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간행물 · 서적

세계화의 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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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의 연구위원이신 문현아 선생님이 번역하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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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의 하인들, 라셀 살라자르 파레냐스 지음, 문현아 옮김, 도서출판 여이연, 2009

<출간의의>


 이 책은 부제로 달려있는 여성, 이주, 가사노동을 심도 있게 다룬 책이다. 심층면접 방법을 통해 미국의 로스앤젤리스와 이탈리아의 로마에서 일하는 필리핀계 여성이주가사노동자들의 현실을 다층적인 각도에서 서술하며 분석한 글이다. 한국사회에는 21세기와 더불어 ‘다문화사회’가 새로운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지만 그에 관한 심층연구는 아직 희박한 실정이다. 그런 면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면서도 이론적 기반을 가지고 탄탄하게 분석한 이 책은 한국사회의 이주연구나 국제결혼을 포함하는 다문화사회 연구에 기여하는 바가 크리라 생각한다.


    한국사회는 다문화사회라는 코드와 더불어 하나의 민족국가 단위를 넘어서 국제적인 시각으로 사회를 조망해야 하는 현실과 조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적 가족의 구성, 여성의 이주노동, 국제결혼 등의 쟁점은 이제 현실에 기반하여 연구되어야 함과 동시에 거시적인 정치경제적 맥락과 연결되어 분석되어야 한다. 이 책은 일상에서 여성들이 경험하는 현실의 사례를 서술하는데 그치지 않고 주제별, 쟁점별로 묶어 분석함과 동시에 국제적인 정치, 경제적 맥락도 아울러 고려하여 분석하고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덧붙여 저자도 인류학, 사회학, 여성학, 에스닉연구분야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국제이주, 여성노동, 가족의 변화 등의 쟁점도 이런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서 종합적으로 조망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 책은 여성학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학, 인류학, 정치학 등의 분야에서 이론서이자 사례분석에 대한 연구서로 활용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역자 후기 중에서


    이 책은 내용이 풍성하다. 이론적인 접근과 더불어 필리핀 이주여성가사노동자들의 일상을 여러 측면에서 다양하게 살피고 있다. 풍부한 현지조사와 분석력을 통해 현실에서 여성이, 이주한 여성들이 노동을 하면서 ‘주체’로 살아가는 것의 힘겨움을 잘 드러내고 있다. 비교적 최근 들어 한국사회는 ‘다문화’ 사회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이 책이 담아내는 내용들이 다방면에서 다차원적으로 접근되는 이주여성 쟁점을 해석하는데 중요한 틀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번역을 하게 되었다.


    세계화와 더불어, 특히 신자유주의의 맹공으로 노동자 여성, 가난한 여성들은 점점 더 힘겨운 삶을 버텨야만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그 속에서 가부장제라는 제도의 압박 역시 쉽게 완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속에서 오늘을 일구는 여성들의 결단과 실천, 그리고 미약한 소수이나마 이를 지지하는 가족과 주변의 남성들의 노력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는 것일 것이다. 그 속에서 저항의 지점을 어떻게 연결하여 세상의 변혁으로 이끌어갈지는 현실을 살아가는, 그것도 힘겹게 살아가는 주체들의 움직임에서 시작될 것이다.


    이 책은 읽는 사람들에게 많은 고민을 던져주고 개인의 일상과 사회경제적 구조를 더불어 고민하게 하는 기회를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속에서 내가 라셀 파레냐스의 의도를 한국의 독자들에게 좀 더 분명하게 전달해서 새로운 논의의 장을 펼치는데 기여했기를 바랄 뿐이다. 라셀 파레냐스 역시 어머니가 필리핀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경험을 통해 이런 현실을 연구주제로 삼았다고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다. 그런 배경이 있기 때문에 이주여성들에게 뿐만 아니라 노동하는 여성들, 초국적 가족뿐만 아니라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경험을 하는 모두가 공감하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저자 소개 : 라셀 살라자르 파레냐스


버클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에스닉 연구분야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교 조교수, 일본 오차노미즈 방문연구교수,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 브라운대학교의 미국문명과 사회학과 교수로 있다. 여성노동, 이주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여 미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유럽에서도 독자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분야는 젠더, 페미니즘연구, 가족, 이주, 국제개발, 노동 등이다.
주요 저술로는 Children of Global Migration (2005), Asian Diasporas: New Formations, New Conceptions (2007, 공저), The Force of Domesticity (2008) 등이 있다. 곧 Intimate Labors: Care, Domestic and Sex Work (2009)를 공저로 펴낼 예정이기도 하다.


역자 : 문현아


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성공회대학교와 서울대학교에서 젠더, 가족분야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연구활동과 실천활동을 함께 하려고 노력하며 최근 활동가들과 함께 할 글로컬 액티비즘 공간을 꾸릴 고민을 하고 있다. 가부장제를 바꿔낼 기반으로 가족을 주요한 축으로 고려하여 한편으로 변화의 관점에서 동서양 가족사를 검토, 이론화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 가사노동자들의 조직, 연대의 움직임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가족과 연관된 주제로『여/성이론』에 글을 쓰고 있으며, 공저로『성․노․동』(여이연),『박정희시대 연구』(백산서당), 번역서로『경계없는 페미니즘』(여이연),『두 개의 미국』(책갈피),『제국의 지배자들』(책벌레), 『역사사회학이론』(학문과 사상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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