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목) 젠더와건강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여성 폭력 문제의 현실과 대책 문제에 대해 논의를 했습니다.
먼저 최근 발생한 몇 가지 아동 성폭력 사례에 대해 리뷰를 하면서, 아동 및 성인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공유를 했습니다. 사실 사례를 보면서 분노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정을 추스리는 작업이 먼저 선행되어야 했습니다.
다음으로는 법무부 보고서 여성가족부 보고서 등을 참조하여, 아동 성폭력 대책, 성인 성폭력 대책, 의료인 지원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했습니다.

1. 관련 법제의 정비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한 감형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실효성 있게 형벌 구조를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감옥에서 지내는 기간을 길게 하는 것이 해법이냐에 대해 논란이 있었습니다. 워낙 죄질이 나쁘다는 사실 때문에 징역 기간을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되기도 했지만, 법적으로 양형 기간을 늘리기보다는 실효성 있게 처벌되는 현실을 만드는 작업이 우선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경찰, 검사, 판사 등이 자의적으로 법률을 적용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한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논의되었습니다.

법에 대한 논의를 하다가 성폭력을 별도의 죄로 구성하여 처벌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과연 올바른가 하는 근본적 문제 제기도 이루어졌습니다. 이를 그냥 폭력 및 상해에 대한 법률로 처벌하는 것의 한계는 무엇인가, 성폭력에 대한 강조가 오히려 ‘성기중심주의’ ‘불쌍한 피해자’ 등에 대한 논의를 확산시키는 게 아니냐는 문제의식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런저런 논의를 하였으나 결론에 이르지는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성에 대한 폭력을 ‘성기’ 중심으로 파악하는 관점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여성 폭력 피해자에 대한 empowerment 관점이 사장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제기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였습니다.

2. 성폭력 예방대책
어떤 대책이 효과적인 예방대책일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간단히 했습니다. 많은 논의를 하지는 못했는데, 전반적으로 사회경제적 혹은 문화적(가부장주의) 구조에 대한 문제를 도외시한 예방대책은 효과가 없으리란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3. 성폭력 피해자 지원서비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서비스가 예산부족이나 전문 인력 부족으로 인해 질적 도약을 이루는데 한계가 있다는 현실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공유했습니다.

다음 모임은 11월 19일(목) 저녁7시30분 사무실입니다. ‘의료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젠더 관점’에 대한 논의를 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