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0일 젠더와건강 모임에서는 ‘무엇이 여성을 병들게 하는가’ 6,7장을 읽고 여성 노동과 건강, 남용과 건강 문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먼저 여성 노동의 아이러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여러가지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여성은 경제활동에 참여할 때 전업으로 가사노동을 하는 것보다 더 건강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여성의 임금 노동은 저임금, 고위험 일자리인 경우가 많아, 그 일자리에서 오히려 건강을 훼손당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현재 한국처럼 여성의 일자리 양극화가 심화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경향이 더욱 강화됩니다. 소수의 고소득 전문직 여성 일자리와 다수의 저소득, 고위험 일자리로 양극화되어 있는 한국은 여성의 일자리라는 측면에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제활동 인구 통계를 통해 보면 대부분의 여성은 제조업, 숙박업, 음식점업 등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여성 일자리가 단순노무직 혹은 일용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통계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은 일하다가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근로기준법상에 있는 모성 보호를 위한 취업금지 조항에 대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근로기준법은 모성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임산부와 가임기 여성이 특정 업종에 종사하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이 여성의 평등하게 일할 권리를 제약하는 조항이냐, 아니면 여성의 건강을 진정으로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습니다. 해당 업종이 여성에게 위해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당 업종에 취업을 금지하는 방안이 과연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령, 여성의 취업에 제한을 두는 방식이 아니라, 해당 업종의 위해성을 원천적으로 없애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느냐는 지적이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좀더 논의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알콜, 약물, 담배 남용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여성의 남용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 않은데 그 이유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그것이 실제 남용 문제가 적어서인지 아니면 감추어져 있기 때문인지 얘기했습니다. 객관적인 통계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한국 여성의 남용 문제는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실제적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다수였습니다. 그 이유로는 가부장적, 유교적 업악이 여성 자신에게도 내면화되어 있기 때문에, 혹은 남용 외에 다른 방식으로 여성의 스트레스와 억압을 해결하는 방식을 개발했기 때문이 아닐까 얘기되었습니다.
다음 모임은 ‘무엇이 여성을 병들게 하는가” 8장을 주텍스트로 ‘대안 운동’에 대한 논의를 진행합니다. 일시는 10월 5일(화) 저녁7시30분입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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