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9일(목) 저녁 젠더와건강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무엇이 여성을 병들게 하는가’ 5장을 주텍스트로 하여
모성사망, 임신, 출산의 의료화 문제, 불임 문제 등을 논의하였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가장 심각한 여성 건강 문제인 모성 사망 문제는 의료 기술 부족 문제도 있지만, 영양 상태, 주거, 기타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서, 계급 문제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한국의 모성사망률은 90년대 이후 급격히 줄어들어 현재는 OECD 평균 수준이 되었지만, 아직도 저소득층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들에 대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임신, 출산의 의료화와 관련된 문제도 여러 가지를 토의했습니다. 산전검사, 분만, 분만후 케어 등 분만의 전과정에서 여성의 의료기술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이제는 가정 출산은 아주 예외적인 것이 될 정도로 말입니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를 가졌다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부터 여성은 다양한 형태로 의료기술에 종속됩니다. 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여성의 주체성을 살리는 방향은 어떤 것인지 토의했습니다. 산전기형아 검사의 필요성, 산전 기형아 검사 양성시 이루어지는 낙태의 윤리성, 산전검사로 이루어지는 여야 낙태의 문제점, 분만 시술의 의사 중심성, 제왕절개수술 남발의 문제, 대안적 분만 과정 등에 논의하고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불임 문제도 적지 않습니다. 상당수의 여성들이 불임으로 정신심리적 고통을 당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불임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러한 고통이 줄어들 수 있는 듯해보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불임 치료 기술은 여성의 몸에 어떠한 형태로든 위험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고, 가격이 비싸 저소득층에게는 그림의 떡이란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도 국가 및 지방자치체가 불임 시술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지만, 불임 시술의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이런 지원 제도가 실효를 거두는지 의문이라는 문제제기도 있었습니다. 불임 문제가 여성에게 고통을 주는 게 현실이라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옳은 방향이겠지만, 그 방향이 오직 불임 시술을 발전시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는 언급도 있었습니다. 불임 예방이나 입양 활성화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여지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모임은 9월 10일(금) 저녁7시30분에 사무실에서 있습니다. 주 텍스트는 ‘무엇이 여성을 병들게 하는가’ 6장 7장이고, 논의 주제는 ‘여성 노동’, ‘중독 및 남용’과 여성의 건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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