장 방대한 연구라면서 “인간의 유전적 다양성을 이해하려면 우리의 가장 가까운 친척인 대영장류들의 유전적 다양성을 알아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대영장류의 유전적 다양성에 관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것은 야생 영장류의 유전자 표본을 얻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위험하고 고립된 지역을 비롯, 많은 나라의 보존 운동가들의 도움으로 이 연구가 가능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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