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빅데이터] 이숭덕 교수, 유골도 안본채 “장준하 추락가능성”

DNA법 제정 당시 정부 및 수사기관측 자문역할을 했던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이숭덕 교수에 관련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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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장준하 선생의 사망 원인에 대해 설명하는 이숭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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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준하 선생의 사망 원인이 ‘타살’이 아닌 것에 무게를 둘 수도 있는 의견이 제시돼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이 의견은 지난 3월 26일 이정빈 교수가 “타살 후 추락”을 주장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대한법의학회는 26일 한림대에서 열린 한 학술대회에서 “장준하 선생의 두개골 골절은 추락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두개골 골절이 추락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두개골 골절의 원인으로 망치 등 원형의 물체를 생각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두개골 골절은 장준하 선생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대한법의학회는 이날 장준하 선생의 추락이 사고인지 아닌지, 그 외 ‘어떤 상황’에서 일어난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한법의학회의 의견은 지난 3월에 서울대 이정빈 명예교수가 장준하 선생의 유골을 정밀 감식한 결과 “장준하 선생은 (두개골에 가해진) 외부 가격에 의해 사망한 뒤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 것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다.

이정빈 교수는 당시 “장준하 선생의 몸에 상처가 거의 없는 걸로 봐서 약사봉에서 실족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미끄러져서 죽었다면 당시 계곡 지면에 의해 찰과상 등의 상처가 있어야 하지만 장 선생의 몸에는 그런 흔적이 거의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두개골을 가격한 물건으로는 “아령이나 큰 돌로 머리를 가격했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양측 모두 장준하 선생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두개골 골절에 있다는 사실에는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두개골 골절이 일어난 원인에는 큰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정빈 교수는 장준하 선생의 두개골 골절을 ‘타살 후 추락’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했지만, 대한법의학회는 ‘추락 후 사망’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추락에 의한 두개골 골절이라 보는 게 합리적”

이숭덕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이날 대한법의학회 감정위원회 이름으로 ‘장준하 선생 사건에 대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이 자리에서 장준하 선생의 두개골 사진을 보여주며, “이 두개골에 나타난 것과 같은 골절은 외부의 큰 충격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사람의) 직접적인 가격이 아니라 추락에 의한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두개골 골절이 둥근 모양을 하고 있는 것에도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장준하 선생 두개골의 둥근 골절 역시 가격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들이 있다”고 말하며, 그 증거로 다른 사고로 인해 발생한 두개골 함몰 사진들을 제시하면서 “(이러한 골절은 망치나 아령이 아닌) 추락으로도 나타나는 것으로 유사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장준하 선생의 시신 사진을 보여주며 “피하출혈이 명백하고 신체 여러 부위에서 표피 박탈이 뚜렷이 나타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이 사진들을 보면 “(이정빈 교수가 한) 외부적으로 손상이 없다는 이야기는 못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유족, “추락 때문? 왜 추가 골절 없느냐”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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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는 고 장준하 선생의 두개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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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의 발표가 끝난 뒤 질의 및 토의 시간이 주어졌다. 그러자 곧 바로 그 자리에 참석했던 장준하 선생 유족 등이 반론을 펼쳤다. 그들은 “장준하 선생이 추락한 지점은 날카로운 암석 지대인데 그런 곳으로 추락하고도 선생의 의복과 시신이 너무 깨끗하다”며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미끄러졌다면, 그런 상태에서 방어흔조차 나오지 않는 게 가능하냐”고 되물었다.

유족 등은 또 “선생이 추락과 동시에 강한 힘에 의해서 충격을 받았다면, 두개골과 골반 골절 외 목뼈·갈비뼈·견갑골·척추 등에서 추가 골절이 발견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리고 “추락으로 인한 두개골 골절을 전제로 해서 모든 상황을 다 꿰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런 질문에 이숭덕 교수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았다. 다만 “더 이상의 논의를 위해서는 더 많은 근거를 찾아야 하는데, (그 같은 질문에 모두 답하기에는) 지금은 퍼즐(사건을 규명할 수 있는 자료)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지금으로서 두개골 골절은 추락에 의한 것으로 보는 게 더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다시 강조했다.

대한법의학회는 이날 장준하 선생 사망 원인을 설명하기에 앞서, 선생의 사망과 같이 사회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고, 또 많은 부분이 의문으로 남아 있는 사안을 다룰 때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법의학회는 장준하 선생의 사망 원인에 “사람들이 일부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며 “논란은 사실에 근거해서 진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장준하 선생은 1975년 8월 17일 경기도 포천시 약사봉에서 사망했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장준하 선생이 “실족사했다”고 발표하고, 그의 사망 원인을 실족에 의한 사고사로 규정했다. 그러나 장준하 선생의 유족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사망에 의문을 제기했다. 장준하 선생의 사망 원인은 지금도 명쾌하게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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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회, 유골도 안본채 “장준하 추락가능성”

한겨레 등록 : 2013.04.26 19:49 수정 : 2013.04.26 22:17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584776.html

“사건정보 불충분” 조사 한계 인정
“현장도 안가보고 결론을 내리나”
국민대책위 등 강력 비판 쏟아내

대한법의학회가 26일 학술대회에서 장준하 선생의 사인과 관련해 추락사 쪽으로 추정하는 결론을 내놓았다. 유골 정밀감식 결과도 살피지 않고 사고 현장에도 가보지도 않은 발표여서 공신력을 두고 의구심이 일고 있다. 유족 등은 박근혜 정부가 장 선생 의문사 진실 규명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오후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에서 열린 21회 기초의학학술대회의 대한법의학회 세미나에서 이숭덕 서울대 의대 교수는 ‘장준하 의문사 사건 관련 감정위원회 보고’를 통해 “장 선생의 두개골 골절 양상을 볼 때 손상은 사망 전에 발생한 추락에 의한 결과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가격에 의해서는 발생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추가적인 자료 제시에 따라 위 판단을 달리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대한법의학회는 지난해 8월 자원한 법의학자 6명으로 감정위원회를 꾸린 뒤 보고서를 지난 2월 대한법의학회지에 실었다. 학회장은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이다.

유족 등의 의뢰를 받아 유골 정밀감식을 벌인 이정빈 서울대 명예교수(전 대한법의학회 회장)는 지난달 26일 “출혈과 어깨뼈 등 손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미뤄 머리를 가격당해 숨졌고, 이후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는 감정 결과(<한겨레> 3월27일치 2면)를 발표했다.

대한법의학회 감정위원회가 유골 정밀감식 요청을 거부한 채 사진만 보고 추락사라는 결론을 내놓은 것을 두고, 유족과 법의학자 등의 비판과 질의가 잇따랐다.

손현준 충북대 의대 교수는 “물체에 의한 가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추락에 의한 사망이라면 넓고 균질한 바닥이어야 하는데 그런 조건을 허락하는 산이 얼마나 있겠냐”고 되물었다. 안경호 국민대책위원회 조사연구위원장은 “법의학회가 유골을 보지도 않고 현장에도 가보지 않은 채 추락사라고 주장한 것은 신뢰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유족인 큰아들 장호권씨는 “유골의 사진만 보고 추락사라고 단정짓는 것은 무리이며 정치적 의도가 의심스럽다. 논란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정부가 하루속히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격앙했다.

이정빈 명예교수는 “추락사 가능성을 추정하려면 어디서 떨어졌는지 장소가 가장 중요한데, 이날 법의학회 감정위원회 보고에는 장소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중석 법의학회 회장은 “주검이 없어 감정위원회를 꾸린 것으로서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춘천/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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