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후보자의 보건복지부장관 임명 강행 반대한다
-의료산업화와 연금개악을 지지하는 인물은 복지부 장관 자격이 없다
오늘(11월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이르면 내일 문형표 후보자에 대한 보건복지부장관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도됐다. 지난 11~12일 열린 인사청문회 결과 문형표씨는 기초연금 말바꾸기, 법인카드 유용, 의료산업화 추진 등 국민의 보건 복지를 책임질 적임자가 아님이 드러난 바 있다.
우선 문형표 후보자의 가장 큰 문제는 철저한 의료시장론자라는 점이다. 지난 2009년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이하 KDI)이 공동주관한 한 토론회에서 문 후보자는 의료기관 규제 완화를 통한 시장기능 활성화를 주장한 바 있다. 또한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에게 의료비 상승을, 재벌 기업에게는 돈벌이 수단이 될 원격의료에 대해서 “기본 취지에는 적극 찬성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후보자가 몸담아 온 KDI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투자개방형병원(영리병원) 허용과 의료산업화를 주장해왔다. 특히 KDI는 2009년 발표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필요성 연구’ 보고서에서 향후의 정책목표를 ‘의료서비스 산업의 선진화’로 설정하고 영리법인병원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이 당시 KDI원장은 현재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추진하고 있는 현오석 기획재정부장관이다. 현오석 장관은 ‘기재부 독재법’ 에 해당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뿐만아니라 ‘제4차 투자활성화대책’ 등을 통해 의료민영화를 앞당기는데 핵심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형표 후보자가 복지부 장관이 된다면 이는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독립적인 보건복지부 장관이 아니라 ‘기재부 보건복지국장’을 임명하는 것 이상이 아니다.
또한 문형표 후보자는 경제위기를 노동자· 서민에게 전가하려는 빌미로 ‘재정건전성’을 핑계로 연금 등 복지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가진 인물이다. 문 후보자는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을 67세로 상향조정하고, 보험료율도 13%까지 인상하는 방안과, 현재 소득하위 70% 노인들에게 주는 기초연금을 하위 30%까지 축소하는 방안을 주장한 바 있다. 더우기 국가의 국민연금의 지급의무를 법적으로 보장하기 어렵다고 밝히기까지 한 어처구니없는 인물이다. 이런 발언을 서슴지 않는 인물이 어떻게 복지를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이 될 수 있는가?
문 후보자가 복지를 바라보는 관점도 우려스럽기 그지없다. 2000년 문 후보자가 발표한 ‘우리나라 복지지출 수준의 평가와 전망’ 이라는 연구보고에서 문 후보자는 “과다한 ‘비임금 노동비용’의 발생은 기업으로 하여금 노동자를 고용하게 하는 데 있어 비유인효과로 작용”하고, “실업자의 구직유인을 감소시키고 구직 시 눈높이를 낮추는 것을 저해시켜, 높은 임금을 요구하려는 유인을 제공”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땅히 주어져야 할 사회임금부분을 철저하게 자본가와 경영자의 입장에서만 바라보고 있는 문 후보자의 시각을 볼 수 있는 측면이다.
문 후보자는 권력의 입맛에 맞게 말을 바꾸는 인물이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 2년 전에는 부정적이었던 문 후보자는 현재는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해 형평성을 제고해야한다는 입장으로 박근혜 정부와 그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이는 문 후보자가 ‘박근혜표 복지사기’와 ‘연금개악’을 완수할 적임자임을 의미한다. 자신의 꼭두각시를 원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또한 이런 문 후보자의 충성심에 보은인사를 하는 격으로 복지부 장관 임명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세계경제위기의 여파가 국내에 미치면서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이 급증해 올해 들어 건강보험은 매 분기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으며(2011년 기준 노인빈곤율 48.6%), 하루 평균 12명의 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한 나라의 보건복지를 담당하는 수장이 해야 할 일은 의료를 산업화시켜 재벌의 배를 불리거나 ‘용돈’ 수준의 연금마저 축소해 국민들을 절망으로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지갑의 두께와 상관없이 아픈 만큼 치료를 받고 누구나 노후에 대한 걱정 없이 살도록 해주는 것이다. 문형표 후보자는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책임질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는 낙제다.<끝>
2013.11.20.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